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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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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을 위한 과감하고도 실험적인 도전' [Mwandishi] - 허비 행콕(Berbie Hancock)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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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hoto ; Eric Myer.jpg


 

Herbie Hancock (허비 행콕)

<Mwandishi>

 

Bass Mchezaji / Buster Williams*

Bass Clarinet, Alto Flute Mwile / Benny Maupin*

Drums Jabali / Billy Hart*

Drums, Percussion Ndugu / Leon Chancler*

Electric Piano [Fender Rhodes] Mwandishi / Herbie Hancock*

Engineer [Recording, Catero Sound Company] Fred Catero

Producer David Rubinson

Trombone [Trombones] Pepo Mtoto / Julian Priester*

Trumpet, Flugelhorn Mganga / Eddie Henderson*

Arrangement Herbie Hancock

 

1 Ostinato (Suite For Angela) - Herbie Hancock

2 You'll Know When You Get There - Herbie Hancock

3 Wandering Spirit Song - Julian Priester

Warner Bros. Records ‎– WS 1898 Recorded & Released by 1971

 

 

성공을 위한 과감하고도 실험적 도전

 

허비 행콕의 전체 커리어에서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꼽는다면 <Headhunters> (Columbia, 1973), 그리고 <Future Shock> (Columbia, 1983)를 언급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약 25년 뒤 2008년 조니 미첼 커버 앨범 <River: The Joni Letters> 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 상을 타긴 했지만, 앞의 두 음반 같은 대중적, 문화적 파급력까지는 아니었죠. 그런데 이 작품의 중요한 가교역할을 한 음반들이 사실 있었습니다. 마일스 2기 퀸텟 멤버시절 이 후, 그리고 <Headhunters>에 앞서 발표한 일련의 앨범들, 특히 그중에서도 워너로 이적해 발표했던 <Mwandishi> 같은 작품은, 70년대의 재즈 신의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젊은 대중들까지 포섭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한껏 보여줬던 작품이었죠. 1970<Fat Albert Rotunda>를 시작으로, 1971<Mwandishi>, 1972년의 <Crossings>, 그리고, 1973년 콜럼비아로 이적해 발표한 <Sextant>까지 총 4장을 보통 Mwandishi(음완디쉬) 앨범들이라고 합니다. ‘Mwandishi’라는 단어는 스와힐리어로 작가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당시 허비 핸콕은 이를 자신의 예명으로 사용했습니다. 유행이나 트랜드에만 종속된 프로덕션이 아닌, 향후 거물로 성장할 젊은 재즈 아티스트의 음악적 실험과 고민들을 진지하게 보여줄 의도를 담고 있는 거죠. 이른바 창의적 패기라고 해야 할까요? 허비 핸콕이 또 다른 얼터 에고를 설정해 음악적 도전을 했던 겁니다.

 

2 1971년 음완디쉬밴드의 공연모습.jpg

  1971년 음완디쉬밴드의 공연모습 

 

이 앨범들은 재즈 음악이 상업적 흐름에 마냥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물결을 잘 수렴해 대중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앨범들에선 다양한 멜로디와 형식들, 그리고 즉흥연주 기법들을 시험하고 있고 현대음악적인 작곡 기법들도 많이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흑인 음악 특유의 정체성도 잃지 않고 있죠. 또 초창기 펜더로드 일렉트릭 피아노, 무그 신디사이저 등등 역시 다양한 사운드와 톤 텍스쳐등의 깊이 있는 실험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미 여러 지면을 통해 언급한 바 있듯 5-60년대를 거쳐 또 다른 변화가 이뤄지던 60년대 말,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팝/록 음악에서 좀 다른 상업적, 음악적 창구를 내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재즈와 블루스에서 비롯되었던 (이제 막 걸음마를 떼던) 록과 R&B, 소울 등이 빠르게 앞으로 차고 나올 무렵, 60년대 말 마일스 데이비스의 <In A Silent Ways> , Sly & the Family Stone<Stand!> 등이 새로운 음악적 상업적 방향성을 열어젖히기 시작했습니다. ‘흑인 음악'이 팝 음악의 최전방에 나서던 60년대와 흑인 인권운동과 사회운동이 활발하던 이 시기 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이 이런 진지한 사회의식 등을 음악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영하기 시작했었죠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 무렵 그의 위대한 두번째 퀸텟의 마지막 여정을 거치면서, 머릿속에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마일스의 첫 번째 일렉트릭 실험은 앨범 <Miles In the Sky> (Columbia, 1968)로 시작 됩니다. 이 퀸텟의 리듬섹션에서 피아노를 담당하던 20대 초반의 젊은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핸콕은 펜더 로즈라는 일렉트릭 키보드에 매료되어 피아노와는 또 다른 사운드와 느낌을 추구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첫 스타트인 1970년의 <Fat Albert Rotunda>는 엄밀히 말해 본격적인 Mwandishi의 시작은 아닙니다만, 음악적 연관성은 분명히 갖고 있죠. 허비 핸콕이 워너 브라더스로 옮기면서 시작한 첫 프로젝트로 코메디언 빌 코스비의 어린이 TV 프로그램 음악 작업을 하던 작품들입니다. 여기에는 조 헨더슨, 조 페럴, 알버트 히스, 버스터 윌리엄스, 버나드 퍼듀, 에릭 게일등이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펑키한 그루브 리듬과 브라스 혼 섹션, 펜더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등이 질감을 정하고 있고, 블루노트 시절부터 들려주던 화성과 멜로디가 공간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허비의 재즈 스탠더드 넘버중 하나로 유명한 ‘Tell Me A Bedtime Story’ 도 이 앨범에 담겨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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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일종의 예행연습을 한 그는 바로 다음 앨범 <Mwandishi> 에서부터 정규 팀 멤버를 구성해 본격적인 탐구에 들어갑니다. 아마 이 시기 앨범들 중 가장 재즈에 가까운 앨범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존의 재즈와는 또 다른 정체성을 동시에 실험하였으며, 동시에 흥미롭게도 모든 멤버들이 스와힐리 예명을 사용하게 됩니다. 베이스에는 전작부터 참여한 Mchezaji/Buster Williams, 드럼에는 Jabali/Billy Hart, 트럼펫에 Mganga/Eddie Henderson, 베이스 클라리넷과 색소폰에 Mwile/Bennie Maupin, 트롬본에 Pepe Mtoto/Julian Priester 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유닛은 <Fat Albert Rotunda> 앨범을 제외한 나머지 세장의 앨범에서 허비 행복의 음악적 비전을 대부분 연주하게 됩니다. (마이클 잭슨의 대표곡 ‘Billie Jean’의 인트로 드럼으로 유명한 Ndugu/Leon Chancler 역시 이 앨범에서 드럼으로 참여했었죠)

 

총 세 곡이 수록된 이 앨범의 첫 트랙 ‘Ostinato(Suite for Angela)’ 15개의 8분 음표 베이스 오스티나토로 시작하는 입니다. 어딘가 모르게 블루스나 댄스 음악처럼 최면을 걸려는 듯, 월드 뮤직 혹은 우리나라 장단 마냥 러닝 타임 13분 내내 이 베이스 라인이 변함없이 반복 됩니다. 지루함에 대한 걱정은 허비 핸콕의 상상력 넘치는 펜더로즈 컴핑과 솔로 연주로 무마됩니다. 전반부에서 드럼과 펜더로즈, 트럼펫이 솔로와 인터플레이를 하고 트롬본과 베이스 유니즌, 일렉기타의 퍼커시브한 반주가 또 다른 리듬의 긴장감을 추가합니다. 이어 허비 핸콕이 솔리스트로 이 위에서 하고 싶은 스토리를 이어 갑니다. 마치 마일스 세컨드 퀸텟 후기 시절 토니 윌리엄스와 론 카터가 했던 그것들을 일렉트릭 버전으로 옮겨 놓은 듯한 전환이 인상적입니다. 펜더로즈에는 리버브 효과와 트레몰로등이 섬세함과 에너지를 더 하고 있고, 드럼에 걸려있는 페이징조차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버니 머핀의 베이스 클라리넷 사운드가 엔딩을 향해 나갑니다.

 

두 번째 트랙 ‘You’ll Know When You Get There’ 은 허비 핸콕 특유의 작곡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발라드 버전입니다. ’Dolphine Dance’에서 처럼 멜로디들은 화성의 기대감을 완전히 저버리지만 우아한 모션으로 흘러다니며 귀를 휘감고 있습니다. 연주 중간 편곡상의 루바토와 멈추는 시점들에서 긴장감을 만들지만 다이내믹의 완급 조절 역시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몽환적이면서 잠시도 컨트롤을 내려 놓고 있지 않은데, 이런 사운드나 그루브는 지금도 여전히 멋지고 유효합니다.

 

21분 러닝 타임의 마지막 트랙 ‘Wandering Spirit Song’ 은 루바토 무드로 시작하지만 곧 그루브 잡고 톤을 정리합니다. 서성대기도 하되 방향성은 잃지 않고, 프리재즈의 영역까지 넓게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후반부 허비 핸콕과 베이스의 대화 형식으로 마무리 하고 있지만 베이스 멜로디의 명확함을 즉흥적으로 잡아내고 있습니다. 몇 가지 작곡적인, 즉흥적인 섹션들의 배치와 구성은 곡 형식의 틀을 확장한 결과지만, 특정한 사운드와 무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감각은 작곡된 것보다 자신을 포함한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연주로 만들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개인적인 짐작이긴 하나 허비 핸콕은 이 앨범들을 통해 어떤 것들이 되고 어떤 것이 안되는 것인지 파악했을 것이고, 어떻게 밴드를 꾸려 나가고 리딩하는 지도 선명하게 깨달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시대와 사회 그리고 주변 음악계의 흐름과 변화를 무척이나 고민 하고 있었고, 동시에 그 자신은 아주 왕성한 창의력을 쏟아내고 있던 이 무렵 <Mwandishi> 를 만들어 낸 뒤 허비 핸콕은 진지한 음악적 고민을 언제까지 해야할 지의 기로에서 <Headhunters> 앨범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잡았고 이후 음악적, 상업적 성공의 두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게 됩니다. (이러한 기조는 이후 평생에 걸쳐 계속 이어나가게 됩니다) 허비 핸콕의 또 다른 자아로서 Mwandishi를 내세웠던 이 시기의 앨범들은 그의 커리어에서 분명 실험적인 도전이었지만, 결국은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해 아티스트로서 반드시 거쳐야 할 모험이 있다는 점 또한 더불어 시사하고 있습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앨범 커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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