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Bernstein  <What Comes Next>  Smoke Sessions Records/2020

 

Peter Bernstein: guitar

Sullivan Fortner: piano

Peter Washington: bass

Joe Farnsworth: drums

 

1. Simple as That

2. What Comes Next

3. Empty Streets

4. Harbor No Illusions

5. Dance in Your Blood

6. We’ll Be Together Again

7. Con Alma

8. Blood Wolf Moon Blues

9. Newark News

 

 

그의 이름값에 걸맞는 탄탄한 균형감

2020년엔 어느 누구할 것 없이 전 세계의 뮤지션들에게 모두 힘든 한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면으로 개인의 이면을 더 깊이 탐구할 만한 시간을 비로소 갖게 되었던 뮤지션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음악을 쓰고 음반을 기획하고 녹음하며 코로나로 인한 의도치 않은 격리기간을 보내는 것이다. 피터 번스타인도 그 중 한 사람으로 스모크 세션에서 발매된 이 앨범 <What comes next>에는 그의 음악적 여정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이번 앨범에 그가 택한 뮤지션들은 로이 하그로브 세션을 거쳐 세실 맥로린 살반트의 앨범으로 그래미를 거머쥔 피아니스트 설리번 포트너, 오랜 절친 베이시스트 피터 워싱턴, 그리고 스모크세션 음반에서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는 드러머 조 판스워스이다. 타이틀에서 보여지듯, 이 다음에 올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일상에서 뿐만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모든 토픽에 적용 가능한 질문이다. 피터 번스타인은 이 질문을 음악적인 시각에서 설명하고 있다. 재즈 음악가라면 누구나 가질 수 밖에 없는 이 질문. 즉흥연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면 으레 던지게 되는 자기질문이다. ‘What comes next?’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그 다음엔 어떤 음을 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이다. 이런 음악적 사유에 대한 답은 그의 음악 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피터 번스타인은 이번에 결성된 리듬섹션에 대한 대단히 흡족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어, 앨범의 퀄리티는 이미 보장된 거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겠다. 워낙 베테랑 뮤지션들을 모아 놓은 세션인 데다가 앨범의 내용도 매우 균형 잡혀 있어 트랙 하나 하나가 네 뮤지션의 깊이 있는 대화를 듣는 것과 같은 기분을 가져다준다. 블루스부터 미디엄, 업템포 스윙, 칼립소 등 다양한 속도감과 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각 솔로이스트의 편안하면서도 깊이 있는 즉흥연주가 가져다주는 즐거움도 더불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