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다빈 <Wall>  Self Produce/2021

 

류다빈 - Piano

Fernando Ferrarone - Trumpet on #1, 3

Jack Kotze - Trombone on #1

Nathan See - Alto Saxophone on #1, 3, 5, 6, 8, 10

Zoe Obadia - Alto Saxophone on #6, 8, 10

Boyce Griffith - Tenor Saxophone on #1, 3, 5

Jarod Apple - Baritone Saxophone on #1

Anthony Marsden - Voice on #4

Kevin Scollins - Guitars on #1, 2, 5

Benjamin Young - Bass on #1, 2, 3, 5, 6, 8, 9, 10

Willis Edmundson - Drums on #1, 2, 3, 5, 6, 8, 9, 10

 

 

 

1. The Light

2. I‘ll Never Know

3. Temple Run

4. Wall (Pt.1)

5. Wall (Pt.2)

6. Moon

7. Stillborn

8. Suspicion

9. Taxi Driver

10. We Will Meet Again

 

 

과감함, 다채로움으로 신인답지 않은 역량 보여주다

맨해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류다빈은 버클리학사및 맨해튼 음대 석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국내보다는 미국 본토에서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는 편이다. 최근 많은 한국 출신 뮤지션들이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보이고 있는데, 아무래도 국내와는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많은 부담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도전은 분명 경쟁력의 발전에 긍정적인 요인이며, 또한 아티스트 본인에게도 자신감만큼이나 적잖은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런 그녀의 첫 번째 정규 음반 <Wall>가 얼마전 발표됐다. 대부분 많은 뮤지션들이 유학 이후 그 동안 걸어온 자신의 삶과 음악을 기록하는 일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음악에 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6년간의 유학 생활 이후 걸어온 지난 발자취를 담아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작품에 피아노 솔로곡인 ‘Stillborn’과 피아노와 보컬 듀엣으로 진행되는 ‘Wall (Pt.1)’,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 곡인 ‘Taxi Driver'를 제외하면 크게는 노넷에서 쿼텟 구성에 이르기까지 꽤 다양하고 타이트한 편성을 통해 음악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뷔작이기 때문에 자신의 악기 역량을 집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편성이 다소 유리할 수 있음에도, 그녀는 이와는 다른 방식을 택하고 있다.

 노넷(9중주) 구성의 곡으로 작곡과 앙상블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는 ‘The Light', 선명한 라인과 기타의 매력이 곡을 지배하는 ’I‘ll Never Know‘, 섹스텟 구성의 ’Temple Run', 유려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쿼텟 구성의 ‘Moon', 다이내믹하면서도 연주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곡으로 두 대의 알토 색소폰의 연주가 멋진 ’Suspicion‘등 하드 밥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스트레이트하면서도 모던한 연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다양한 편성을 운영하는 것은 상당한 역량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자칫 전체적인 앙상블이 산만하게 진행되면 뛰어난 연주를 선보인다 해도 음악적인 응집력이 떨어지게 될 우려가 있는데, 다행히 이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을 감지할 수 없었다. 그만큼 그녀는 그녀 자신의 오리지널에 대한 확고함, 그리고 편곡, 프로듀싱에 대한 역량을 표출하면서 탄탄한 피아노 연주를 바탕으로 한 앙상블의 묘미를 드러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