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 Seung Kim 김대승 <Rusty But Lusty IV : All My Reasons> Mo Rec./2022

 

 

김대승 : Guitars, Harmonica, Vocals

안건식 : Bass 6,10

임승규 : Drums

장찬양 : Bass 2.4.7.9

 

1 그 시절 그 모습 (Main Title)

2 그럴 수 있다

3 그저 웃지요 (Sub Title)

4 천국

5If I Ain't Got No Family

6 I Wanna Live (Revised)

7 Don't Worry

8 참 잘했어요

9 마이웨이

10 장대비 (Revised)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본토 블루스 필!

음악업계 일을 하면서 그전에는 전혀 몰랐던 내부적인 사실들을 꽤 여러 가지 알게 되었지만, 그중 가장 의외의 충격을 주었던 것이 바로 블루스 음악의 빈약하기 그지없는 국내 저변이었다. 필자가 보기에 실질적으로 재즈보다 더 대중적인 기반이 약한 음악이 바로 블루스인데,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공연을 병행하는 뮤지션들의 수로 보나, 이 음악을 찾아 듣는 팬들의 수로 보나, 언론에서 소개되는 블루스 관련 뮤지션들로 보나 국내 대중음악 장르 전반을 통틀어 가장 점유의 폭이 좁은 음악이 바로 블루스인 것은 팩트에 가깝다. (구체적인 이유를 상세히 대긴 어렵지만 블루스 음계를 통해 형성되는 고유한 음악정서가 지난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자리 잡지 못한게 가장 큰 데 그럼에도 단순한 취향의 문제로 귀결지을 성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논의가 필요한 지점) 결국 블루스가 전혀 뿌리내리지 못하니 블루스의 자식격인 록이나 그와 사촌형제 뻘인 재즈 또한 덩달아 자리를 못잡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정말 말라비틀어진 논바닥에 잡초 자라듯 등장하는 블루스 계열의 토종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취향과 관심에 따라 앨범을 내고 활동한다고 봐야 되며, 그래서 더욱 고마운 존재들이다.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김대승은 이렇듯 척박한 국내 블루스 신에서 지속적으로 앨범을 만들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극소수의 블루스 맨이다. 거기에 더욱 그의 블루스 음악이 남달리 다가오는 건 여타 가요화된 기묘한 뉘앙스의 국내 블루스 뮤지션들과 달리 미 본토의 오리지널 블루스를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는 90년대에 이미 버클리에서 유학을 하며 재즈를 공부한 바 있었는데, 그래서 초기엔 블루스 필 가득한 록 퓨전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2017년도 즈음부터 그는 본격적인 블루스를 지향하며(물론 록 필이 적절히 가미되어 있다) 기타와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올해 발표한 신작 <Rusty but Lusty IV> 은 기타 사운드로나 연주 접근방식이나 미국 미시시피 촌 동네에서 연주하는 로컬 블루스 맛이 제대로 우러나온다. 무엇보다 국내 뮤지션들 중 어쿠스틱 블루스기타를 이렇게 제대로 표현해내는 걸 처음 듣는데, 미국에 갖다놔도 지나가는 행인들이 ‘어 괜찮네’ 할만큼 필이 좋다. 허스키함을 드러내기 위해 억지로 쥐어짜내듯 노래하지 않고 정상적인 방식으로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도 호감. 이 정도면 절대 흉내내기 수준이 아니고 제대로 그 맛을 구현해내는 블루스라고 할 수 있다.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을 모두 수준급으로 다루는 김대승의 기타에 전곡을 직접 쓴 그의 송라이팅까지 계속 한 우물을 파온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