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an Yoo   <Be Still>  Self Produce/2024

 

 

Hwan Yoo - Drums & Composition

Adam Cordero - Alto Saxophone

Robert Vega - Trumpet (1, 2, 3, 8)

Daan Demeyer - Piano, Co-Composer (7)

Michael Gilbert - Bass

 

1.Dutch Kills Playground

2.Be

3.Still

4.Broken Hallelujah

5.Daan Intro

6.Where Grace Found Me

7.In Your Isolation

8.You

9.The Light on the Stream of Tomorrow

 

 

진지한 한 젊은 뮤지션의 음악적 사유, 내적 독백

2017년 처음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뉴 스쿨에서 수학해온 유승환은 재즈 드러머로서의 포지션을 갖고 있는 신인 뮤지션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 만들어낸 이 리더작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면모는 드러머보다 작, 편곡가로서의 지분이 더 크고 뚜렷해 보이며, 동시에 신인답지 않은 차분함과 담백함이 시선을 끈다. 음악적 흐름의 개연성및 균형감을 확실히 담보하고 있는 작곡은 곡 하나하나에 고유한 감성이 잘 녹아들어 감상자들의 공감을 높이 끌어올려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모던한 작풍이지만 기본 멜로디와 화성은 의외로 심플함이 있으며, 가스펠풍, 혹은 일반 팝적인 면들도 심심찮게 들린다. 다른 정보 없이 음반만 들었을 때 이 작품의 리더가 드러머일거라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그만큼 곡의 전체 모양새가 리듬적인 피지컬함을 강조하지 않은 가운데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흐름으로 일관하고 있다.

알토 색소폰과 트럼펫,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의 5중주로 구성된 곡이 4곡, 나머지 5곡에서는 트럼펫이 빠진 쿼텟 편성인 이 작품은 전체 분위기와 흐름이 미드, 슬로우 템포로 일관하고 있으며 마이너한 선율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유승환의 내적인 감성에 이런 성격의 서정성이 담겨져 있을 거라는 예상이 가능한데, 이걸 첫 앨범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잘 발현시킨 건 박수 받을만한 지점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보통 유학생활을 거쳐 재즈 앨범을 처음 내는 경우 자신의 음악적 근본을 들여다보기보단 공부하면서 배운 현대 재즈의 세련되고 복잡한 화성및 여러 어법들에 매혹되어 그런 음악적 접근을 강하게 시도해보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 하지만 유승환은 아직 젊은 2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객관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1998년생) 재즈에 심취하기 전 자신이 어떤 음악을 좋아했는지 돌아보고 이 음악에 대한 감성적인 면을 기반으로 곡으로 써내려간 뒤, 여기에 현대재즈의 표현방식들을 적절히 녹여내어 조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필자는 Dutch Kills Playground와 Be, Where Grace Found Me, In Your Isolation 같은 곡이 호감으로 다가왔다. 참여한 멤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두고 싶은데, 본토의 젊은 연주자들이 팀 메이트로 참여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 곡의 감성적 방향성에 대해 아주 잘 이해하고 또 소화해내고 있어서 겉도는 느낌이 전혀 없다. 스몰츠를 비롯해 미 본토의 여러 클럽들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온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가 아닐지...! 진지하고 내적 성찰이 강하면서 동시에 가식이나 과장과는 거리가 먼 솔직함이 잘 녹아있는, 마치 한 인간으로서 내적 독백과도 같은 모습들이 작품 전반에 걸쳐 강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