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디이터 일그 , 라이너 뵘, 파트리스 해럴 Dieter Ilg with Rainer Bohm , Patrice Heral [Ravel] ACT/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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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ter Ilg with Rainer Bohm , Patrice Heral <Ravel>
ACT/ 2022
Dieter Ilg Bass
Rainer Bohm Piano
Patrice Heral Drums
1. Menuet sur le nom de Haydn
2. Quatuor
3. Trio
4. 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
5. Alborada del gracioso
6. Bolero
7. Valse II
8. Adagio assai
9. Sonatine I
10. Pavane de la belle au bois dormant
11. Le jardin feerique
즉흥적 탄력과 다이내믹으로 해석된 라벨의 작품세계
독일 출신의 베이시스트 디이터 일그가 ACT 레이블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레코딩. 2015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공연을 하며 한국 재즈 팬들과 만난 바 있는 일그는 지금은 좀 활약이 덜한 편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마이크 스턴, 밥 버그, 마크 코플랜드, 피터 어스킨, 찰리 마리아노, 볼프강 하프너, 울프강 무스필 등등과 교류하며 음반을 발표했었다.
2011년부터 일그는 ACT 레이블을 통해 피아니스트 라이너 뵘, 드러머 패트리스 헤랄과 피아노 트리오를 이뤄 음반을 발표하고 있는데 본 작 역시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음반이다. 이 트리오는 그 동안 베르디, 바그너, 베토벤, 바흐 등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들을 텍스트로 유러피언 재즈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번에는 모리스 라벨의 곡들을 재조명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을 재즈로 편곡하는 작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재즈 뮤지션이 시도했던 것으로 이젠 새롭거나 신선한 기획은 아니다. 그간 획기적이고 기발한 클래식 비틀기도 있었지만 대체로 피아노 트리오의 클래식 재해석은 원곡이 가진 힘과 재즈의 릴랙스함을 접목한, 나름 이지 리스닝류의 음반들도 적지 않았던 터라 나름 결과물에 따라 시각과 견해가 나뉘어졌었다.
일그가 리드하는 피아노 트리오는 겉으로는 전형적인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지만 라벨의 곡을 대하는데 있어 기존과 다른 다양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어 보다 색다른 감상의 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은 너무도 유명한 ‘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라든지 ‘Bolero’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한데 원곡을 조각내어 이 파편들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한다든지, ‘Bolero’의 경우 상징적인 리듬을 중심에 놓고 피아노와 베이스가 해체된 연주를 통해 재즈의 고유한 즉흥적인 면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외 원곡의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시킨 ‘Alborada del gracioso’ ‘Trio(Piano Trio in a minor)’는 디이터 일그 트리오의 다이내믹함을 엿볼 수 있는 트랙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일그의 일명 클래식-재즈 프로젝트가 지속되어온 지 어언 10년이 지났다. 일그와 트리오 멤버들이 긴 시간 공들이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음악적 내용을 갖추고 있음을 본작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활동역시 기대해볼만큼 내실있는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