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빌 에번스 Bill Evans feat. WDR Big Band [The East End] Jazzline/2019 (Recorded 2011)
- Johnk
- 조회 수 175
BILL EVANS, saxes
ETIENNE MBAPPÉ, electric bass
WOLFGANG HAFFNER, drums
with WDR BIG BAND conduted by MICHAEL ABENE
1. Big Fun
2. Road To Bilbao
3. Older Days
4. Working The Line
5. Little Hands Little Feet
6. Kwitcherbeliakin
7. Sierra
8. The East End
9. TJ Follies
10. Starfish And The Moon
피아니스트 빌 에번스와 동명이인으로 잘 알려진 색소포니스트 빌 에번스는 80년대부터 마일스 퓨전 밴드의 일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퓨전, 펑키계열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재즈를 꾸준하게 추구해온 일급 베테랑 연주자다. 장르적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실력으로 보나 커리어로 보나 그만한 색소포니스트를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90년대 후반 잠깐 라이선스로 두 어장 소개된 것을 제외하곤, 이후 국내에서 이렇다 할 소개가 된 적이 없었다. (그 사이 자라섬 무대에 마이크 스턴, 랜디 브레커와 함께 한차례 선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는 꾸준하게 자신의 리더 작을 발표해왔으며 공연 또한 자주 가져왔었고 평단과 팬들의 호응도 늘 꾸준하게 유지되어 왔었다. 어느 덧 예순이 넘은 나이가 된 그가 작년 하반기 발매한 이 작품을 접하곤 새삼 그의 연주에 깜짝 놀라게 되었는데, 정말이지 그의 진가를 이 한 장의 라이브 앨범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현재 유럽 최고의 빅밴드라고 봐도 될 WDR 빅밴드와 함께 자신의 오리지널을 연주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사실 9년 전인 2011년도에 녹음된 히스토리컬 레코딩이다. 그런데 그동안 왜 발매를 안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빅밴드 연주는 물론이고, 에띤느 음바페등 멤버들의 솔로, 편곡 모두 흠잡을 데 없이 일품이다. 혹여나 녹음이 안 좋아서 이제야 소개한 걸까? 아니었다. 녹음 또한 최상의 수준! 편곡과 지휘를 맡은 마이클 어베니의 일사불란한 리딩도 변함없이 훌륭하고 여기에 테너와 소프라노 모두 기막히게 소화해내는 빌 에번스의 연주력은 마이클 브레커 같은 동급 최강과 비교해도 피지컬적인 면에서 그리 쳐지지 않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라노의 소화력은 오히려 더 정갈하고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기도 한다. 곡 연주중 ‘So What’ 같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들이 재미있게 녹아 들어있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 2006년도 발매되었던 마이클 브레커와 WDR 빅밴드의 라이브 협연작인 <Some Skunk Funk>와 동일선상에 놓여도 될 법한 멋진 쾌작.
글/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