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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송의 이중생활] - 민 트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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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송의 이중생활 원제 : La double vie d'Anna Song

민 트란 위 저| 이세진 역 | 현대문학 | 20100510| 264P

 

 

 

클래식 애호가들 가운데 2007년에 터진 조이스 하토 스캔들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이 사건이 초면이거나 궁금한 독자라면 <연합뉴스> 2007227일자 기사세계적 클래식 음반 조작 의혹 사실로 드러나(이봉석 기자)를 보면 된다.

최근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음반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클래식 월간지 그라모폰은 인터넷 홈페이지(www.gramophone.co.uk)를 통해 지난해 6월 사망한 영국 피아니스트 조이스 하토의 남편 윌리엄 바링턴-쿠프가 편지를 보내와 내가 아내를 위해 음반을 조작했다고 시인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생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연주자인 하토는 말년 암 투병을 이유로 연주회 대신 대규모 음반 작업에만 매달려 사망 직전까지 100여 장의 음반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그라모폰을 비롯해 뉴욕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등 세계 유수 언론의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음반들. 하지만 하토의 음반이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떠돌기 시작하자 그라모폰은 이에 대한 검증에 나섰고, 이 가운데 10여 장이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작품을 훔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던 남편 바링턴-쿠프는 사태가 커지자 음반 녹음 도중 아내는 자주 신음소리를 냈다면서 내가 안타까운 심정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아내와 연주 스타일이 비슷한 다른 연주자의 것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조작 기술이 늘면서 다른 연주자의 녹음을 점점 더 많이 복사해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자신의 음반사인 콘서트 아티스트(Concert Artist)를 통해 아내의 음반을 내놓았던 바링턴-쿠프는 그러나 아내는 음반 조작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이를 통해 많은 돈을 번 것도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조이스 하토는 “119장의 음반을 녹음한 후 숨겨진 보석이 빛을 발하다라는 제하의 2005821일자 <더 보스턴 글로브> 기사로 처음 알려졌다. 이후 그가 타계하고 난 20067그라모폰<더 가디언>은 각기 영국의 피아니스트 조이스 하토, 77세 일기로 별세”, “1970년대에 암으로 커리어를 접어야 했던 뛰어난 피아니스트등으로 추모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장기간의 암 투병을 이유로 연주회 대신 대규모 음반 프로젝트에 매달려 녹음에만 몰두한 비운의 피아니스트로 추앙되었으며, 사망 직전까지 남편이 만든 독립 레이블을 통해 출시된 100여 장 넘는 음반은 세계의 이름난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음반 조작설이 제기되었고, 사건의 열쇠를 쥔 남편이자 음반사의 사장인 바링턴-쿠프가 다른 연주자들의 녹음을 아내의 이름으로 발표했다고 실토하기에 이르렀다.

 

1 조이스 하토의 이름으로 발매된 앨범들..jpg

조이스 하토의 이름으로 발매된 앨범들.

 

베트남계 프랑스 작가 민 트란 위의 장편소설안나 송의 이중생활(현대문학,2010)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벌어진 희대의 사기극인 조이스 하토 스캔들을 바탕으로 했다. 소설을 영감과 창의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문학 근본주의자들에게 실화에 기반한 소설은 찌끄래기를 모아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테면 잡채를 만들고 나서 남은 쇠고기, 당근, 시금치 등으로 찌개를 만든 것이라고나 할까.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평론지마가진 리테레르의 부편집장이었던 작가는 실화를 소설화한 작가가 어떤 손가락질을 받는지를 잘 알았다.

안나 송의 이중생활은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하나는 조이스 하토와 윌리엄 바링턴-쿠프가 안나 송과 폴 데로슈라는 이름을 바꾸어 등장하는 순애보이고, 다른 하나는 안나 송의 갑작스러운 성공과 몰락을 기록한 탐사 기사이다. 번갈아 기술되는 두 개의 이야기 가운데 후자는 조이스 하토 스캔들의 경과를 그대로 기록한 것에 가깝다. 하므로 소설가로서의 민 트란 위의 능력이 집약된 곳은 전자라고 할 수 있다.

폴 데로슈는 여덟 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그러자 손자를 떠맡게 된 할머니는 이웃에 사는 베트남 이민자 가족의 딸인 안나 송을 손자에게 소개시켜 준다. 동갑인 폴 데로슈와 안나 송은 금세 떨어져서는 못 사는 애들로 불리게 되면서 한 마리가 죽으면 따라 죽고 만다는 잉꼬에 비유되었다. 피아노 신동이었던 안나 송은 그때 직업 피아니스트를 희망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폴 데로슈는 피아노 음악에 몰두하게 되었고 전문가 이상의 감식력을 기르게 되었다.

두 사람이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안나 송은 부모님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갔다. 안나가 있었기에 가까스로 부모의 죽음을 잊을 수 있었던 폴 데로슈에게 안나와의 이별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은 3년 가까이 편지를 주고받았으나, 안나가 줄리어드에 입학하고 나서 안나의 편지가 뜸해졌다. 줄리어드에 입학한 안나는 촉망되는 피아니스트로 주목받았으나 오른손 손가락 마비 현상이 생겨 학교를 자퇴했고, 온작 노력에도 치료에 성공하지 못했다. 우울증에 빠진 안나는 부모와 함께 기분전환을 하러 베트남을 방문하기도 했으나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폴 데로슈와 안나 송이 1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안나가 프랑스에 잠시 들렀을 때 폴 데로슈의 할머니가 죽었다는 신문의 부고 기사를 보고 안나가 장례식에 참석하면서다. 두 사람은 열두 살 때의 감정을 다시 되살리게 되었고 곧바로 결혼을 한다. 그리고 폴 데로슈는 안나의 음악가 디스토니아(dystonie du musicien,음악가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국소성 근긴장 이상)를 기적적으로 낫게 한다. 이어서 음악학교를 졸업하지도, 국제적인 콩쿠르에 수상한 경력도 없는 나이든 아내를 위해 집안에 녹음 스튜디오를 만들고, 아내의 연주를 음반으로 만든다. 그러던 중에 안나는 난소암에 걸려 사망하게 되고, 폴 데로슈는 102장이나 되는 죽은 아내의 음반을 차례대로 발표하게 된다. 손가락 마비로 피아니스트로서의 경력을 중단하게 된데다가, 마흔여섯 살에 난소암으로 죽은 안나 송에 대한 클래식계의 열광은 이렇게 해명된다. “사람들은 항상 저주받은 예술가 타령을 좋아했다.” 하지만 안나 송 신드롬을 일으킨 102장의 음반은 폴 데로슈가 유명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짜깁기한 것이었고, 안나의 연주는 하나도 없었다.

이 소설은 폴 데로슈의 순애보와 남편의 녹음 기술 조작으로 일약 명인의 대열에 오른 안나 송의 성공과 몰락을 추적한 르포가 병행되고 있지만, 폴 데로슈가 자신에게 속은 음악 평론가에게 보낸 마지막 경위서에서 두 이야기는 하나로 봉합된다. 안나는 손가락 마비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베트남에 갔다 온 직후, 캘리포니아의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 그러니까 안나가 15년 만에 폴 데로슈의 할머니 장례식장에 나타났다는 것부터, 그녀가 연주했다는 102장의 음반은 모두 첫사랑을 잊지 못한 폴 데로슈의 실패한 애도 망상이 만든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하일지의진술(문학과지성사,2000)을 떠올려 준다.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국 BBC One 채널을 통해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해당 이미지는 포스터. 2012년도..jpg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국 BBC One 채널을 통해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해당 이미지는 포스터. 2012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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