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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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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한계 넘어선 현대 재즈의 이정표! [On Broadway Vol.1] - 폴 모션 (Paul Mo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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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모션(Paul Motian)    

<On Broadway Vol.1>

 

  • JMT/1989
  • 녹음  1988년 11월 
  • 뉴욕 RPM Studio 
  • JMT Edition #29/81 
  • Winter & Winter ‎– 919 029-2 
     
  • Producer  Stefan F. Winter
  • Joe Lovano – tenor saxophone
  • Bill Frisell – electric guitar
  • Charlie Haden – bass
  • Paul Motian – drums
     
  1. "Liza (All the Clouds'll Roll Away)" (Gershwin, Gershwin, Kahn) 
  2. "Over the Rainbow" (Arlen, Harburg) 
  3. "They Didn't Believe Me" (Kern, Reynolds, Rourke) 
  4. "What Is This Thing Called Love?" (Porter) 
  5. "My Heart Belongs to Daddy" (Porter) 
  6. "Last Night When We Were Young" (Arlen, Harburg) 
  7. "I Concentrate on You" (Porter) 
  8. "Someone to Watch Over Me" (Gershwin, Gershwin) 
  9. "So in Love" (Porter) 

 


 

그는 빌 에반스의 레귤러 트리오 멤버로 5년 정도 재적했다. 전도유망했던 뛰어난 재능의 베이시스트 스캇 라파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이후 팀은 얼마가지 못하고 아쉽게 와해되었지만, 드러머였던 폴 모션은 그저 피아노나 트럼펫, 색소폰과 같은 프런트 악기의 세션에만 머물 생각을 처음부터하고 있지 않았기에 단순히 스캇 라파로의 부재 때문에 빌 에반스를 떠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실제로 그는 스캇 라파로의 타계 이후에도 한동안 밴드에 머무르며 멤버로서의 조력을 해나갔었다) 그는 이후 정말 많은 동료 연주자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다채로운 연주경험을 쌓아나갔다. 빌 에반스 곁을 떠난 이후 제일 먼저 함께한 인물은 바로 피아니스트 고(故)폴 블레이였으며 이후 그가 조우한 이가 바로 키스 자렛이었다. 이들은 모두 빌 에반스보다 좀 더 과감하고 실험적인 음악적 노선을 지향하던 뮤지션들. 당시 새로운 물결로 연주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던 오넷 콜맨의 음악적 이디엄에 적극 동조하던 이들과의 협연경험은 폴 모션의 비전을 한층 더 넓혀주었고 조금씩 자신의 음악을 구상할 수 있는 여력을 불어넣어 주었으며 7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도하게 되는 자신의 음악에 중요한 자양분이 되어주게 된다. 

 

폴 모션은 평생에 걸쳐 여러 레이블을 통해 실로 다양한 결과물을 남겼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ECM에서 처음 발표했던 데뷔작 <Conception Vessel>이후 4장의 결과물에서 실험을 거친 이후, 80년대로 넘어와 소울노트에서 보여주었던 작품들에 그의 전반적인 음악적 얼개가 다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좀 더 구체적인 틀로 발전시켜 작업한 것이 조 로바노-빌 프리셀과의 트리오, 그리고 당대 젊고 도전적인 연주자들을 끌어들여 시도한 일렉트릭 비밥 밴드다. 특히 이중 색소폰-기타-드럼 트리오는 현존하는 뉴욕의 포스트 밥 연주자들에게 끼친 영향이 아주 크며 지금까지도 베이스가 없는 편성으로서 ‘가장 훌륭한 결과를 보여줬던 상징적 조합’으로 남아있다. 먼저 베이스를 제외하고 기타와 색소폰이 주도하는 선율의 흐름을 중심으로 가져가더라도 충분히 음악적인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줬고, 또 전위적인 접근과 기존의 전통의 간극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줌으로서 음악가들의 인식을 확장시킨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줄기차게 사운드의 실험을 해오던 당시의 폴 모션은 자신의 비전에 공감할만한 연주자를 찾아 나섰는데 이런 과정에서 만난 평생의 파트너가 바로 조 로바노와 빌 프리셀이었다. (찰리 헤이든이나 리 코니츠, 론 카터, 듀이 레드맨같은 연주자들이 함께 동참하긴 했지만, 지속적이고 꾸준한 앨범작업및 공연을 함께 시도한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기타-색소폰-드럼 트리오 라인업이다). 이들이 처음 함께 작업한 것은 1981년도이며 이때의 녹음이 담긴 것이 ECM에서 82년도에 발표한 <Psalm>이다. 허나 이 작업당시엔 세 사람이외에 또 한명의 색소포니스트 빌리 드류스와 베이시스트 에드 슐러가 자리한 퀸텟 편성이었다. 오직 트리오로만 처음 앨범을 만든 건 3년 뒤 같은 레이블에서 발표된 <It Should've Happened a Long Time Ago>였으며 이후 이들은 ‘폴 모션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가장 오랫동안 함께 팀을 이뤄 교류해온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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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폴 모션, 조 로바노, 빌 프리셀

 

이 세 명이 남긴 숱한 명작들 가운데 작품 컨셉의 상징성 밑 후대에 끼친 영향력까지 고려해 반드시 언급해야 마땅한 것이 바로 ‘On Broadway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스탠더드, 비밥 레퍼토리 작품집들이다. 그중 ‘On Broadway 시리즈’야말로 폴 모션 음악세계의 핵심이 깊이 함축되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폴 모션은 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친숙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들(다른 말로 하자면 스탠더드 레퍼토리들)의 창조적 해석이었다. 기존 곡의 테마는 훼손치 않고 보존하되 리듬과 템포, 악절의 구분은 원전과 전혀 다르게 이끌어가는 것, 그리고 작곡된 테마 및 코러스부분 이외에 즉흥연주부분은 사전에 미리 정해두지 않고 일부만 약속된 틀을 지키고 그 외 나머지는 참여한 연주자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만으로 채워 넣자는 것이 폴 모션의 기본 의도였는데, 이를 가장 훌륭히 이해하고 또 창의적으로 소화해낸 연주자가 바로 조 로바노와 빌 프리셀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함께한 시리즈의 첫 작품인 <On Broadway Vol.1>은 총 9곡의 스탠더드 넘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음악 자체의 느낌은 기존의 전통적인 재즈들에서 듣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기타와 색소폰은 누가 먼저 리딩한다는 의식을 전혀 하지않고 서로 선율을 주고 받으며 테마 역시 자유롭게 주거니 받거니 한다. 물론 재즈에서 일반적인 컴핑과 솔로의 형태를 무시하고 있진 않다. ‘Liza’, ‘Over the Rainbow’, ‘Someone to Watch Over Me’, ‘My Heart Belongs to Daddy’ 를 연주할 때 테너 색소폰이 인트로의 메인 선율을 연주하며 이를 빌 프리셀의 공간감 넘치는 기타가 받쳐준다. 그러나 이 구도는 결코 계속 이어지지 않으며, 어느 순간 색소폰이 받쳐주고, 기타가 앞으로 나와 연주를 이끌어간다. 때론 베이스도 가세하지만 실질적으로 음악을 이끌어가는 것은 기타와 색소폰이며 폴 모션은 넓은 범위의 템포와 리듬의 흐름을 주관하며 심벌과 브러쉬로 사운드의 색채감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치 멜로디와 컴핑이 하나로 이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만큼 서로가 유기적으로 일체화되어 있다고 말해야 맞을 것이다. 이후 두 연주자의 음악적 상상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차후 베이스가 빠진 완전한 트리오 조합이 공고화되게 된다.

 

 집단 자유 즉흥연주(Collective Improvisation)을 폴 모션의 방식으로 변용시킨 이 작업은 한차원 높은 조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도전이었으며, 기존의 프리 재즈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미학과는 상당히 다른 경험을 감상자에게 전해준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세 사람의 음악성이 비밥의 전통과 프리 재즈의 영역을 모두 섭렵하였고 이를 하나로 엮어낼 수 있었는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레이즈 하나하나 인과 아웃을 넘나들며 선율의 대위를 만들어내는 빌 프리셀과 조 로바노 두 사람의 호흡은 음반이 발매된 지 27년 정도가 지났지만 여전히 새롭게 들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마치 끝없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은 케미스트리 덕분에 이 트리오는 3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꾸준히 유지될 수 있었다. 또한 이를 발굴해 자신의 비전을 투영시킨 폴 모션의 통찰력과 리더쉽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일견 진부해보이는 스탠더드란 소재로 얼마든지 새롭게 엮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는 점에서 폴 모션은 실로 창조적인 아티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며, 드러머의 역할을 넘어선 종합적인 아티스트로서의 높은 역량은 현재 활동하는 여러 재즈 드러머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주자들에게도 끊임없이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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