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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현대 재즈의 창조적 비전 담긴, 어느 베이스주자의 기타 로망 [Bass Desires] - 마크 존슨(Marc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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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커버.jpg

 

 

 

마크 존슨(Marc Johnson)

<Bass Desires> ECM/1986 1299 

 

 

Marc Johnson – bass

Bill Frisell – guitar, guitar synthesizer

John Scofield – guitar

Peter Erskine – drums

Recorded May 1985 at Power Station, New York

Engineer – Jan Erik Kongshaug

Photography By [Cover Photo] – Mikko Hietaharju

Photography By [Liner Photo] – Peter Schaaf (2)

Producer [Produced By] – Manfred Eicher 

 

1.Samurai Hee-Haw

2.Resolution

3.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

4.Bass Desires

5.A Wishing Doll

6.Mojo Highway

7.Thanks Again

 

 

재즈 베이시스트 마크 존슨은 지금까지 유난히 많은 재즈 기타리스트들과의 교류가 있었다. 피아노보단 제한적이고 혼 악기들보단 좀 더 화성적이어서 가지는 특징들이 매력이었을까?! 1980년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그가 발표한 앨범들은 오히려 모던 재즈 기타의 교과서와 같은 앨범들이라고 봐도 그리 틀리지 않다. 물론 그의 베이스 플레잉도 그에 못지않은 가치를 가지지만.

 

베이시스트 마크 존슨은 70년대 말 재즈 피아노의 전설이자 새로운 계보를 이루어낸 빌 에반스 트리오의 마지막 베이시스트로 재즈계에 처음 등장한다. 빌 에반스 트리오의 특징중 하나인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화성적 사운드들과 트리오의 ‘대화’하는듯한 멜로딕한 인터플레이는 가장 중요한 재즈 연주의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 속성들은 마크 존슨의 전체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음악적 접근방식과 태도가 되었고, 이 두 대의 기타 쿼텟 <Bass Desires>에서도 그런 기조는 완벽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1980년 빌 에반스 타계이후 이렇다 할 흥미로운 음악적 부재를 고심할 무렵, ECM에서 활동하던 모던 기타리스트 존 에버크롬비의 트리오 멤버로 활동하면서 마크 존슨은 멜로딕한 임프로비제이션의 그룹 인터플레이를 높은 경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짐 홀 이 후, ‘기타계의 빌 에반스’로 자리 잡은 에버크롬비와의 연주에서 그의 베이스 플레잉도 ‘빌 에반스 사이드 맨’에서 벗어나 한명의 뚜렷한 존재감을 가진 재즈 베이스 아티스트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앨범 <Bass Desires>의 첫곡 ‘Samurai Hee-Haw’에서 이런 마크 존슨의 전환된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선이 굵고 명료한 유니즌 멜로디 라인이지만 단순하고 분위기를 잘 환기 시킬 수 있는, 월드 뮤직 성향을 지닌 아이디어와 공간을 잘 활용하는 드럼과 베이스의 인터플레이, 전통 재즈에서 벋어난 리드믹한 리프 스타일의 리듬 해석등 당시 ECM과 재즈 음악 시장의 변화까지도 감지하기 좋은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기타나 피아노가 속한 그룹에선 당연히 이 두 악기들이 화성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각 악기의 역할 안에서 안주하게 되는 장점이나 단점을 안고 가게 된다는 얘기. 피아노나 기타는 화성적 반주, 보컬 혼 등은 단선율의 선형적 역할, 베이스는 화성의 기준점들을 리듬위에 정리해주는 것으로 전체적 사운드 트리를 완성한다. 하지만 <Bass Desire>에서는 이런 전통적인 틀을 여러 스타일들(재즈, 펑크, 레게, 월드등)에서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한다. 두 기타는 어느 하나가 한 역할에 얽매어있지 않고 단선율 두개가 베이스와 함께 총 3개의 독립적이지만 ‘총체적 집합 화음’을 만들어내며 독특한 정체성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이 앨범에서선 기타 코드 보이싱의 연주가 매우 제한적이고, 연주하더라도 색체적인 접근만하고 있다. 그 결과 너무 조밀하지 않아 숨쉴 공간이 느껴지지만, 에너지와 의도는 그대로 유지한 채 각각의 즉흥연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마치 공간과 여백을 살린 풍경화처럼. 즉 ‘합쳐친’ 멜로디는 화성을 더 풍성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함의 편차를 실험하기엔 아주 좋았을 것이다.

 

이 무렵 존 스코필드와 빌 프리셀은 자신들의 기타 스타일이 지금처럼 재즈 메인스트림에서 소위 주류로 볼 정도는 아니었다. 여전히 전통적인 어법의 기타리스트들도 충분히 많았고 그렇다고 이들이 상업적인 성향을 지닌 아티스트들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적 기술과 표현력에 있어서 본격적으로 전성시기에 접어들던 시점이었고, 당시 ECM 레이블은 창의적 음악 스타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재즈의 방향을 모색하던 아티스트와 레이블의 의도가 함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당시의 30대 뮤지션들이 듣고 자란 뮤지션들,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허비 핸콕, 오넷 콜맨등의 ‘Free’ 혹은 오픈된 스타일의 재즈에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이 앨범의 4번째 트랙이자 앨범 타이틀 ‘Bass Desires’는 이런 점을 아주 잘 대변하고 있다. 드러머 피터 어스킨의 곡으로 연속적으로 같은 음을 4분음표로 단순히 드라이빙 하고 두개의 선율이 그 위에서 엉키다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편곡이다. 하지만 일단 멜로디가 끝나면, 자유롭게 오픈된, 즉, 리듬만 존재하고 나머지 구조는 없는 형식으로 들어간다. 이때부터의 즉흥연주는 ‘Collective Story Telling’으로 공간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강한 흡입력으로 청자를 잡고 놓지 않는다.

 

베이시스트 마크 존슨.jpg

 

이 앨범의 백미는 오래된 구전 민요인 ‘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다.  빌 프리셀 스타일의 모던 재즈 초기 앰비언트의 전형을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할수 있다. 일렉기타 특유의 전기적 잔향을 리버브에 무한 피드백을 이용한 드론의 섬세한 움직임을 이용해, 정적인 공간을 창조한다. 그 공간은 멜로디나 리듬, 혹은 또 다른 텍스처가 레이어링을 하며 음악적 느낌을 전달하는 또 다른 원천적 방법으로 채워질 수 있다. 멈춰선 상태가 아닌 움직이지만 관조적 견지를 찾을 수 있는 정적인 태도나 자세가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어쿠스틱 베이스는 단지 반주가 아니라 리드를 담당할 수도 있고, 드러머 피터 어스킨은 어느 순간 타임키퍼가 아니라 멜로디 주자로 변신하게 된다. ‘Black is The Color’의 멜로디는 리듬의 재구성을 통해 더 감성적 다이내믹의 강조를 가져오고 효과는 느낌의 확대로 청자에게 다가가게 된다.

 

1986년 발매된 이 앨범 <Bass Desires> (ECM)는 재즈 베이시스트 마크 존슨과 웨더 리포트를 막 졸업하고 합류한 드러머 피터 어스킨, 당시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존 스코필드, 이미 ECM 특유의 북유럽적인 감성과 창의성을 대표하는 기타리스트로 서서히 자리 매김하던 빌 프리셀이 함께 라인업을 구성함으로서, 이 넷의 모임 자체만으로 관심을 충분히 가질만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음악적 합일은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마크 존슨의 ECM 프로젝트 동명의 이 앨범은 생각보다 저평가되어 있다. 일부 재즈 뮤지션들과 평론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모던 재즈 음반이지만, 당시 음악시장, 특히 재즈 시장(퓨전의 초기 전성기)에서 이 앨범은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받은 편에 속한다. (심지어 이 앨범은 그런 시장의 다른 관심사조차 음악적으로 해석하는 센스와 기민함을 보여주었다. 일반 청중뿐만 아니라 뮤지션들조차 알아채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미 발매된 지 30여년이 흘렀지만, 그 당시의 다른 음악에서 느낄 수 없는 독창적 감성이 존재하고 있고 즉흥연주 접근 방식도 매우 새롭게 느껴진다. 때론 기존의 전통 재즈 어법을 잘 따르면서도, 그룹 인터플레이에 있어서 앞선 시도들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아쉽게도 2장의 앨범(<Bass Desires>, <Second Sights>)들을 마지막으로 밴드는 해산했지만 이 작품들은 80년대를 대표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가지는 수작으로 이후 현대 재즈의 여러 다양한 음악적 결과들을 이끌어내게 된다.

 

IMG-2.jpg

  좌로부터) 마크 존슨, 피터 어스킨, 존 스코필드, 빌 프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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