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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색소포니스트 신현필이 전하는 재즈와 영화 이야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마이너리티리포트#4 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이번 호에 다룰 영화와 음악은 영화감독들 가운데 재즈에 대한 애정이 가장 높은 분으로 널리 알려진 우디 앨런이다. 본인이 직접 밴드를 꾸려서 일주일에 한번 공연을 가지기로도 유명한데, 자신의 밴드 공연 스케줄 때문에 아카데미 시상식에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전설과도 같은 그의 여러 일화중 하나. 이렇듯 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에 그의 영화는 거의 예외 없이 재즈가 O.S.T로 쓰이고, 또 영화의 미장센과 전체적인 분위기도 음악과 일치된 경우가 아주 다반사다. 이 코너에 소개된 게 뒤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우디 앨런의 재즈사랑은 유명하며 또 확고하다. 이번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바로 우디 앨런에 대한 신현필의 감성편력을 담았다.
 
ARTIST 우디 앨런(Woody Allen)
 
우디 앨런(Woody Allen)

 

개인적으로 한 뮤지션의 음악여정은 해당 인물이 성장기에 들었던 음악에 상당부분 지배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고 또 유행의 흐름에 따라 그 방향성은 더 넓어질 수 있지만, 이를테면 베이시스트 서영도의 음악 속에는 항상 그가 20대 초반에 접했던 자코 패스트리우스 (Jaco Pastorius)의 향기가,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핑거 기타 속에는 90넌대 후반의 테크니컬 록 퓨전 기타의 잔향이 함께하고 있는 것처럼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에 즐겨듣던 음악은 어떤 식으로건 현재의 음악 속에 발현되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유재하의 서정성, 그룹 퀸의 화려함이, 또 에미넴의 반항적인 기질이 색소폰이란 전혀 다른 음색을 지니고 있는 악기 속에 어떤 식으로든 배어 있을 것이라 믿고 그 영향을 자연스럽게 삶의 경험을 통해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 현재 1935년생 83세의 나이로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영화라는 장르 속에 그가 젊은 시절 뉴욕에서 자라며 즐겨왔던 음악을 꾸준하게 녹여가고 있는 각본가겸 감독, 배우겸 현역 뮤지션이 있다. 어린 시절 그가 존경했던 스윙재즈 클라리넷 연주자 우디 허먼(Woody Herman)의 이름을 차용해 우디 앨런 (본명; Heywood Allen)의 이름으로 활동하며 현재까지 약 60편의 영화를 제작해온 감독이 바로 그다.
 

나의 청소년 시절 코미디영화는 딱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덤앤더머 (1994)〉나 〈나홀로 집에(1991)〉 류의 큰 스케일의 헐리웃영화와 성룡, 주성치류의 오밀조밀하고 익살맞은 영화들이다. 영화광이었던 친형의 영향으로 매달 함께 쓰는 방에 비치되어있던 '스크린', '키노' 등의 잡지들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빠지지 않고 읽던 나는 코미디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항상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렌즈를 바라보고 있는 작고 왜소한 백인을 발견하곤 했다.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이나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몸 개그도, 홍금보나 잭 블랙(Jack Black)의 보기만 해도 실소를 자아내는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도 희극인으로 불리우는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인터넷조차 보편적이지 않던 시절, 그의 영화를 비디오가게에서 찾아서 보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성인이 아니었던 나의 나이가 일단 첫 장벽이었고, 만약 나이가 충분했었더라도 구석자리에 배치되어져 있어 마니아들에게만 겨우 발견되어져 왔었으리라 추측된다.


시간은 훌쩍 흘러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나는 다시 조금씩 영화적인 취향을 넓혀가며 적당한 허세 속에 선배들과의 대화에서 엿들은, 왠지 있어 보이는 감독들의 고전영화작품들을 찾아서 보기 시작하였다.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나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부터 짐 자무쉬(Jim Jarmusch), 장 피에르 주네(Jean Pierre Jeunet), 홍상수 같은 감독들의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재즈 뮤지션으로서 느꼈던 마이너감성과 B급 컬처에 대한 유대감을 느껴가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발견하게 된 이름 '우디 앨런... 그의 강렬한 무표정(?)은 어린 시절 학업과 관계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금서로 몰래 보았던 바로 그 영화잡지를 보던 스스로를 떠올리며 왠지 모를 노스탤지아를 느끼게 해주었다. 심지어는 그가 '재즈 뮤지션'으로서 현재까지도 뉴욕의 호텔이나 바에서 뉴올리언즈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왠지 모를 동지의식까지 더하게 만들었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무대포(유오성)의 대사로 유명해진 '나는 한놈만 패!'라는 말처럼 한 감독의 작품들을 집요하게 찾아보던 나에게 '우디 앨런'과의 조우는 사실 깊은 좌절을 주었다. 4~5년의 끈질긴 사전작업과 고증을 통해 영화를 발표해왔던 스탠리 큐브릭류의 감독들과 달리 우디 앨런은 그의 나이만큼이나 많은 영화를 제작하여 그의 영화를 시대순으로 전부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전을 새롭게 재수립했다. 음악이 조금 더 부각되는 영화들부터 찾아보기로...

 

 
그의 영화에서 재즈의 사용은 거의 철저하게 뉴올리언즈나 스윙스타일에 충실하다. 시드니 비셰(Sidney Bechet)가 연주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메인테마 'Si tu vois ma mère'가 그러하고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의 'Take the 'A' Train'이 담긴 영화 〈라디오 데이즈〉가 그러하다. 또 보컬 곡들은 빌리 홀리데이 (Easy Love from 'Anything else'), 다이나 워싱턴 (Stardust from 〈Stardust Memories〉), 엘라 피츠제럴드 (Dream a little Dream of Me from 〈Deconstructing Harry〉) 가 삽입되는 한편 역시 50~60년대에 유행했던 보사노바 데사피나도(Desafinado)가 〈Whatever works〉 에 수록되는가 하면 두 손가락만으로 최고의 집시기타연주를 들려주었던 장고 라인하르츠의 'If Dreams Come True' 또한 〈Stardust Memories〉 에 수록되어있다.
 
 
이처럼 그의 재즈(특히 뉴올리언즈와 스윙재즈에 대한)사랑은 그의 대부분의 영화에서 마치 지문처럼 묻어난다. 특히 그는 영화를 다 찍을 때까지 편집본을 만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현재 영화감독 중에 몇 안 되는, 본인이 제작하는 영화에 대한 완벽한 통제력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 대부분 영화의 감독들은 투자자나 제작사와의 잦은 미팅을 통해 방향이나 편집이 수정되는 일들이 보편적으로 일어난다) 아직 활발하게 현장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이 노대가의 작품은 (이미 내년에 촬영할 영화까지 사전예고가 되어있다) 모두를 위한 영화로 볼 수는 없겠지만 솔직함으로, 때론 냉소적이고 비관적이지만 실소를 짓게 되는 그만의 표현법으로 찍는 영화를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볼 것이다.
 

 

더운 여름날 휴양지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때로는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 한 편을 보고 싶은 재즈 팬들에게 개인적으로 우디 앨런의 2016년작 〈Cafe Society〉를 추천한다. 주인공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애인을 떠나보내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삶은 코미디야. 그것도 가학적인 희극작가가 쓴... (Life is a comedy written by a sadistic comedy writer)'


참!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현재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색소포니스트 겸 작곡가 빈스 지오다노(Vince Giordano) & Nighthawks'의 재즈트랙들을 감상하는 건 이 영화의 매력만점 보너스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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