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Pursue> Self Produce/2021

 

Alex Sipiagin : Trumpet & Flugelhorn

Rich Perry : Tenor Saxophone

조재현 : Double Bass

김네리 : Piano

Mark Ferber : Drums

 

1. Los York

2. Northridge

3. The Days Gone By

4. Indecision

5. December 11th

6. Pg54

7. The Days Gone By (Alternate Version)

 

뛰어난 세션, 그에 못지않은 작, 편곡의 준수함

코로나19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 소식은 그래도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번 앨범은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베이시스트 조재현의 데뷔작이다. 국내 재즈 팬들에 나름 잘 알려져 있는 유명 재즈 뮤지션들이 사이드 맨으로 참여하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데 리치 페리(색소폰), 알렉스 시피아진(트럼펫, 플루겔혼), 마크 퍼버(드럼)가 바로 그들이다(피아노는 Nery Kim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아마도 한국계 또는 한국 출신의 뮤지션이 아닌가 싶다). 또한 요 근래 한국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 크레딧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 엔지니어 데이브 다링튼에게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겨 사운드 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재현은 7곡(‘The Days Gone By’의 얼터네이트 버전 포함)의 수록곡 전부를 작곡, 편곡하였으며 앨범 프로듀싱 및 아트워크 작업에도 참여하여 자신의 첫 음반에 대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베이시스트이기에 리듬적인 부분, 그리고 더 나아가 앙상블 파트까지 많은 생각을 하고 앨범 작업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첫 곡 ‘Los York’라든지 ‘Indecision’ ‘Pg 54’ 등 독특한 리듬 전개와 기승전결적 앙상블 운영이 돋보이고 있다. 글쓴이가 알고 있기로는 리치 페리와 알렉스 시피아진의 색소폰-트럼펫 협연은 조재현의 본작에서만 접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연주 만남이라 여겨지는데 워낙 포스트 밥에 정통한 연주자들이기에 주어진 곡 안에서 유려하고도 짜임새 있는 솔로와 앙상블을 들려주고 있다.

글쓴이는 앨범 중 특히 ‘Indecision에 끌렸는데 ‘망설임’이라는 제목답게 은근한 긴장감이 스며든 곡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앨범 내에 두 가지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는 ‘The Days Gone By’는 조재현의 곡에 대한 접근, 해석을 엿볼 수 있는 트랙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본 작이 당초 조재현이 의도했던 것에 얼마나 부합하는 결과물인지 글쓴이로서는 알 수 없으나, 필자가 들은 바로는 첫 음반임에도 전혀 신인답지 않은 음악적 노련함이 반영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