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k Corea Akoustic Band <Live> Chick Corea Productions/2021

 

 

Chick Corea  : piano

John Patitucci : Acoustic bass

Dave Weckl  : drums

 

CD 1

01. Morning Sprite

02. Japanese Waltz

03. That Old Feeling

04. In a Sentimental Mood

05. Rhumba Flamenco

06. Summer Night

07. Humpty Dumpty (Set 1)

CD 2

01. On Green Dolphin Street

02. Eternal Child

03.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

04. Monk’s Mood

05. Humpty Dumpty (Set 2)

06. You’re Everything (featuring Gayle Moran Corea)

 

 

어쿠스틱 밴드 역대 가장 내추럴한 케미스트리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고 했던가. 명인의 퇴장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지난 2월, 갑작스런 부고이긴 했지만 80세의 나이를 건강한 모습으로 채우고 흠결없이 세상을 떠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리고 이젠 레전드의 위치에서 평생 녹슬지 않은 실력을 유지해왔던 그의 유작들이 쏟아진다. 그 점은 남은 우리에게도 축복이다.

이 음반은 1980년대 그의 대표팀중 하나였던 칙 코리아 어쿠스틱 밴드의 멤버들이 다시 뭉친 2018년 미국 플로리다 SPC Music Hall에서의 라이브 공연을 담았다. 2장의 CD가 모두 칙 코리아 특유의 긴장감과 기발함으로 뭉쳐있다. 단적으로 최근 칙 코리아,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브라이언 블레이드 라인업으로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했던 <Trilogy>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사실 평생 동안 20여개에 달하는 팀을 만들고 유지해 온 칙 코리아다. 50여년의 모든 활동기가 항상 기복없는 전성기였지만, 그중에서도 대중적 인기의 절정은 1980년대 칙 코리아 일렉트릭 밴드, 어쿠스틱 밴드 시절이 아닐까. 그 당시 같은 어쿠스틱 밴드 멤버들과 함께 들려주는 이 트리오 라이브 음반은 칙 코리아의 음반들 중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받는다.

가장 최근의 비슷한 편성이었던 Trilogy 트리오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드러머의 접근 방식이다. Trilogy의 드러머 브라이언 블레이드와 비교해 '결'이 매우 다른 데이브 웨클이 아니던가. 같은 월드 클래스 스타 드러머지만 퓨전적인 성향도 강하며 칙 코리아와 함께 연주할 때 반응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기에 두 팀을 함께 비교하며 듣는 맛이 아주 쏠쏠하다.

또한 벌써 30여년을 함께 해 온 라인업 존 페티투치와 데이브 웨클이 함께 해 그 시대 그 곡들을 30년을 건너뛰어 다시금 들려주고 있다. 그렇기에 1980년대 칙 코리아 40대 나이의 원곡들을 70대 후반의 칙 코리아의 완숙함과 비교해 들어보는 것은 칙 코리아 팬이라면 필히 체험해볼만한 경험이다.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어 그야말로 인생의 종착점을 앞두고도 아무 거리낌과 두려움이 없는 음악 천재들의 향연! 여전히 세계 최고의 실력과 감각, 게다가 완숙미까지 더해진 세 명의 콜라보는 정점을 넘어 재즈 역사의 길이 남을 명반급 퀄리티를 완성해냈다. 이때 그의 나이는 무려 만 77세였다. 자기관리의 끝판왕 칙 코리아가 남긴 역대급 연주 음반이 아닐까.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