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e Douglas <Dizzy Atmosphere> Greenleaf/2020

 

Dave Douglas, Dave Adewumi, trumpets

Matt Stevens, guitar

Fabian Almazan, piano

Carmen Rothwell, bass

Joey Baron, drums

 

1. Mondrian

2. Con Almazan

3. Cadillac

4. See Me Now

5. Manteca

6. Pickin’ The Cabbage

7. Pacific

8. Subterfuge

9. We Pray

 

 

흥미로운 반전 헌정의도, 다소 평범한 음악적 아이디어

 

프로젝트를 돌리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작열에 관한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트럼페터 데이브 더글러스의 2020년 새로운 작품. 2000년 초중반 해외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던 그를 기억하는 재즈 팬이라면 최근 그의 입지는 무척 미약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의 작품이 지닌 내용과 완성도가 과거보다 떨어져서는 아니다. 다소간 기복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그런데 그건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에너지와 열정은 변함이 없고 또 그 중 뛰어난 작품들도 종종 만들어내고 있기에 현재 평단의 상대적인 무관심은 납득이 안되는 측면이 있다. 아무튼 그는 매년 1~2장 이상의 앨범을 만들며 열일중인데, 이번에 새로이 시도한 프로젝트는 흥미롭게도 디지 길레스피에 대한 헌정이다. 과거 메리 루 윌리엄스와 웨인 쇼터 같은 선배들에 대한 헌정 앨범을 만든 것은 그의 음악적 성향상 납득이 가는데 디지 길레스피 같은 비밥 레전드를 선택한 건 좀 의외로 보인다.

   

실제 이 프로젝트는 2년 전 링컨센터에서 디지 길레스피를 주제로 그에게 공연을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되어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인터뷰에 의하면 데이브 더글러스는 오래전부터 디지 길레스피의 유연하고 열린 마인드와 태도, 진취적인 음악성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었기에, 프로젝트를 할 의향을 진작 갖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워낙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을 다루었고 무엇보다 디지가 재즈사에 몇 되지 않는 대단한 연주력을 갖고 있었기에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야 좋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쉽게 앨범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더불어 처음 이 프로젝트를 위해 세팅되었던 빌 프리셀, 앰브로세 아킨무시리, 린다 오 같은 밴드 멤버들이 워낙 각자 스케줄로 바쁜 탓에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단다.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 끝에 이 앨범의 라인업을 구축하고(오리지널 멤버로는 드러머 조이 배런만 남았고 나머지는 모두 다 바뀌었다) 디지의 곡 제목을 앨범 타이틀로 그대로 가져오고 ‘Manteca’, ‘Pickin’ The Cabbage‘ 두 곡의 오리지널을 선택해 편곡, 그리고 나머지 트랙은 디지의 주요 곡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자신의 아이디어로 확장시킨 오리지널 작품들로 채워내 앨범을 만들어냈다.  

 

아프로 큐반풍의 ’Manteca‘를 뉴욕 스타일 포스트 밥으로 변형시키는 등 앨범 전체가 현 뉴욕 사운드로 충만하다. 곡 자체가 아주 호감이 간다거나 신선한 해석을 들려준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파비안 알마잔과 매튜 스티븐스 같은 연주자들의 플레이는 분명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주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아쉬운 건 트럼펫! 데이브 더글러스도 그렇고 또 한명의 젊은 트럼페터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디지의 아우라에는 적잖이 못 미친다.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인 건 맞으나, 수작 반열에 올리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된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