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그렉 타디, 제랄드 클레이튼, 빌 프리셀, 조나단 블래이크 

 

Bill Frisell  <Four>  Blue Note/2022

 

Bill Frisell : Guitars

Greg Tardy : Saxophone & Clarinet

Gerald Clayton : Piano

Johnathan Blake : Drums

 

 

1. Dear old friend (for Allen Woodard)

2. Claude Utley

3. The Pioneers

4. Holiday

5. Waltz For Hal Willner

6. Lookout For Hope

7. Monroe

8. Wise Women

9. Blue From Before

10. Always

11. Good Dog, Happy Man

12. Invisible

13. Dog on a Roof

 

 

베이스의 부재 초월한, 생동감 충만한 임프로 콜렉티브

팬데믹의 그림자는 아직까지도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여전히 드리워져있다. 2020년 앨범 <Valentine> 이후로 블루 노트 레이블에서 세 번째로 발표되는 빌 프리셀의 이번 앨범도, 여전히 팬데믹 상황에서 고립된 채 준비되었다. 프리셀이 혼자 모아둔 단편적인 음악적인 아이디어와 곡들은, 베테랑 뮤지션들인 피아노의 제랄드 클레이튼, 드럼의 조나단 블레이크, 색소폰/클라리넷/베이스 클라리넷의 그렉 타디, 이 네 명의 아티스트가 녹음실에 모인 뒤, 그 자리에서 컬렉티브 임프로바이즈하는 방식으로 녹음되었다.

재즈에서 베이스가 없는 편성은 연주하기 어려운 특이한 편성이지만, ‘조 로바노, 빌 프리셀, 포 모션 트리오’로 베이스리스 편성의 가장 상징적인 역할을 해주었던 프리셀에게는, 그의 유니크함을 드러내주는 사운드 중 하나로 자리 잡혀 있다. 가장 흔하게는, 베이스의 역할을 기타나 피아노가 대신해 주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프리셀은 마치 베이스가 있는 음악에서 베이스만 뮤트 해버린 것 같이, 저음의 부재를 개의치 않는다. 그것은 클레이튼과 타디 또한 마찬가지여서, 그들도 역시 베이스의 부재를 공간의 여백으로 내버려둔 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주를 이어나간다.

앨범에는 프리셀이 예전 다른 앨범에서 이미 녹음했던 네 개의 트랙과 아홉 개의 새로운 트랙이 담겨져 있는데, 사전 연습 없이 녹음된 음악이라 대부분 자유 즉흥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담긴 음악을 살펴보면 그렇지는 않다. 솔로 없이 너무나 정확하고 담백하게 멜로디를 들려주는, 인트로 느낌의 첫 트랙 ‘Dear Old Friend’부터, 프리 재즈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 있는 마지막 트랙 ‘Dog on a Roof’에 이르기까지, 앨범은 13개 트랙에 걸쳐 음악을 다이내믹하게 구성하고 있다.

네 번째 트랙 ‘Holiday’는 가장 절충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데, 멜로디와 형식 그리고 리듬도 분명한 상황에서, 세 명의 화성 악기 연주자들은 누구의 솔로라고 할 것 없이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긴밀하게 인터플레이한다. 짧게 서로를 배려하며 대화하기도 하고, 발언권을 길게 가지며 말하기도 하는 이들의 음악적 대화는, 음악을 정말 살아 숨쉬는 소통으로 만들어낸다. 이번 앨범에서도 프리셀 특유의 색채감은 빼놓지 않았는데, 세 번째 트랙 ‘The Pioneers’에서 들려주는 'Folkore'적인 사운드가 그의 오랜 트레이트 마크 중 하나인 미국적인 정서를 짙게 드러내준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