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엘친 쉬리노프, 아비샤이 코언, 로니 카스피 

 

Avishai Cohen <Shifting Sands> Naive/2022

 

 

Avishai Cohen : Bass, Producer

Roni Kaspi : Drums

Elchin Shirinov : Piano

 

1. Intertwined

2. The Window

3. Dvash

4. Joy

5. Below

6. Shifting Sands

7. Cha Cha Rom

8. Hitragut

9. Videogame

10. Kinderblock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만큼이나 뛰어난 성과

지난 달 베이시스트 아비샤이 코언의 새로운 신작 <Shifting Sands>가 발표되었다. 작년 발표했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작 <Two Roses>은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던 반면, 이번 신보에서는 철저히 예전의 아비샤이 코언으로 되돌아왔다. 1970년에 태어난 불세출의 이스라엘 베이시스트는 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이스라엘 지역과 동유럽, 중동지역의 민속 음악들을 뉴욕 모던 재즈와 섞어내며 큰 인기를 얻어왔다. 그리고 이 음반은 바로 그런 아비샤이 코언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준다.  

본인이 인터뷰에서 ‘내가 지금껏 도달한 가장 높은 레벨’이라고 자평할 정도로 이 음반에 쏟은 정성은 인상적이다. 작곡과 편곡에 특출한 재능을 보였던 그의 모습은 당연하며, 그를 돕는 멤버들의 연주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대 이상이다. 멤버로는 피아노에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엘친 쉬리노프(Elchin Shirinov)가, 드럼에는 만 22세의 여성 드러머 로니 카스피(Roni Kaspi)가 참여했다. 아비샤이 코언이 어느새 50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셋업으로 보인다. 재즈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재치 있는 창의성을 선보이는 엘친 쉬리노프의 열연은 이 음반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지성이 가득한 그의 즉흥연주는 분명히 인상적이다. 여기에 오랜 기간 함께 해왔던 드러머 마크 줄리아나를 대신해 갓 버클리음대를 졸업한 로니 카스피의 합류는 그 의외성만큼이나 새로운 트리오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간만에 등장한 여성 드러머 아닌가. 쭉 뻗어나가는 그녀의 드러밍은 힘과 테크닉, 이론과 인터플레이까지 모든 면에서 젊고 뛰어난 실력을 지닌 드러머의 출현을 알리고 있다. 세대를 넘어 앙상블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약 20여 년 전 칙 코리아와 아비샤이 코언이 함께 하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 이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 코언은 그가 물려받은 음악적 유산을 젊고 재능 넘치는 후배들에게 이어주려고 한다. 여전한 아비샤이 코헨,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서막.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