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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코필드 & 데이브 홀랜드(John Scofield & Dave Holland) - 세월의 무게 아로새긴 듀오 인터플레이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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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첫 듀오작 발표한 거장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 

존 스코필드, 데이브 홀랜드 John Scofield & Dave Holland

세월의 무게 아로새긴 듀오 인터플레이 정수

 

 

기타와 베이스 편성의 듀오 음악은,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음악과는 분명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다. 그랜드 피아노는 상당히 무거운 악기라, 이동시 가지고 다닐 수도 없고, 그 큰 피아노의 나무 바디가 만들어 내는 울림은 기타와 같은 작은 악기에 비하면 훨씬 거대한 잔향과 배음을 가지고 있다. 그 중후함에 비해 휴대가 가능한 사이즈의 기타가 만들어내는 울림은 상대적으로 소박하게 느껴진다. 또 한가지로 피아노는 사실 베이스가 없더라도, 저음과 코드, 멜로디와 리듬 모두를 혼자 해낼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열 손가락 열 개의 음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피아노에 비해, 여섯 줄의 기타가 동시에 낼 수 있는 음은 당연히 여섯 음이고, 게다가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어, 리듬을 연주할 때에는 멜로디는 어느 정도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피아노/베이스 듀오 보다, 기타/베이스 듀오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음악을 완성시키는 편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는 1970~80년대 거장 기타리스트 짐 홀(Jim Hall)과 론 카터(Ron Carter) 듀오에서 그 음악적 완성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Alone Together> 혹은 <Telephone> 같은 음반을 들어보면, 거장 짐 홀은 무리하게 많은 정보를 음악에 담으려 하지 않고, 때로는 한 음으로, 때로는 리듬만으로 연주하며 악기의 한계를 억지로 극복하려 하지 않는다. 바로 그 담백한 미니멀함이 그들의 앙상블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73세의 나이가 된 지금 시대의 거장 존 스코필드와 79세의 노장이자 레전드 베이시스트 데이브 홀랜드가 다시 한 번 그 앙상블의 미학을 이어 나간다.    /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       사진/Roberto Cifarelli, Sergione Infuso-Corbis Luciano Rossetti

 

4 이태리 밀라노에 위치한 블루노트 클럽에서 연주하는 데이브 홀랜드와 존 스코필드 2021년도.jpg

 

 

첫 출발점은...

스코필드와 홀랜드 이 두 뮤지션이 함께 연주한 지는 이미 수십 년이 되었다. 대표적으로는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의 앨범 <New Standard> Verve/1996, 색소포니스트 조 헨더슨의 <Porgy and Bess> Verve/1997, 그리고 색소포니스트 조 로바노 드러머 알 포스터와 함께 만든 앨범 <ScoLoHoFo> Blue Note/2003 가 있을 것이다. 오랜 기간 좋은 동료로 그리고 친구로 지내왔기 때문에 스코필드는 언제 홀랜드와 듀오 작업을 해보자고 처음 말을 꺼냈는지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팬데믹의 여파에서 간신히 빠져나오고 있는 시기인 2021년 듀오는 처음 투어 공연을 시작했고, 상호 음악적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2024년 두 번째 투어에서 그 동안의 다름과 공통점을 고려해 서로의 곡을 선곡해서 공연했는데, 그 곡들을 20248월 뉴욕의 Catskill 에 있는 NRS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게 된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 마일스 데이비스의 80년대 록, 퓨전밴드를 함께한 스코필드와 1968년에서 1970년까지 데이비스의 초기 퓨전 밴드에 참여해온 홀랜드, 둘 모두에게 데이비스는 음악적 아이콘이었는데, 그 공통점은 이 앨범의 문을 여는 곡에서 바로 드러난다. 첫 곡 ‘Icons at the Fair’ 는 스코필드가 작곡한 곡인데, 재밌게도 둘이 함께 녹음 했던 곡인 허비 행콕의 ‘Scarborough Fair’의 코드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 위에 마일스가 곡이지만, 행콕은 원곡과는 전혀 다른 코드로 리하모니제이션했다. 스코필드는 사이먼 & 가펑클의 원곡처럼 포크 컨트리적인 뉘앙스로 인트로를 연주하며, 짧은 한 곡에서 둘의 음악적 공통분모를 다채롭게 드러낸다. 사실 이 곡은 2018년 피아노 제럴드 클레이튼, 베이스 비센테 아처, 드럼 빌 스튜어트와 함께한 앨범 <Combo 66> (66는 당시 스코필드의 나이.)에서 이미 연주된 곡인데, 이번 듀오 버전은 역동적인 쿼텟 버전과는 분명 다른 감성을 들려주고 있다.

아름다운 두 번째 곡 ‘Meant to Be’1991년 동명의 앨범에 있는 스코필드의 대표곡으로, 캄보밴드에서 마이크 깁스(Mike Gibbs)가 이끄는 빅밴드까지 여러 편성으로 많이 연주 되었는데, 아마 이번 버전이 지금까지 중 가장 여백이 많은 구성이 될 것이다.

세 번째 곡은 모던했던 이전 두 곡과는 달리, 찰리 파커적인 멜로디를 가진 스코필드의 클래식한 블루스 곡인데, 연주 역시 여백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비트의 움직임을 지켜가며 시원하게 전진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각자의 솔로가 끝난 후, 한 코러스, 곧 전체 열두 마디 코드 진행을 서로 반주하지 않고 단음으로만 솔로하며 트레이드를 주고 받는데, 서로 반응하며 나누는 플레이가 아주 재밌다.

미디엄 템포의 편안한 네 번째 곡 ‘Memorette’ 는 그 제목이 클래식에서 3박자 형식인 Minuet를 연상시키는데, 비슷한 시도로는 투츠 틸레망(Toots Thielemans)의 명곡 Bluesette가 블루스와 미뉴에트를 아름답게 결합시킨 곡으로 유명하다. 스코필드의 이 곡은 3박자를 느긋하게 2배로 늘인 4+26박자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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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곡부터 홀랜드의 오리지널 작품이 등장한다. 1997년 앨범 <Point of View>에 담겼던 곡 Mr. B는 선배 베이시스트 레이 브라운(Ray Brown)에게 헌정하는 곡으로, 브라운의 핵심 연주 스타일인 스윙을 잘 드러내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데, 스코필드는 마치 본인의 곡인 양, 자기 스타일대로 잘 표현해낸다.

6번과 8번에 자리한 곡 ‘Not for Nothin’’‘You I Love’는 홀랜드가 이미 지금과 같은 ECM레이블에서 발표한 곡들이다. Not for Nothin’ 2001년 동명의 퀸텟 앨범에 담겨 있는데, 이번 버전에서 홀랜드가 솔로 연주를 할 때 스코필드는 기타의 볼륨을 거의 낮추고 기타의 케이블에서 출력되는 소리가 아닌 악기 자체의 울림을 이용해 반주하는데 그 사운드가 마치 짐 홀을 연상시킬만큼 흥미롭다.

‘You I Love’는 홀랜드가 밴드리더로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1984년 앨범 <Jumpin’ In’> 에 있는 곡으로 코드 진행을 잘 들어보면, 명 작곡가 콜 포터의 스탠더드 곡 ‘I Love You’와 같다. 재즈에서는 다른 사람이 작곡한 코드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멜로디만 바꾸는 패러디와 같은 작업이 많이 이루어진다.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의 곡 ‘I Got Rhythm’의 코드 진행은 Sonny Rollins‘Oleo’라는 곡으로, 스탠더드 곡 ‘How High the Moon’의 코드는 찰리 파커가 ‘Ornithology’라는 곡으로 바꾸었다. 이렇듯 코드를 차용하는 것은 재즈에서는 표절이 아니라, 해당 곡을 작곡한 아티스트를 오마주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혀 있다. 홀랜드는 제목으로 언어유희 하면서 원곡에 대한 존경을 드러낸다.

 

7번 트랙 ‘Easy for You’ 역시 스코필드가 공연에서 자주 연주하던 곡으로 1993년 쿼텟 앨범 <What We Do>에서 원전을 찾을 수 있다. 아웃트로에서 스코필드는 혼자서 길게 코드를 엮어가며 듣는 이에게 엔딩의 순간을 기대하게끔 만들어 준다.

이 듀오 앨범의 문을 닫는 타이틀 곡 ‘Memories of Home’ 은 홀랜드가 1980년대 프로그래시브 블루그래스 뮤지션 바사르 클레망Vassar Clements, 존 하트호드John Hartford와 함께 연주했던 곡인데, 스코필드는 처음 앨범을 시작 했던 것처럼 컨트리 포크적인 뉘앙스를 강하게 들려주며 수미상관으로 앨범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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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1969년 만프레드 아이허가 시작한 ECM 레이블은 사실상 대표의 음악적 취향이 강하게 드러나 있는 레이블이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레이블 이름만 보고도 음악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취향이 맞는 음악 팬이라면 ECM이 적혀 있는 음반에 큰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50년 이상 운영된 레이블은 그만의 특별한 위상을 지니게 되었고, 팬들과 아티스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스코필드에 비해 훨씬 ECM스러운 음악을 했던 홀랜드는 그의 커리어 중 많은 족적을 동 레이블에서 남겼다.

1971년 칙 코리아, 배리 알츠슐과 함께한 앨범 <A.R.C> ECM 데뷔를 했던 그는, 70년대 재즈의 한 면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는 앤소니 브랙스턴(Anthony Braxton), 샘 리버스(Sam Rivers)와 함께 리더작 <Conference of the Birds>1973년도 ECM에서 발표했다. 그 후, ECM의 상징과도 같은 명작들에 사이드 맨으로 함께하게 되는데, 트럼페터 케니 휠러의 앨범 <Gnu High><Dear Wan>, 역시 트럼페터 토마스 쉬탕코(Tomasz Stanko) <Balladyna>, 존 애버크롬비와 얼마전 세상을 뜨신 잭 디조넷과 함께한 트리오 밴드 Gateway 등이 그것이다. 2003년 발표한 데이브 홀랜드 빅밴드 <What Goes Around>는 그래미 어워즈도 수상 했으니 홀랜드와 ECM은 분명 돈독한 관계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경영의 측면에서 레이블이 색깔을 명백하게 갖는다는 것은 사업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유럽에서 훨씬 더 다양한 음악을 다룬 레이블은 ECM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홀랜드 보다 록, 소울, 블루스적인 성향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었던 스코필드는 최근에 와서야 ECM과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를 넘어오며 ECM은 이제까지의 경영철학과는 조금 다른 미국 아티스트를 대거 영입하기 시작했는데, 그 변화와 함께 스코필드는 2006년 래리 골딩스와 잭 디조넷이 함께한 Trio Beyond 로 걸작 라이브 앨범 <Saudades> 를 내고 그래미 노미네이트되었고, 그 이후엠아시와 임펄스같은 레이블을 거쳐 트리오 앨범 <Swallow Tales> (2019), 기타 솔로 앨범 <John Scofield> (2021), 그리고 더블 앨범 <Uncle John’s Band> (2022)를 다시 ECM을 통해 발표했다.

한편 데이브 홀랜드와의 이번 듀오 앨범이 음악적인 면에서 의미 있는 점을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데, 지금은 기술이 너무나 발달한 2025년이다. 스코필드는 예전 방식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서 음악에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예를 들면 지난 솔로 앨범에서도 그는 자신의 연주를 실시간 녹음한 뒤 루프를 재생하며 그 위에 즉흥연주를 하기도 했다. 라이브라면 신기하게 볼 수도 있지만, 음반으로서는 인터플레이를 중요시하는 재즈 음악에서 똑같은 소리가 반복 재생된다면, 반주 테이프를 틀고 연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회의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의미 있는 것은, 그런 아무 기술적 장치 없이 짐 홀과 론 카터가 했던 방식과 같은 예전의 방법으로 연주하는 두 거장의 진정성 있는 연주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이 이 두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모두 알고 있는 청자에게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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