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ny Barron <The Source>

Artwork/2023

 

Kenny Barron : Piano

 

 

1. What if

2. Isfahan

3. Teo

4. Daydream

5. I'm Confessing (That I Love you)

6. Dolores Street, S

7. Well You Needn't

8. Sunshower

9. Phantoms

 

오랜 세월 가다듬어낸 담백, 진솔한 피아니즘

케니 배런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것은 그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What If?>, <Scratch>를 비롯한 리더작들보다는 대부분 스탄 게츠와 마지막을 함께 했던 파트너 피아니스트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90년대에서 2000년 초반 당시 관록의 프랑스의 레이블이었던 지땅(Gitanes Jazz)에서 발매되었던 그의 뛰어난 작품들에 대한 평단의 호평과는 다르게 그에 대한 이미지는 당시 함께 했던 레지나 카터, 스탄 게츠, 데이브 홀랜드, 찰리 헤이든 같은 동료 스타 플레이어들의 파트너 뮤지션으로서의 인식이 강한 편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그래미에 단골손님처럼 노미네이트될 만큼 검증된 음악적 역량과는 별개로 스타 플레이어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신작 <The Source>는 그의 오랜 활동기간 중 얼마 되지 않는 피아노 솔로를 담은 작품이다. 첫 솔로 음반 <At The Piano>와 콩코드 레이블의 시그니처 솔로 시리즈였던 <Live At Maybeck Recital Hall>나 일본에서 제작, 발매되었던 <Spiral>같은 솔로 음반을 제외하면 그의 오랜 경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작품들은 대부분 트리오, 쿼텟, 특히 베이시스트와의 듀오에 편중되어 있는데 그가 소규모 편성에서 뮤지션 들간의 음악적 소통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번 작품은 그에 대한 또 다른 면모를 각인시킨다.

연주자로서의 면모가 강했던 이유로 간과되었던 그의 오리지널에 대해서 또 다른 시선을 갖게 만드는 작품인데 바로 첫 곡 ‘What If’에서 감지된다. 퀸텟 구성으로 녹음되었던 원곡을 솔로 피아노로 재탄생시키는데 세대를 관통하는 진중하면서도 모던한 화성전개를 통해 너무나 멋진 연주를 펼쳐 보인다. ‘Dolores Street, SF’나 스탄 게츠와 함께 연주했던 보사노바 스타일의 ‘Sunshower’나 ‘Phantoms’에서 느껴지는 작곡가로서의 뛰어난 역량이 너무나 잘 드러나는 무게감 있는 연주를 선사한다. 그 외에도 빌리 스트레이혼, 텔로니어스 멍크등 그가 선택한 스탠더드 5곡은 작품의 다양한 연출을 보여주는 좋은 선곡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하면 키스 재럿의 여타 솔로 음반 같은 것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뮤지션 개인의 특별한 영감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솔로에 대한 뮤지션의 음악적 스탠스에 있지 않나 싶다. 오랜 기간 뮤지션의 삶을 관통했던 재즈에 대한 섬세하고 깊은 해석, 그것을 피아노에 실어 펼쳐내는 아름다운 연주는 분명 청자들의 마음을 울릴 것이므로. 케니 배런의 진솔함이 더욱 더 깊게 다가오는 솔로 연주로 그가 왜 위대한 피아니스트인지 확인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