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le Mikkelborg, Jakob Bro, Marilyn Mazur

<Strands ; Live at the Danish Radio Concert Hall> ECM/2023

 

 

Palle Mikkelborg trumpet, flugelhorn

Jakob Bro guitar

Marilyn Mazur percussion

 

 

1 Gefion

2 Oktober

3 Returnings

4 Strands

5 Youth

6 Lyskaster

 

 

 

세대 초월한 유유자적 콜라보레이션

덴마크 재즈의 뮤지션 3세대가 ‘데니쉬 라디오 콘서트홀’ 또는 ‘코펜하겐 콘서트홀’로도 불리는, 어쿠스틱 음향이 대단히 좋은 덴마크의 공연장에서 올해 2월 즉흥 연주를 펼쳤다. 거장 트럼페터 팔레 미켈보르그가 80대, 퍼커션 연주자 마릴린 마주르가 60대, 그리고 기타리스트 야콥 브로가 40대이니, 이들 세 명의 나이는 각각 거의 20년 터울을 두고 있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켈보르그는 유럽에서는 거장인데, 그의 유명세에 비해 리더작은 다섯 장 밖에 없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코펜하겐 왕립 콘서바토리에서 지휘를 전공한 그는, 소규모 캄보 밴드 보다는 재즈 오케스트라나 빅 밴드의 편곡/지휘 작업에, 그의 음악 인생의 더 많은 부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작업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 <Aura> 인데, 데이비스가 생전에 나온 가장 마지막 앨범으로, 미켈보르그가 데이비스에게 트리뷰트 하는 작품을 만들어 데이비스와 함께 녹음한 작품이었다. 1989년도 데이비스와의 작업에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덴마크로 건너와서 유럽 뮤지션으로 살아가고 있는 퍼커셔니스트 마릴린 마주르를 참여 시키는데, 그 인연은 지금 이 앨범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전체 46분 길이에 여섯 곡이 담긴 이번 실황 앨범은, 레퍼토리만을 보면 야콥 브로의 2018년작 <Returnings> 의 라이브처럼 여겨진다. 세 사람의 이름으로 발표되어 있지만, 다섯 곡이 그 앨범에 담겨져 있는 곡이고, 미켈보르그의 오리지널은 단 한 곡만 포함하고 있다.

<Returnings> 앨범은 이번과는 다르게, 미켈보르그의 트럼펫, 토마스 모건의 베이스, 그리고 2020년 사망한 또 다른 덴마크 재즈 거장 드러머 욘 크리스텐슨이 함께하는 쿼텟 편성이었다. 당시에도 브로의 음악은 리듬 섹션이 있음에도 박자에서 자유로운 오픈된 연주를 들려 주었는데, 화성 악기는 야콥 브로 혼자에 베이스는 아예 없는 이번 실황은, 그들에게 더 많은 공간감을 허용하고, 그보다도 더 넓게 음악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 공연장의 잔향을 느긋하게 기다리며 연주되는 음악은 너무나 편안하게 감정을 건드리고, 당시 공연장 잔향을 직접 함께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 지 절로 상상하게 만든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