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i Allen & Kurt Rosenwinkel <A Lovesome Thing> Motema/2023

 

Geri Allen - piano

Kurt Rosenwinkel - guitar

 

1 A Flower Is A Lovesome Thing

2 Embraceable You

3 Geri’s Introductions

4 Simple #2

5 Ruby My Dear

6 Kurt’s Introductions

7 Open-Handed Reach

 

 

 

진솔한 내면 교감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멜로디

안타깝게 60세의 일기로 2017년 세상을 뜬 재즈 피아니스트 제리 앨런은 2012년 이후부터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2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이미 건강 이상을 예견할 수 있던 때라, 그녀의 후기 커리어 작품들이 드물었는데, 하지만 그녀가 2012년 후배 재즈 기타리스트 커트 로젠윙클과 파리 클럽 듀오 공연을 했고, 이 때 녹음된 실황을 10년이 지난 올해 다시 되살려 앨범으로 이렇게 공개하게 되었다. 뒤늦은 시기에 발매되지만 실로 아름다운 기록으로 다시 팬들에게 남겨지게 되었다.

이 앨범이 발매되는 2023년 시점에서 보면 그녀의 연배나 커리어로는 그녀는 재즈의 첫 번째 세대의 ‘막내’이고 커트 로젠윙클은 다음 세대의 ‘맏형’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이전 시대의 거장들 빌 에번스, 허비 행콕 등의 어법을 완벽하게 흡수했지만, 거기에 자신 만의 독창적인 채널링을 통해 90년대 중요한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된다. 지금은 명 고전으로 인식되는 그녀의 1990년 블루노트 앨범 <The Nurturer>는 90년대 재즈 뮤지션들과 학생들에게 숨은 보석이었고, 후배 재즈 기타리스트 커트 로젠윙클도 그 영향의 세대 중 하나였을 것이다.

2012년 그녀는 커트의 초대로 함께 공연하게 되는데, 그녀의 커리어중 가장 거리가 먼 악기였던 재즈 기타였지만, 커트와 인상적인 협연이후 공연들을 더 만들게 되고 특히 멋진 자연 음향으로 유명한 프랑스 Philharmonie de Paris 극장에서의 공연은 둘도 없는 음악적인 기회였다. 듀크 엘링턴의 작곡 파트너 빌리 스트레이혼의 곡으로 유명한 ‘A Flower is Lovesome Thing’ 의 멋진 기타 도입부에서의 긴장감은 사전 준비 없는 감출 수 없는 현장감으로 가득하다. 이 곡을 시작으로, 허비 행콕 편곡의 거쉰 스탠더드 ‘Embraceable You’ 를 마친 뒤 그녀의 멘트 중 ‘방금 연주 어딘가 숨어 있는 멜로디’ 라는 표현 역시 이날 연주의 긴장감과 현장성을 대변한다. 멍크의 발라드 ‘Ruby My Dear’ 에 와서는 커트 로젠윙클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완숙한 컴핑의 인터플레이들과 라인들만 가득하다. ‘Simple #2’ 는 커트 로젠윙클의 곡으로 마치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 를 연상시키는 화성과 팝과 블루지한 프레이즈들이 이 둘의 연주가 갈수 있는 무궁무진한 방향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도 스튜디오 앨범을 염두에 둔 선곡이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여정은 여기까지였다.

스탄 게츠의 유작이 된 케니 배런의 듀엣 라이브 <People Time> 을 연상시키듯, 둘의 연주는 텔레파시처럼 긴밀히 연결되어있다. 꽃은 시들기 직전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는데, 이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앨범이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