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Grace Na  <Sailing>

Self Produce/2023

 

Grace Na 그레이스 나  : Piano 

Myeonghan Yu 유명한 : Tenor & Alto Sax

Changmin Jun 전창민  : Double Bass  

Jiwoong Kwak 곽지웅 : Drums 

 

 

1. Sailing

2. Golden Lake

3. Fly to NY

4. Brooklyn Roads

5. Garden of Heaven

6. Aurora

7. Melbourne Ave

8. Reminiscence

9. Island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연주의 균형감

처음 그레이스 나 (나은혜)의 <Sailing> 음반을 듣고 필자가 느꼈던 것은 최근의 국내 재즈 신에 등장하는 다수의 뮤지션들에 대한 생각과 비슷한 지점이 있었다. 우선 풋풋한 신인이라는 느낌보다는 어느 정도 지향하는 방향, 컨셉트가 일정하게 갈무리 된, 완성도 있는 음악적 스타일과 자신만의 음악적인 고집, 방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레이스 나의 경우 유학 경력및 앨버트 아일러 어워드 수상등 화려함을 갖고 있기도 한데, 특히 유학하면서 미국 본토에서 자신의 팀과 사이드 참여등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점이 그녀가 국내에 처음 복귀하고 발표한 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피아노 연주는 터치, 톤, 솔로 라인등 전체적으로 잘 정돈되어 있으며 업템포에서건 미드 템포에서건 강하게 자신을 풀어내는 타입처럼 들리지 않는다. 우선 어떤 템포와 성향의 곡에서든 정갈하고 리리컬한 면이 녹아 있어 그녀의 내재된 감성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하는데 뉴욕에서 석사까지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래시컬한 서정성이 담보되어 있다는 점은 그녀의 주요한 음악적 특징으로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다 (최소한 그녀의 첫 앨범인 이 작품에 담긴 연주로는 그렇다) 또 작품에 참여한 세 뮤지션과의 준수한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데 국내 재즈 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베이시스트 전창민, 드러머 곽지웅, 테너와 알토를 통해 멋진 블로잉을 선보이는 유명한과 펼치는 앙상블 역시 음반에 건실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첫 곡인 동명 타이틀 곡인 ‘Sailng’에서 ‘Golden Lake’로 넘어가는 방식은 쿼텟에서 트리오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온전히 그녀의 연주에 집중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Fly To NY’ 역시 쿼텟 구성으로 특히 유명한은 블로잉의 강약을 통한 곡의 분위기를 흥미롭게 가져가는데 그녀 역시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듯 흥미로운 연주를 선보인다. 뉴욕 거주당시 경험한 거리에 대한 생각을 트리오로 펼쳐내는 ‘Brooklyn Roads’, 매력적인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 ‘Garden Of Heaven’,. ‘Melbourne Ave’, ‘Island’에선 그녀의 뛰어난 작곡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연주와 작곡 모두 자신의 음악적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군더더기 없다는 생각이 든다. 준수한 오리지널을 바탕으로 섬세하면서도 거침없이 펼쳐내는 그녀는 또한 멤버들과의 절묘한 호흡을 보여주며 밴드 리더로서의 면모도 잘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