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y Childs  <The Winds of Change>  Mack Avenue/2023

 

Billy Childs : Piano

Ambrose Akinmusire : Trumpet

Scott Colley : Double Bass

Brian Blade : Drums

 

 

1 The Great Western Loop

2 The Winds of Change

3 The End of Innocence

4 Master of the Game

5 Crystal Silence

6 The Black Angel

7 I Thought I Knew

 

 

타이트한 캄보 연주에서도 빛나는 작,편곡 역량

포스트 밥 기반의 컨템포러리 재즈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작곡능력으로 5번의 그래미를 거머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빌리 차일즈. 사실 그의 장기는 오케스트라 음악이나 대형 앙상블에서 매우 빛을 발하였고 지난 앨범들과 수많은 커미션들이 이를 증명해 왔다. 2017년 발매한 앨범<Rebirth> 로 다섯 번째 그래미를 받으며 스몰 앙상블 음악에서도 정점을 찍은 빌리 차일즈는 코로나 시기에 선보인 <Acceptance>를 거치며 유지하던 쿼텟의 멤버구성을 모두 바꾼다. 스티브 윌슨, 에릭 할랜드, 한스 글라비쉬닉이라 하면 하나같이 현대 재즈 신의 발군이라 할 만한 연주자들이다.

2023년 올해 발매한 본 작 <Wind of change> 에서는 스티브 윌슨의 색소폰에서 앰브로스 아킨무시르의 트럼펫으로 바뀌었고, 무엇보다 브라이언 블레이드라는 모던 드러머의 대명사를 사이드 맨으로 불러들였다. 앨범은 다섯 곡의 새로운 오리지널과 두 곡의 커버 곡을 담고 있다. 커버 곡은 칙 코리아의 명곡 ‘Crystal silence’ 와 케니 배런의 ‘Black angel’ 인데 특히나 ‘Crystal silence’ 는 트럼펫의 아름다운 멜로디 연주가 돋보인다. 첫 곡 ‘The great Western Loop’ 는 그랜드 캐년에서의 하이킹에서의 영감을 바탕으로 쓴 곡으로 피아노 인트로가 인상적이다. 피아노와 트럼펫의 편곡이 점차 사운드를 확장하며 곡의 흐름을 이끈다. 빌리 차일드의 색채감 있는 즉흥연주도 좋지만 앰브로스 아킨무시르의 본능적인 솔로 스토리도 귀를 사로잡는다. 피아노라인을 루프로 사용하며 곡의 이곳저곳에 분위기 환기의 일환으로 배치하는 것도 빌리 차일즈 식 편곡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 타이틀과 동명 곡 ‘Wind of change’ 는 두 번째 트랙에 배치되어 있다. 유니즌으로 시작한 곡은 몇 번의 드라마틱한 무드 체인지를 통해 곡의 흐름을 이어간다.

사실 그의 작곡에서 이런 회화적이면서도 극적인 드라마를 자주 캐치할 수 있는데 이는 어린 시절을 영화의 본고장 LA에서 보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 앨범은 서부의 광활하며 아름다운 풍광과 느와르 영화에서 두루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며 감상한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