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ia Acuña <Duo>

Ropeadope/2022

 

 

Claudia Acuña - Vocals, Bombo Legüero on #9

Kenny Barron - Piano on #1

Christian McBride - Bass on #2

Carolina Calvache - Piano on #3

Fred Hersch - Piano on #4

Regina Carter - Violin on #5

Russell Malone - Guitars on #6

Arturo O'Farrill - Piano on #7

 

 

1. Medianoche

2. Eclipse De Luna

3. Razón De Vivir

4. Jurame

5. Manifiesto

6. Verdad Amarga

7. Piensa En Mi

8. Crystal Silence

9. Yo

 

숨은 실력파 보컬리스트의 반가운 컴백

'90년대 후반에 활동을 시작해 두각을 나타냈던 칠레 출신의 여성 보컬리스트 클라우디아 아쿠냐는 개인적으로 그루브함을 지닌 보컬리스트로 기억된다. 초기 버브나 맥스재즈에서 발매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녀의 음악적인 근간이 라틴 음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녀의 노래는 정통 재즈와 라틴 음악을 중심으로 상당히 리드미컬한 그루브를 표출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또 그루브만이 그녀의 강점은 아니다. 언어가 주는 음악적인 뉘앙스와 라틴 음악 특유의 감성을 매력적으로 표현했었는데, 거기에 가창력도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적잖은 활동 경력에 비하면 과작을 하는 뮤지션이라는 점. 반가웠던 소식은 10년 만에 발표했던 2019년 음반 <Turning Pages>였는데  2022년에 자신의 여섯 번째 정규작 <Duo>를 발표했다.

소개가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작품은 재즈 팬들에게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절 그녀는 이전부터 꿈꿔왔던 듀오 앨범을 구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뮤지션이 바로 케니 배런으로 그와의 듀오를 성사시키면서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레지나 카터, 러셀 말론, 아르투로 오패릴, 카롤리나 칼바치등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음악적 동료들과의 듀오도 성사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한번도 협연하거나 인연이 없었던 프레디 허쉬와의 듀오도 성사시켰다는 것. 이 작품을 처음 구성할 당시에 그녀는 라틴 쪽 작곡가들의 음악을 중심에 두고 라틴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곡인 자신의 오리지널 ‘Yo’와 과거 인연을 가졌던 칙 코리아와 협연을 생각 했다가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칙 코리아의 오리지널인 ‘Crystal Silence‘을 오직 솔로로 진행하고 영어 가사를 붙여 노래를 하면서 전반부와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실제로 이 작품에 나머지 7곡은 전부 다른 뮤지션들과 듀오를 하고 있어 참여한 뮤지션들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이것이 이 음반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그럼에도 라틴 음악 특유의 표현과 감성 역시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며, 곡이 지니고 있는 색깔과 맞는 뮤지션들과의 진솔한 대화, 그것을 표현해 내는 그녀의 역량이 어우러지면서 심플하면서도 멋들어진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러모로 클라우디아 아쿠냐 본연의 매력을 잘 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