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Soyoung Park) <Behind the Clouds> SteepleChase/2023

 

박소영 : Vocals

조윤성 : Piano

전창민 : Double Bass

김종국 : Drums

 

1. Baker's Mood

2. Behind The Clouds

3. Three-Note Samba

4. Like A Rainbow

5. On The Ocean

6. Skylark

7. Now Or Never

8. Moving Forward

9.How I Know

10. Her Voice

 

 

재즈 기본 표현 잘 체득한 여성 보컬의 등장

버클리 음대와 맨해튼 스쿨 재즈보이스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그곳에서 교편과 연주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는 한국 출신 재즈 뮤지션인 박소영이 얼마 전 첫 정규 데뷔작을 발표했다. 지난 몇년 사이 ECM이나 ACT를 통해 순수 한국뮤지션들로 이뤄진 팀이 앨범을 발매하는 일이 드문드문 생겨나고 있는데, 본 작 역시 그런 케이스로 덴마크의 51년 역사를 가진, 전통의 재즈레이블중 하나인 스티플체이스에서 발매되었다. 이 작품 또한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 라인업 전체가 한국인이며 녹음은 이례적으로 미국 스튜디오가 아닌 국내 이레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믹스와 마스터링은 미국의 실력 있는 기술자들에게 맡겨 후반부 작업을 거쳤는데, 100% 그 탓만은 아니겠지만 기본적인 녹음 상태가 꽤나 좋게 들린다. 그리고 박소영의 노래는 여느 국내 여성재즈가수들과 유사하게 맑은 미성계열이지만(대다수 아시아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다수 국내 여성 가수들과 차이가 드러나는 점은 재즈적인 표현, 뉘앙스, 그리고 스윙감이 잘 체득되어 있어서 어색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앨범 첫 번째 수록곡인 ‘Baker's Mood’ 에서부터 재즈보컬다운 맛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영어 발음도 좋아 듣기에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스윙감, 그것도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게 사실 국내 가수들 대부분이 잘 되지 않아 흉내를 내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최소한 박소영의 노래는 그 영역은 벗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스캣에 대한 관심과 노력도 상당히 높다는 걸 이 작품을 들어보면 알 수 있는데, 아예 ‘On the Ocean’, ‘Now or Never’, 과 ‘Moving Forward’ 는 가사가 없는 스캣과 허밍으로만 이뤄져있다. 즉흥으로 이뤄진 부분과 미리 작곡된 멜로디를 부르는 부분이 조합되어 있는 곡들이며 이 곡들을 소화할 때 그녀의 음정과 라인, 곡의 감성들이 엇나감 없이 잘 갈무리 되어 있다는 건 분명 주목해볼 지점! 추가로 리리컬한 멜로디, 그리고 밥적인 라인들을 고루 소화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 또한 그녀가 가진 주요한 매력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뉴욕의 모던한(실험적인 쪽이 아닌) 비밥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데다, 스탠더드 넘버인 ‘Skylark’ 을 제외한 전곡들을 모두 본인이 직접 작곡했다는 점까지(작곡도 작곡인데, 그 곡들이 자연스러운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 오랜 감식안을 갖고 있는 스티플체이스 닐스 빈터 프로듀서가 자신의 로고를 달고 나오게 한데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 오랜만에 등장한, 흉내 내기가 아닌 재즈의 기본 미감을 체득하고 있는 한국 재즈 보컬리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