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션 캐리, 존 레이먼드

 

 

S. Carey & John Raymond <Shadowlands> Libellule Editions/2023

 

 

John Raymond: trumpet, flugelhorn, synthesizers

S. Carey: vocals, drums, synthesizers

Gordi: vocals

Aaron Parks: piano, keyboards

Chris Morrissey: bass

Dave Devine: guitars

Ben Lester: pedal steel

Jeremy Ylvisaker: bass

Chris Thompson: woodwinds

Jeremy Boettcher: bass

 

1 Morning Prayer

2 Calling

3 Steadfast

4 Transient

5 Chrysalis

6 Hollow

7 Blood Orange

8 Already-Not Yet

09 New meaning

10 Beholding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과 미감의 우아한 어울림

우리 삶에 있어 서로 다른 종류의 개체가 융합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새로움을 즐기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경이로운 일인가? 이는 예술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부분일 것이다. 드러머 숀 캐리와 트럼펫 연주자 존 레이몬드의 조합에서 이런 예술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대학 동기로 만난 두 사람은 각각 인디밴드 본 이베어(Von Iver)의 드러머와 보컬리스트로, 또 네 번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재즈 트럼펫 연주자로 각자의 커리어를 쌓아오다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인디, 포크음악의 담백하고 순수한 사운드와 서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재즈적 요소가 절묘하게 혼합된 이들의 음악은 대부분 2019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구상되었다. 그 후 스튜디오에서 여러 차례 만나 녹음하며 ‘Calling’, ‘Steadfast’ 등 차곡차곡 싱글을 발매해왔다.

지난 7월에 발표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첫 번째 트랙 ‘Calling’은 그들이 스스로 밝혔듯이 ‘Shadowlands’라는 한 세계를 대표할 만한 곡으로 두 사람이 각자 갖고 있는 창작의 접근방식, 즉 인디음악의 순수함과 재즈적 색채감을 혼합한, 서정적이며 화성적으로 조화를 이룬 특별한 곡이라고 말한다. 특히 애런 팍스의 독특한 피아니즘이 더욱 그들의 음악적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매력적인 보이스가 심플한 리듬 위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화성적 패턴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사운드, ‘Steadfast’와 트럼펫이라는 악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 ‘Transient’ 등 아주 다채로운 곡들이 실려 있다. ‘Steadfast’와 함께 고디의 보컬이 매력을 발산하는 ‘New Meaning’은 그중에서도 앨범의 백미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앨범 제목은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Shadowlands to Farewell to Shadowlands’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Shadowlands’는 신의 섭리를 외면한 탓에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무지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C.S 루이스의 마지막 삶을 그린 1995년 영화 ‘새도우랜드’의 잔향이 느껴지기도 했다. 10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사운드 엔지니어 브라이언 조셉과 ECM에서 프로듀서로 일한 바 있는 한국출신 정선의 프로듀싱이 돋보인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