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 <김준 헌정앨범 What a Wonderful World ; A Tribute To Kim Jun>

JP Company/ 2023

 

신동진 : Drums

황호규, 신동하 : Bass

찰리 정, SAZA 최우준 : Guitars

성기문, 강재훈 : Piano

 

1. 사랑하니까 - Vocals 웅산

2. 삶의 진리 - Vocals 유사랑

3. 왜냐고 묻지 말아요- Vocals 김장훈

4. 가고픈 나라- Vocals 이주미

5. 미워할 수 없는 너 - Vocals 웅산

6. Blue Smile - Vocals 마리아 킴

7. 그래도 설마하고 - Vocals 웅산

8. Jazzy Lady - Vocals 김준, 이주미

9. What a Wonderful World - Vocals 김준

 

 

작곡가로서의 성과 조명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

한국재즈 1세대 남성 보컬리스트 김준의 헌정 음반이 발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글쓴이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음반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재즈 피아니스트 이영경이 1993년경 발표한 <Pastel Love>. 지금도 카세트테이프로 고이 모시고 있는 앨범 중 하나인데 ‘이영경 Played 김준’이라는 부제대로 이 작품은 당시 촉망받는 이영경이 김준의 ‘사랑하니까’ ‘삶의 진리’ ‘미워할 수 없는 너’ 등을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풀어낸 음반이었다. 이번에 발표되는 헌정 음반에도 바로 이 곡들을 포함, 김준의 주옥같은 곡들이 선곡되어 있어 내심 반가웠다.

김준은 올해 83세(1940년생)가 되었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성악을 전공했던 그는 1961년 예그린 악단에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축적하게 되었고 이때 멤버들과 의기투합, ‘빨간 마후라’로 잘 알려진 4중창단 쟈니 브라더스로 활동하며 주목받았다. 1970년경 그룹 해체 이후에는 미8군 무대에서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약했으며 오아시스 레코드를 통해 다수의 음반을 취입하였다.

그는 작곡가로도 활동, 패티 김의 '사랑하니까', 박경희의 '나 이제 여기에', 장미화의 ‘내 마음은 풍선’, 임희숙의 ‘그래도 설마하고’, 이미배의 ‘Blue Smile’ 등 1천 여곡 이상을 작곡하였다. 또한 1984년 한국재즈모임(KJC) 창립회장과 고문을 역임하는 등 한국 재즈 신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

이번 앨범은 후배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에 의해 기획, 웅산을 비롯해 유사랑, 이주미, 마리아 킴 그리고 대중가수인 김장훈이 참여하여 완성되었다. 웅산은 “김준 선생의 곡들은 알면 알수록, 불러보면 불러볼수록 그 음악세계의 깊이에 대해 알게 된다”며 “이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본 작의 포인트는 바로 김준의 노래처럼 시종일관 담백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피아노와 기타 등 최소한의 악기로 듣기 편안한 재즈를 추구하고 있다. 웅산이 참여한 3곡을 비롯해 ‘왜냐고 묻지 말아요’(김장훈), ‘Blue Smile’(마리아 킴) 등이 이러한 기조의 곡들이다. 반면 이주미가 참여한 2곡은 앨범 중 눈에 띄는 이색 트랙들로 오르간의 그루브가 인상적인 ‘가고픈 나라’와 김준과 환상적인 호흡으로 노래한 ‘Jazzy Lady’가 그렇다. 앨범의 대미는 성기문의 피아노 반주에 김준이 노래하는 ‘What A Wonderful World’로 너무나 유명한 곡이지만 깊이와 연륜이 빚어내는 그의 노래는 호흡마저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 한편 본 작과 더불어 김준의 베스트 곡들을 모은 <“The Best” Living Legend Of Jazz>도 최근 함께 출시되었는데 한국재즈를 지탱해온 거장 김준의 발자취를 일부나마 재조명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