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마사부미 키쿠치 Masabumi Kikuchi [Hanamichi ; The Final Studio Recording Vol.2] Red Hook/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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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abumi Kikuchi <Hanamichi ; The Final Studio Recording Vol. 2>
Red Hook/2025
Masabumi Kikuchi piano
1 Manhã de Carnaval
2 Improvisation II
3 Alone Together
4 Improvisation III
5 I Loves you Porgy
6 Improvisation IV
7 My Ship
깊이와 관조미 모두 투영해낸 노장의 마지막 자화상
마사부미 키쿠치는 일본 재즈 역사에서 선구자이자 혁신가로 인정받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1960~70년대 일본 재즈 씬을 대표하는 모달/아방가르드 재즈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으며, 일본 재즈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의 유작 앨범으로 알려진, <Hanamichi: The Final Studio Recording Vol.2>는 2015년 7월, 사망하기 전인 2013년 뉴욕에서 녹음되었다. 이 녹음 세션 음원은 사후 몇 년간 미공개 상태로 있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이제야 대중에 공개된 것이다. 마치 긴 키쿠치의 음악 여정을 마무리하는 듯한 숭고함까지 느껴지는 이 앨범은 깊은 음악적 사유와 자유로운 즉흥 연주가 조화를 이루며, 그의 마지막 스튜디오 녹음만의 고요하고 깊은 무드를 발산한다.
일본 모달 재즈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70년대에 발표한 ‘Poo-Sun’과 역시 비슷한 시기 발매한 섹스텟 사운드의 정수를 보여주는 ‘Matrix’, 그리고 게리 피콕, 폴 모션과 결성한 트리오 ‘Tethered Moon’은 키스 자렛 트리오와 비교될 정도로 관조적이고 서사적인 트리오 사운드를 들려준다.
키쿠치는 1960~70년대의 아방가르드적인 연주를 들려주던 당시의 앨범에서도 동양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특유의 서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대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녹음에 그 느낌은 극대화된 듯하다. 첫 번째 트랙, ‘Manhã de Carnaval’은 서정미와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조용한 터치와 깊은 감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원곡의 선율을 새롭게 연주한다. 복잡하게 얽힌 멜로디를 풀어나가는 ‘Improvisation II’는 청자로 하여금 긴장과 해방감을 한꺼번에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서 슈워츠와 허워드 디츠의 ‘Alone Together’는 원래 제목에서 느껴지는 모호함은 느껴지지 않고 오직 편안함만이 트랙이 끝날 때까지 청자를 몰입시킨다. 두 번째 즉흥곡인, ‘Improvisation III’는 더욱 실험적이고 대담한 전개가 두드러져, 키쿠치의 창의적 에너지가 극적으로 표출되는 듯하다. 조지 거슈윈과 아이라 거슈윈의 곡, ‘I Love You Porgy’ 역시,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담은 이 곡에서 키쿠치는 원곡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하며, 음악적 해석에 담담함과 열정을 함께 녹여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 앨범은 키쿠치의 즉흥과 명상적 사색, 그리고 재해석의 조화를 탁월하게 보여주며, 그의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탐험할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