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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bute - 이수정(Soojung Lee) - 미처 개화하지 못하고 저버린 미완의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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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개화하지 못하고 저버린

미완의 대기

알토 색소포니스트 이수정(Soojung Lee)      1999. 4 ~ 2026. 1

/MMJAZZ 편집장 김희준 

 

지난 14일 늦은 저녁 느닷없이 전해진 색소포니스트 이수정의 부고 소식은 기존의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타계소식과는 여러 면에서 와닿는 결이 달랐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연주력과 음악성으로 이미 국내 재즈 신에서 실력을 확실히 인정받고 있었고, 특히 필자의 경우 특별한 외부 이슈가 없는 한 향후 10년 이내로 월드 클래스급 재즈 뮤지션으로 성장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안타까움 이상의 큰 상실감이 크게 느껴졌었죠.

 

색소포니스트 이수정의 알토 연주는 연주력, 컨셉트, 톤 등 모든 면에서 국내 여성 혼 주자들 중 단연 원탑이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이 정도의 악기 숙련도를 체득한 것은 박수를 보내 마땅하며, 거기에 국내에선 거의 팬 층이 없다고 봐도 될 현대 재즈에 대한 이해와 표현력 역시 여느 기성 연주자들과 동등한, 때로는 그 이상의 역량을 보여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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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필자가 이수정 본인의 리더 작에 담긴 연주를 두고 적었던 간략한 소개 글 중 일부이며 이 코멘트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금도 동일합니다. 우선 그녀의 연주를 들으면 재즈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죠. 블로잉에서 피지컬한 면모도 확실한 뛰어난데다 색소폰 테크닉 이상의 음악적 아이디어와 작곡능력에 자연스럽고도 확고한 네러티브를 갖춘 임프로비제이션 역량까지, 무엇보다 뮤지션으로서 그녀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재즈의 전통과 모던한 영역의 경계를 적절히 수용하고 넘나들 수 있는 이해도와 센스를 갖춘 연주자라는 점에 있습니다.

 

적어도 국내에선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양자를 자유롭게 소화할 수 있는 연주자가 악기를 불문하고 얼마 되지 않습니다. 관악주자들 중에선 더더욱 그 수가 적은데, 불과 26살이란 젊디젊은 나이에도 그 정도의 전천후 역량을 갖췄기에 그녀는 일찌감치 서로 다른 음악적 성격의 세션에도 두루 초빙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독자적인 아티스트로서 그녀의 진가는 근래 발표된 자신의 리더 작 2종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피아니스트 강재훈과 함께 듀오로 녹음했던 2022년도 앨범, 이듬해 발표되었던 쿼텟 편성의 수작 <Four Seasons> 에 담긴 오리지널 곡들과 이를 표현해내는 편곡적인 방향 등에서 20대 중반의 어린 여성이라고 쉬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성숙하고 깊이 있는 면모들 들려주며 음악가로서도 상당한 경지에 올라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를테면 가을바람의 가슴시린 색소폰 즉흥 이중주, ‘복잡한 휴식이나 ‘Frustration’ 에서 높은 긴장감을 유지한 가운데 역동적인 색소폰 솔로를 풀어내는 모습들은 젊은 나이임에도 발군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 훌륭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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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녀가 미국 유학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미 본토에 머무르면서 커리어를 쌓아나갈 물질적, 심리적 여건이 되었더라면 머지않아 본토의 쟁쟁한 여성 색소포니스트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쳐 보일 수 있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작 자기 스스로에 대한 시선은 너무 차가웠고 또 낮은 자존감으로 자신의 연주를 비하하는 투의 이야기를 자주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기 객관화를 넘어 자학에 가까운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저로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서 왜 자신을 그리 폄훼하는 투로 이야기 하느냐고 나무랐던 적도 있었죠.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선천적인 병마도 나름 잘 견뎌내고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켜나가 현대 재즈 전반을 아우르는 발군의 음악성과 연주력을 체득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자기애를 가지지 못했던 점이 결과적으로 이런 비극이 생겨나게 된 요인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녀가 작년 발표한 마지막 유작 앨범인 <26>은 뮤지션으로서 더 잘 연주하고 싶은 강박에서 벗어나 좀 더 편하게 음악을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었죠. 이 관점이 음악에는 어느 정도 반영이 되었는지 몰라도 자신의 삶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데에는 결국 성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점이 못내 안타깝고, 또 야속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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