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트리오 오브 블룸 Trio of Bloom (Feat. Nels Cline, Craig Taborn, Marcus Gilmore) [Trio of Bloom] Pyroclastic/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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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크랙 테이번, 넬스 클라인, 마커스 길모어
Trio of Bloom (Feat. Nels Cline, Craig Taborn, Marcus Gilmore)
<Trio of Bloom> Pyroclastic/2025
Craig Taborn keyboards
Marcus Gilmore drums and percussion
Nels Cline 6-string and 12-string guitars, lap steel guitar, bass on tracks 4 and 10
2. Unreal Light
3. Breath
4. Queen King
7. Eye Shadow Eye
8. Why Canada
9. Forge
11. Gone Bust
70년대 재즈 록 퓨전의 명맥 현대적으로 계승하다
기타리스트 넬스 클라인, 피아니스트 크렉 테이번, 드러머 마커스 길모어 이 세 명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면, 모두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 아티스트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노이즈 가득한 즉흥 음악에서부터 대중성 짙은 컨트리 록까지 이들은 다양한 음악을 동시에 해낸다. 특히 클라인과 테이번은 불협에 가깝게 들리지만 정교하게 작곡된 음악에, 에너지로 인터플레이하는 프리 재즈적인 작업으로 유명한데, 그래서 이 세 멤버가 앨범을 낸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레 자유 즉흥 앨범을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그 예상을 빗나간다.
드러머 Ronald Shannon Jackson 의 곡 Nightwhistlers 를 재즈 록으로 강렬하게 드라이브하며 앨범의 문을 여는데, 테이번이 베이스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베이시스트의 역할을 맡는다. 그런 연주는 사실 크리스 포터의 Underground 밴드에서 이미 우리가 들었던 연주방식이다.
이 앨범의 음악은 당연히 즉흥성이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멤버 세 명에 의해 미리 작곡된 곡을 연주한다. 세 멤버가 작곡하지 않은 곡이 하나 더 있는데, 웨인 쇼터와 밀튼 나시멘토의 곡 Diana 이다. 쇼터의 걸작 앨범 <Native Dancer>에 수록되었던 이 아름다운 발라드 곡은, 원곡에도 원래 즉흥 연주파트가 없다. 이들도 원래의 의도대로 멜로디 중심으로 펼쳐가지만 사운드는 훨씬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이들의 곡이 아닌 세 곡 중 마지막은 유럽 재즈 록의 상징적인 인물인 노르웨이 기타리스트 테르예 립달의 곡 Bend It 이다. 어쩌면 이 곡의 선곡이 앨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일 수 있는데,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를 떠올리게 되는 70년대 재즈 록적인 뉘앙스는 앨범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다.
앨범에서 가장 긴 곡은 유일한 즉흥 연주 곡인데, 정확히 10분의 러닝타임 동안 노트를 나열하는 즉흥이 아닌, 루프와 그루브로 채운다. 그래서 유일한 즉흥임에도 다른 곡들과 따로 분리되지 않고, 전체의 색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70년대 재즈 록 음악은 근래의 테트니컬한 퓨전 재즈보다 덜 멜로딕 했음에도 지금의 퓨전 재즈보다 훨씬 큰 인기를 누렸다. 재즈 록은 그 후 복잡한 멜로디와 다양한 코드 변화로 지금에 이르게 되었지만, 돌이켜보면 당시의 에너지와 그루브 중심적이었던 재즈 록을 그대로 현대화한 음악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의 음악이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동시에 더 멋지고 세련되게 들린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