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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장이 직접 소개하는 재즈와 여러 음악 관련 이야기들. 아티스트 추모 칼럼에서 인터뷰, 이슈및 논란이 되는 여러가지 사안들을 포함해, 다양한 시각을 담보한 여러 종류의 글들이 함께 다뤄지게 됩니다. 음악을 듣고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좀 더 폭넓고 깊이있게 가져가고자 기획된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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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Special Column 키스 재럿(Keith Jarrett) [The Köln Concert] 발매 50주년 특집 - 드넓은 보편성에 기인한 압도적 멜로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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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öln Concert 50th Special Edition>  발매기념 특집 칼럼  Part 1

키스 재럿(Keith Jarrett)      

 

드넓은 보편성에 기인한 압도적 멜로디 풍경!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의 이름을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널리 알리는 시발점이 된 작품을 꼽으라면 악기 편성에 상관없이 <The Köln Concert>를 우선적으로 꼽는 게 맞을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만 51년 전인 1975년 1월 24일 독일 쾰른에 위치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사전 공연 스케줄로 인해 11시가 넘은 늦은 밤 열려야 했던 이 공연 실황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공연을 기획했던 당시 18살의 어린 베라 브랜데스(Bera Brandes)가 오페라 하우스 측과 협의해 마련한 것으로 그녀가 그 시기까지 기획한 다섯 번째 재즈 공연이었습니다. (그녀가 준비한 첫 재즈 공연은 불과 15살의 나이에 이뤄졌습니다. 이후 ‘70년대에 접어들어 CMP 레이블, 그리고 뒤이어 Intuition 같은 내실 있는 독립레이블을 만들면서 레이블 프로듀서로서의 면모도 보여줬습니다. 커리어 통산 350 타이틀 이상의 재즈 앨범을 만들어낸 것만 보더라도 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은 분명합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컸던 그녀는 당시 새롭게 등장한 젊고 새로운 음악성을 보여주던 재즈 뮤지션들 가운데 한명인 키스 재럿을 섭외해 무대에 올리고자 했는데 그 공연에서 미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죠. 사전에 재럿 측은 베젠도르퍼 풀사이즈 피아노 (Bosendorfer 290) 을 공연을 위한 연주 악기로 전달을 해둔 상황이었고 기획자 역시 그걸 오페라 하우스 측에 전달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보다 사이즈가 더 적은 피아노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그조차도 제대로 조율이 안되었고, 저, 고음역대에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는 리허설용 피아노였다는 사실을 공연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야 알게 되었다고 하죠. 급하게 풀 사이즈 베젠도르퍼를 공수하려고 했지만 그 당시 날씨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옮겼다가 고가의 피아노에 큰 결함이 생길 우려가 커서 결국 공연장에 구비된 소형 베젠도르퍼 그랜드 피아노를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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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재럿의 입장에서는 악기도 자신이 요구한 게 마련되지 않은데다 이전 날 공연 장소였던 스위스에서 소형 자동차로 힘들게 이동하면서 피로도 많이 누적된 상태, 거기에 6시간 넘게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재럿의 오랜 고질병이었던 허리 통증도 심해져서 처음에는 이 공연을 취소하려고 했었습니다. 이걸 힘들게 설득해 공연을 진행하도록 한 게 기획자인 베라 브렌데스였다고 하죠. (그녀의 공헌은 바로 이 공연이 어떻게든 치러질 수 있도록 재럿과 만프레드 아이허를 설득한 점 하나입니다. 아마도 프로모터 경력상 당시 오페라하우스에서 처음 진행되는 재즈 공연을 자신의 손으로 이뤄내고 싶은 생각도 있지 않았을 까 싶고, 또 당시 늦은 시각이었음에도 준비된 티켓이 모두 매진되었다는 사실 또한 재럿이 이 공연을 취소하지 않도록 어린 프로모터가 설득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었을 걸로 짐작합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그날 밤 11시 30분 즈음부터 1시간 조금 넘게 키스 재럿은 쾰른 오페라 하우스에서 피아노 독주 공연을 가졌고 이 녹음은 연주가 이뤄진 그해 초겨울에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지금 재즈 역사에 가장 많이 팔린 피아노 독주 앨범이자, 전 세계에서 장르를 초월해 가장 많이 팔린 피아노 독주 앨범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수치상 집계는 어렵지만 현재 추정치가 400만장이 넘었으며 그게 코로나 펜데믹 마지막 시기였으니  2년 정도 지난 지금은 판매수량이 더 늘어났을 겁니다. (그런데 미 본토에서는 아직 이 앨범이 골드 레코드조차 기록하지 못하고 있죠. 그러니까 400만장 가까운 수치가 미국 시장을 제외한 유럽과 일본, 그 외 각 국가에서 판매된 데이터를 모은 거라는 얘기입니다)  

왜 이 음반이 유독 키스 재럿의 다른 피아노 솔로 레코딩보다 월등한 판매고를 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런 높은 대중적 선호도와 동시에 평단및 다수의 뮤지션들에게서도 찬사를 받는 양수겹장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사실 초기에는 여러 가지 비판적인 견해들도 나왔으나 시간이 지난 지금 확고한 명반으로 찬사를 받게 되었는데 이번 50주년 발매에 맞춰 본 칼럼을 통해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많은 판매고를 이뤄낸 것과 예술적 성취가 맞물리는 건 결코 아니지만 재럿의 솔로 레코딩중 베스트를 꼽을 때 어느 저널을 막론하고 쾰른을 제외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만큼 음악적 성과도 자타공인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고 봐야 할 겁니다.  

한편 본 칼럼은 쾰른 콘서트로 인해 감춰진, 혹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키스 재럿 피아노 솔로의 숨겨진 광대한 비경들에 대해 여러 각도로 살펴보는 지면을 포함, 총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할 예정입니다. 우선 그 첫 번째로 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씨가 지금까지 발매된 키스 재럿이 지금까지 발표한 총 23개의 피아노 솔로 정규 앨범(클래식 및 오르간 연주 앨범, 부트렉 녹음 제외)을 꼼꼼히 모니터링한 이후 고민 끝에 선정한 키스 재럿 피아노 솔로 앨범 8선을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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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로 쾰른 콘서트는 키스 재럿이 지금까지 시도해온 수많은 즉흥 솔로 라이브 가운데 가장 뚜렷하고 심플한 테마 멜로디(에 가까운) 프레이즈들이 각 파트마다 담겨져 있습니다. 전체 두 개의 파트로 나눠진 가운데 두 번째 파트는 별도로 세 개의 구분을 하고 있는데 그 중 마지막 파트 3는 사실 앙코르이며 즉흥 연주곡이 아니라 기존 키스 재럿이 작곡했던 Memories of Tomorrow 를 약간의 추임새를 더해 연주한 것입니다. ECM 측에서 이 곡에 오리지널 곡 제목을 붙이지 않고 파트 3라고 남긴 덕분에 이 앨범 전체가 완전한 자유즉흥 연주인 것처럼 소개가 되었지만 엄밀히 이 곡은 확실한 원전이 존재하는 것이죠. 이 점은 이번에 새로 제작된 쾰른 50주년 기념 에디션에 수록된 해설지에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 중 파트 1과 2의 a,b 파트는 재럿이 그날 그 장소에서 선보인 자유즉흥이지만 기존 재럿의 어떤 피아노 솔로보다 뚜렷한 멜로디와 상대적으로 친숙한 코드 진행이 마치 사전에 작곡된 부분이 아닐까 착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 멜로디는 가스펠적인 요소를 포함, 기존의 재즈적인 전통을 따르지 않은 채 자유롭게 흘러가죠. 

 

이 멜로디에 대한 강한 인상은 재즈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일반 리스너들에게도 쉽게 어필하고 다가갈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어떻게 즉흥 연주인데 이렇게 작곡된 것과 같은 정제된 멜로디 라인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다수의 일반인 감상자들을 사로잡은 핵심 요인이었죠. 

 

인상적인 멜로디에 의한 상승무드로 끌어올려진 파트 1에 이어 중반부 이후 파트 2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은 앞선 부분과 확연히 다른 음악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좀 더 밝고 역동적인 흐름을 들려줍니다. 마이너함이 기조를 이룬 파트 1의 전개와 달리 두 번째 파트에서는 마치 로큰롤 인스트루멘틀처럼 백비트의 그루브를 기반으로 한 도입부 테마가 몸을 들썩이게 만들죠. (어떤 면에서는 부기우기 같고 또 빌리 조엘의 피아노 연주 같이 들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기조는 곡 전체 러닝 타임의 절반이 넘어서는 시점까지 이어지며 이후 8분 여대에 와서 사실 마무리가 되며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를 끊지 않고 재럿은 한 몸으로 이어가는데 앞부분의 연주 내용에 기본을 둔 변주로 스토리가 만들어져나가기 때문입니다. 

 

필자 개인적으로 쾰른 콘서트의 가장 빛나는 지점은 바로 파트 2의 a의 중후반부에서 b로 이어져 가는 시점, 그리고 b의 연주 내용 전체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피아노 전 음역대를 폭넓게 활용하지 않고서 주로 중음대의 노트들을 반복적인 오스티나토로 강하게 어필하는 연주는 제한적인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상당히 중독적인 감흥을 전해줍니다. 마치 엘빈 존스의 점진적 상승기조의 드러밍이 계속 긴장감을 고조시켜나가며 시나브로 빌드 업해나가는 순간을 피아노로 재현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데 이 클라이맥스는 이 앨범을 제대로 들은 분이시라면 절대로 외면할 수 없는 키 포인트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첫 파트 1에서 심플한 아름다움이 담긴 테마 멜로디에서 시작해 전혀 다른 폭포수와 같은 감정을 쏟아내는 파트 2의 b까지, 당시 재럿 본인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스토리와 풍경들로 이어져가는 이 순간! 이 작품이 장르적 경계의 모호함을 넘어서 그 자체로 예술적 가치를 비로소 획득한 지점이라고 필자는 감히 확신합니다.   

(Part 2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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