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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재즈외 장르 음반들도 가끔 소개할 예정) 제목 앞에 ⚡표시가 있는 앨범은 음악 플레이어가 별도 삽입되어 있습니다.

Johnk

해외앨범 가브리엘 카바사 Gabrielle Cavassa [Diavola] Blue Note/2026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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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rielle Cavassa    <Diavola>        Blue Note/2026

 

 

Gabrielle Cavassa   Vocals

Joshua Redman   Tenor Saxophone

Jeff Parker   Guitar

Paul Cornish    Piano

Larry Grenadier    Acoustic Bass

Brian Blade    Drums

 

1. Heaven Sighs

2.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3. Prisoner of Love

4. Bossy Nova

5. To Say Goodbye

6. Angelo

7. Be My Love

8. Diavola

9. Could It Be Magic

10. La notte dell’addio

 

 

내면에 자리한 양면성, 관조적 음악으로 형상화해내다

가브리엘 카바사라는 이 여성 보컬리스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아마도 대다수의 재즈 팬들이 그랬겠지만)  2023년 블루노트에서 발매된 조슈아 레드맨의 <Where Are We>를 통해서였다. 조슈아 레드맨의 보컬과의 커리어 첫 프로젝트라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앨범이었는데 앨범의 무드도 흔한 재즈 보컬 앨범의 클리셰를 벗어나 신선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 앨범에서 가브리엘 카바사의 피처링은 마치 신의 한수와도 같았다. 일단 앨범이 추구하는 정서를 매우 잘 그려내고 있었으며 완숙함마저 느껴졌기에, 그녀를 두고 떠오르는 신예 재즈 보컬리스트로 여기기보다는 숨겨져 있던 보석과 같은 아티스트를 뒤늦게 발견한 기분이었다. <Where Are We> 은 블루노트의 현 사장인 돈 워즈(Don Was)가 프로듀싱하였는데 아마도 이 앨범을 작업하며 가브리엘 카바사의 재능과 가능성을 눈여겨 본 듯싶다.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렇게 가브리엘 카바사의 블루노트 데뷔앨범 <Diavola>는 탄생하게 되었다. 

 

조슈아 레드맨과 돈 워즈는 이 앨범에서 공동 프로듀싱으로 그녀를 강력히 지지해주고 있다. 가브리엘 카바사는 샌프란시스코의 주립음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2017년 뉴올리언즈로 이주하여 클럽들을 중심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장에서 음악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그녀는 2021 사라 본 재즈 보컬 컴피티션(International Sarah Vaughan Jazz Vocal Competition) 에서 우승하게 된다. 이후 2023년 조슈아 레드맨의 앨범에서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그녀는 재즈 신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된다. 

그녀의 목소리는 재즈 보컬리스트의 소울과 가창력, 테크닉을 두루 갖추고 있다기 보다는 친근하면서도 담백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정적이며 세밀한 감정의 표현에 아주 능하며 이는 분명 그녀의 음악세계에서 과하지 않게 곳곳에서 훌륭히 드러나고 있다. 

 

이 작품 <Diavola>는 매우 흥미로운 컨셉트로 가브리엘 카바사의 내면세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내면에 두 개의 서로다른 인격이 있음을 가정한다. 이 두 인격에 ‘Angelo’ 와 ‘Diavola’ 라고 이름을 붙인다. 이 두 인격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으며 마치 선과 악처럼 상반된 이면을 가지고 있다. 내면 깊숙이 자리한 상반된 감정을 가상의 두 인물로 투영하고 이를 두 개의 노래로 발표한 것이 바로 트랙 ‘Angelo’ 와 ‘Diavola’ 이다. ‘Angelo’는 더블 베이스의 보잉으로 클래식한 정서를 이끌어내고 있다. 원곡의 이탈리어 가사로 노래하고 있으며 카바사의 절망을 표현한다. 어두움에서 시작해서 밝은 빛을 향해 가는 여정을 그려낸다. 

반면 ‘Diavola’에서는 천사 같은 위치에서 시작해서 결국은 무너져 내리면서 ‘Diavola’가 되는 스토리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Angelo’보다 더 극적이며 자유로운 흐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베이시스트 알렉산더 바르샤프스키와 공동으로 작곡하였고 나머지 곡들은 전부 그녀가 작사했다고 한다. ‘Diavola’는 가장 마지막에 완성된 곡이다. 큰 압박과 스트레스 속에서 완성된 곡이라고 하는데 매우 극적이며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Diavola’와 ‘Angelo’는 서로로 변해가며 상대방을 비추는 흔적과 같으며 상반된 면으로 표현되지만 동시에 하나의 동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컨셉트를 설정하여 내면을 탐구하는 음악을 만든 것은 매우 신선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트랙들의 면면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때에 따라 다소 실험적인 면까지 눈에 띈다. 이를테면 아름다운 발라드 곡 ‘Be My Love’ 는 조슈아 레드맨의 제안으로 화성파트를 아예 없애는 모험을 감행하였다. 그럼으로서 반주는 단출해지지만 가브리엘의 목소리에 감상의 무게중심이 더 실리는 경험도 하게 된다. 스탠더드 팝 뮤지션 배리 매닐로우의 히트넘버 ‘Could It Be Music’ 은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곡이다. 블루노트에서의 선곡치고는 매우 특이한 선택이 아닐 수 없지만 이 곡 역시 가브리엘의 목소리와 그녀 특유의 레이드 백으로 운치 있게 거듭나고 있다. 

조슈아 레드맨의 앨범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가브리엘은 어떤 멜로디를 부르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고유한 개성을 이미 찾아냈다는 얘기. 무엇보다도 프로듀싱을 맡은 블루노트의 사장 돈 워즈는 “이 음악이 당신에게 어떤 감정을 전해주는가.” 라는 관점을 가지고 접근했다고 한다. 그만큼 <Diavola>은 청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무언가를 갖춘, 뛰어난 미감의 앨범임에 분명하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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