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 [피츠제럴드 단편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꺼꾸로 간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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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박경서 옮김 | 아테네 | 2007년 11월 30일 출간 | 424P

피츠제럴드 단편선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9년 01월 20일 출간 (1쇄 2005년 출간) |404P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펭귄클래식 1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박찬원 옮김 | 웅진씽크빅 | 2009년 01월 02일 출간 | 404P
F. 스콧 피츠제럴드는 미국 작가 가운데 단편소설을 가장 많이 쓴 작가다. 그는 잡지에 쓴 단편소설이 꽤 모이고 나면,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만 추려 단편집을 냈다. 그래서 출간한 것이 고작 네 권의 단편집이었으니, 한 권당 열두 편의 작품을 실었다고 계산해도, 그가 쓴 160여 편의 단편소설 가운데 3분의 2가 버려진 셈이 된다. 피츠제럴드는 자기 관리가 허술한 알코올중독자였지만, 책을 낼 때만큼은 자신에 대해 꽤나 엄격했다.
『피츠제럴드 단편선』(민음사,2005)을 옮긴 영문학자 김욱동은 그가 쓴 작품에는 옥석이 뒤섞여 있고, “대부분의 작품은 김빠진 맥주처럼 싱겁고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160여 편의 작품 가운데서 줄잡아 열대여섯 편은 미국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문학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주 훌륭하다.”라고 상찬했다.
독자들은 이 선집과 더불어 피츠제럴드의 첫 번째 단편집을 고스란히 옮긴『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아테네,2007), 그리고 두 번째 단편집을 옮긴『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웅진씽크빅,2009) 에 실린 총 스물여섯 작품을 통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딱 두 편이 중복된다).
세 권에 실려 있는 작품 가운데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1922년『매트로폴리탄 매거진』12월호에 발표된「겨울 꿈」이다. 이 작품의 무대는 피츠제럴드의 고향인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근처에 있는 화이트베어 호수 마을이다(작가는 이름을 ‘블랙베어’로 고쳤다). 열네 살 난 덱스터 그린은 그곳의 식품상회 아들로 용돈을 벌기 위해 근처 골프장에서 캐디를 하고 있었다. 인기 있는 캐디였던 그는 어느 날 골프를 치러 온 열 한 짜리 소녀를 본 순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결심을 한다. 소녀는 그 지역에서 이름난 부자의 딸 주디 존스였다. 그녀를 본 순간 그에게는 ‘꿈’이 생겼다. 그녀를 신부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성공을 해야 했는데, 장편과 단편을 포함한 피츠제럴드의 모든 소설 속에서 성공의 공식은 다름 아닌 부자가 되는 것이다.
야망을 품은 소년은 억척같이 노력해서 동부의 명문 대학을 졸업한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그 지역에서 제일 큰 세탁소 체인점을 세운 그는, 스물네 살 때 “북서부 지방에서 내 또래 어느 누구보다도 돈을 많이 벌고 있습니다”라고 뻐길 정도가 되었다. 그제서야 그는 주디와 사귈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데, 그의 꿈을 지배하는 주디는 어떤 여성인가? 그녀는 “난 누구보다도 예뻐요. 그런데 왜 행복할 수 없나요?”라고 말하는 여자다. 노골적으로 부를 추종하는 그녀가 뭇 남성을 다루는 방식은 키스를 미끼로 여러 남자를 애태우며 서로 경쟁시키는 것이다. “주디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매력을 아낌없이 활용하여 쫓았다. 그녀가 하는 어떤 일에서도 정신적인 측면은 아주 조금밖에 없었던 것이다.”
1918년 3월, 미국은 연합군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그동안 주디를 연모했던 덱스터는 그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힘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장교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난다. 전쟁이 끝난 뒤 뉴욕에 자리를 잡은 그는 서른두 살 나이에 “너무나 큰 성공을 거두어 이제 그가 넘어서지 못할 장벽”이란 없을 정도가 된다. 하지만 그에게는 무엇인가가 사라져버렸다.

소설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피츠제럴드는 이 작품을 좀 더 확장하여 세 번째 장편소설『위대한 개츠비』(1925)를 썼다. 그런데 알고 보면『위대한 개츠비』뿐 아니라, 피츠제럴드의 많은 작품이「겨울 꿈」에서 선보인 주제와 플롯을 되풀이 한다. 피츠제럴드는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실업자가 된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자랐는데, 열여덟 살 때 시카고 최상류층 가문의 딸인 두 살 연하의 기네브라 킹에게 차였다. 이후, 육군 소위 시절 주 대법관 판사의 딸 젤다 세이어와 약혼까지 했으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혼녀에게 파혼 당했다. 이 두 번의 경험이 그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1933년에 발표한 수필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작가들은 대부분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한다. 우리는 삶에서 감동적인 경험을 두세 가지 겪게 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작가로서의 기술을 배운다. 우리는 두세 가지 이야기를 아마 열 번, 독자들이 들으려고 하는 한 어쩌면 백 번이라도 되풀이해서 말한다. 물론 이야기할 때마다 새롭게 변장하면서 말이다.”
미국 문학사에서 피츠제럴드는 항상 ‘재즈 시대 The Jazz Age’ 혹은 ‘광란의 20년대 Roaring Twenties’ 와 연관되어 설명된다. 까닭은 1920년에 출간했던 첫 단편집에 실린「베르니스 단발을 하다」에서 그가 일찌감치 그 용어를 사용했던 데다가, 1923년에 나온 두 번째 단편집의 원제가 바로『Tales of the Jazz Age(재즈 시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사는 1919년 5월 1일 노동절 폭동에서부터 월스트리트 주가 대폭락이 일어난 1929년 10월 24일까지를 ‘재즈 시대’라고 한다. 미국은 1921~1928년까지 8년간 연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미국 가정의 60%가 연간 1,500달러를 웃도는 소득을 올렸다.
하지만 피츠제럴드가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 것은 그가 작품과 표제에 그런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도 그는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불렸을 것이다. 당대의 광고업자였던 브루스 바턴은 1925년, 예수를 기업가이자 광고업자라고 주장한『The Man Nobody Knows(아무도 모르는 남자)』를 출판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이 책에서 “예수는 신입 사원 12명을 고용하고, 그들과 함께 세계를 지배하게 될 조직을 건설했다.”라고 썼다.
자유로운 사업을 통해 지상낙원을 창조할 수 있다면, 사업은 종교이다. 이런 시대정신을 간파한 피츠제럴드는 성공의 공식을 쫓는 내성적인 청년과 풍요에 눈 먼 말괄량이 여성을 등장시켜, 물질과 이상으로 찢긴 인간관계와 성공의 뒤꼍에 웅크린 순수했던 꿈의 상실을 묘사한다.
‘재즈 시대’가 시작하는 것과 함께 피츠제럴드는 미국에서 최고로 비싼 원고료를 받은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그가 재즈를 진지하게 음미했다는 흔적은 그를 추적한 평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의 단편집에 나온 여러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는 재즈를 춤에 부속된 반주 또는 ‘춤 문화’로만 인식했지, 음악으로는 대접하지 않은 기색이 뚜렷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질책할 필요는 없다. 1920년대 초부터 향후 10년 동안은 분명 스윙재즈 시대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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