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혜원) - 좀 더 진실되게, 저 자신의 내면 음악에 담아냈죠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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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리더작이자 세번째 솔로 정규 프로젝트로 돌아온 재즈/팝 싱어송라이터
Moon(혜원)
좀 더 진실되게,
저 자신의 내면 음악에 담아냈죠
솔로 아티스트로서 10여년 가까운 시간, 그 이전 윈터플레이를 해온 기간까지 포함하면 20년이 넘는 세월, 혜원은 오랜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을 거치면서 자기 자신의 본령이 어디에 있는 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묻고 또 바라보는 연습을 해왔다. 그렇게 자각을 거듭한 결과 음악에 자신의 본 모습을 가식 없이 담아내는 순도가 이전보다 조금씩 높아졌다. 최근 발표한 신작 <Paper Wing>은 그 어느 때보다 그녀의 내적 자화상이 잘 투영되어 있으며 작품을 만들어낸 완성도도 한층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꾸준하게 자신을 가다듬고 발전시켜나가려는 노력에 더해 스스로 진짜로 원하고 또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년동안 자각하기 위해 성찰해왔다는 그녀!
유명 셀러브리티와 자신의 음악을 풀어내는 아티스트로서의 경계선에 높여 있던 혜원의 과거는 이제 온데간데 없이 온전한 그녀 자신의 음악으로만 이야기하려 한다. 그것도 아주 솔직하게! 인터뷰/MMJAZZ 편집장 김희준 사진/Ho Moon

2018년 첫 솔로 앨범 <Kiss Me> 를 발매 한 지 어느새 8년이란 세월이 흘렀어요. 윈터플레이 이후로 따져도 이제 적잖은 시간 솔로로 활동하신 셈이고 리더작도 일본에서 발표한 작품을 포함해 총 7장이나 되더군요. 돌이켜보면 엄청 부지런하게 활동해 오신 셈인데, 어떤 느낌이 드시는 지 궁금해요.
일단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요. 사실 1집 낸게 그렇게 오래된 거 같지 않은데 어쩌다 그 앨범 노래 다시 듣게 되면 목소리가 무척 어리다는 생각이 바로 들더라구요.그리고 나서 따져보면 그때서야 시간 흐른걸 실감하게 되곤 하죠(웃음) 일단 제 입장에선 그렇게 시간 가는 것에 대한 인식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열심히 작품만들고 공연하다보니 여기까지 온거라 별도의 감흥이 있는건 아닌거 같아요. 다만 작품 활동을 꾸준하게 해나가면서 저 자신이 음악으로든 가사로든 새롭게 해나갈 수 있는 계기들이 이어지고 또 스스로에 대한 인식도 예전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하게 되다보니 솔로 아티스트로서 내공이 좀 쌓여가는 것 같다 정도인거 같아요. 이제 뭔가 조금씩 알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 주변 뮤지션들만큼이나 저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과정이 쌓여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발표된 혜원씨의 작품 성향을 살펴보면 피아니스트 츠요시 야마모토와 함께 하는 어쿠스틱 재즈 보컬 컨셉트와 작, 편곡 프로듀싱이 중심이 된 팝/재즈 프로젝트 이렇게 두 줄기로 나눠서 이야기할 수 있을거 같아요. 이걸 처음부터 계획으로 의도한 건지 아니면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된건지가 궁금해요.
처음부터 이렇게 계획을 잡고 두가지를 해나갸려고 한건 전혀 아니에요. 해오다가 하나씩 인연이 만들어지고 ㄸ필요한 걸 찾고 만들어가면서 틀이 마련된거라고 보시면 될거 같아요. 팝관련 작업은 처음부터 해온 것이니, 어쿠스틱 재즈 프로젝트에 관해 좀 더 이야기드리자면 예전 윈터플레이 때부터 계속 쭉 일을 도와주시던 그 히로시 아오노라는 레이블 대표님이 계셔요.그 분이 유니버셜 재팬에서 재즈 클래식 사장님이셨다가 지금은 은퇴를 하셨고 현재는 자기 레이블 갖고 있으면서 소소하게 일을 계속 해오고 있으신데, 현역시절만큼 적극적으로 하시는 편은 아니세요.
근데 이분이 제 앨범을 항상 내고 싶어 하셨었거든요. 예전 윈터플레이 때부터 제 솔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고 결국 첫 앨범을 만들게 되었죠. 그러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일본에서 다시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저도 있었던 차에 그분과 이야기가 되서 그 분이 제게 어쿠스틱 재즈 편성으로 앨범을 한번 내보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시더라구요. 마침 이제 조금 더 재즈 같은 진짜 스탠다드 재즈 터치 앨범 내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저도 할 때쯤이었던게 그전에 제 1, 2집도 팝 커버나 그다음에 크로메티 프라다이스 앨범도 제가 곡을 썼지만 되게 팝적인 앨범들 때문에 조금 더 좀 더 재즈 같은 더 재즈 스타일의 곡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게 되게 맞아떨어진 거예요. 그 과정에서 일본의 츠요시 야마모토라는 저명한 피아니스트를 소개해주시면서 츠요시도 마침 보컬 앨범을 하나 하고 싶어 하니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자 해서, 시작이 되었죠. 그렇게 이 미팅을 하고 함께 작업을 시작하게 된거죠. 그게 2023년이고 콜라보레이션 앨범인 <Midnight Sun> 이 다음 해에 처음 나오게 되었죠. 지금까지 EP 포함 넉장의 앨범을 만들어낸 것만 봐도 츠요시 야마모토와 함께 할수 있게 된건 제게 큰 기연이고 또 상호 교감이 좋았기에 생긴 결과라고 생각이 들어요. 올해 하반기에 츠요시와 또 작업할 계획도 준비되어 있답니다(웃음)

이번 새 앨범에서 음악적 분위기, 표정이 전작보다 더 선명하고 다채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녹음 퀄리티도 더 수려하게 들리던데 어떤 점을 신경써서 만들려고 했는지
환경적인 면에서는 그냥 심플하게 돈을 좀 더 투자했죠(웃음). 우선 더 좋은 스튜디오 공간을 통해 녹음을 했고 녹음을 위해 일본에서 이전에 함께 작업해온 뛰어난 엔지니어인 히타니 슌로쿠(Hitani Shunroku)를 섭외해 작업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그 분이 마침 한국에 개인적으로 올 기회가 되서 오는 김에 이 참에 녹음을 진행하자 해서 한건데 다른 체류비용도 안받으시고 그냥 순수하게 녹음작업한 것만 받겠다고 하셔서 좀 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죠.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녹음 공간도 금천구쪽에 위치한 인피니티 스튜디오라고 아주 좋은데다 일단 구비된 마이크 포함한 장비들이 너무 고급이어서 녹음한 걸 듣는데 이거 우리 악기 소리 맞는 거냐고 멤버들끼리 놀란 적도 있었을 정도였죠. 음악에 대한 부분은…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걸 이야기 드리자면 밴드 멤버와 함께 소통하고 합을 맞춰온 기간이 많이 쌓이다보니 이제 색깔을 만들어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번 앨범 같은 경우 기타에 참여한 김수유를 빼면 모두 첫 앨범 때부터 계속 팀으로 같이 해온 연주자들이거든요. 제 음악에 대한 이해도 다들 충분히 갖추고 있는데다 서로 아이디어도 편하게 주고받다보니 팀 사운드가 만들어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군요. 거기에 곡이 갖는 매력도 이전보다 더 뚜렷해진거 같아요. 장르적인 방향은 비슷하지만 더 세련된 모습을 띠고 있지 않나 싶은…베이스와의 듀오곡인 Madam Lie 와 The November Song 같은 곡은 이전 혜원씨의 음악에서 느끼지 못한 감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들어주셔서…개인적으로 느끼는 게 이제 작곡과 가사를 쓸때 저의 내면에 쌓인 걸 솔직하게 풀어내려고 하거든요. 이전에 멋 모를때는 일하듯이 억지로 짜내는 느낌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제가 갖고 있는 감성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면서 이를 곡과 가사로 어떻게 풀어낼 지 생각하고 있어요. 일하듯 할당량을 채워내는 식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게 곡에 잘 묻어나서 그렇게 들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매일 빼놓지 않고 산책하고 또 운동도 하는 편인데 이 부분도 곡을 만드는 데 영감을 준 거 같아요. 꾸준하게 걷는게 제 생각과 느낌을 잘 정리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밴드 멤버들도 여기에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솔로 데뷔 이후 10년 가까이 거의 멤버 변동 없이 같이 해오면서 경험이 쌓이다보니 팀으로 완성도가 확실히 더 높아졌거든요. 모든 파트의 연주자들이 제 음악을 잘 알고 또 어떻게 접근해야할 지 아니까 연주에 군더더기가 없어지고 할말만 딱 정돈해서 하는 능력들이 아주 좋아진 거 같아요. 저 역시 전체 멤버들을 보면서 구상도 하고 그들의 연주 특성과 솔로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곡을 쓰기도 할 정도라 이젠 원 팀으로서의 단단한 교감이 만들어진거라고 봐요. 그래서 곡이 더 잘 표현되다보니 좋게 들으신 거 아닌가 생각되요.
피아니스트 심규민과의 파트너쉽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같이 한지 얼마 되었죠? 그와 함께 작업하면서 음악적으로 지금과 같은 팝과 재즈의 밸런스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아 근데 연주자들을 알고 지낸 거는 사실 규민이가 제일 짧아요. 실제로는 드러머인 동진이를 제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죠. 제가 클럽에서 노래하던 21살부터 알았으니까 동진이는. 그때 같이 클럽에서 연주할때 저희 밴드 기타리스트인 준 스미스를 얼마 뒤 클럽에서 만나서 알았고… 그렇게 한명씩 알게 된 과정의 제일 마지막이 규민이에요. 그런데 이야기하신 것처럼 음악적인 소통과 아이디어, 팝적인 접근으로 곡을 작업할 때 규민이가 많은 도움을 줘요. 제가 보기에 재즈만큼이나 대중음악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서 편곡이나 프로듀싱 할때 아이디어를 쏠쏠하게 주죠. 라이브 연주할때에도 그런 센스가 발휘될때가 종종 있어서 같이 연주하면 넘 재미있어요. 작년에 규민이와 같이 듀오로 클럽 투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같이 해보면서 느낀게 규민이는 음악적인 배경지식이 넓어서 그런지 제가 모호하게 뭉뚱그려 던져도 이걸 구체적으로 딱 마춤하게 잘 그려내는 능력이 좋더라구요. 모든 면에서 저랑 너무 잘 맞는거 같아요.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로 피아노-보컬 듀오로 앨범을 같이 만들어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아직 구상단계이고 곡을 쓰는 중이라 어떻게 방향이 나갈지는 두고봐야 되겠지만 지금과는 좀 다른 음악적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아마 다음번 국내 프로젝트는 이걸로 가게 될거 같아요.

참! 혜원씨가 일본 재즈 신을 제작단계에서부터 경험한 입장에서 그곳의 프로세스와 환경이 어떤지, 국내와 차이가 어떤지 이야기해줄수 있을 꺼 같아요.
음… 일본은 일단 앨범 제작과정에서 제게 소소한 개입을 전혀 안해요. 너무 신경 안 쓰는거 아냐? 싶을만큼 그냥 믿고 맡기는 타입이더라구요. 아마도 워낙 오랜 기간 일본의 재즈 신에서 잔뼈가 굵은 츠요시 야마모토가 계시니 더 믿으셔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긴 한데, 녹음, 연주 전체적으로 큰 틀만 잡고 나머지는 뮤지션들에게 맡기는 편이었어요. 그보다 제가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일본은 뮤지션, 스텝, 레이블 관계자, 미디어 관계자와 팬들까지 대부분 나이가 있으신 편이었어요. 그런데 나이를 느낄수 없을만큼 격이 없고 서로 편하게 어울리는게 개인적으로 놀라웠어요. 그러면서 다들 여유가 있어요. 그게 억지로 젊은 친구들이랑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게 아니라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아주 편하고 유연한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거 같아요. 이건 국내에선 거의 볼수 없는 광경이라서 제 입장에선 놀랍고 또 부러웠어요. 저도 나이 들어서 계속 음악을 해나갈텐데 저렇게 격없이 편하게 젊은 친구들과 소통 하고 함께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이곳과 기본적인 문화가 달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문화가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이 들더군요. 그리고 재즈 신의 규모나 팬층은 아직 많은 차이가 있는거 같아요. 국내에서 재즈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건 정말이지 하나하나 쉽지 않아요.
혜원씨는 그래도 다른 젊은 여성 국내 보컬리스트들보다 좀 더 지명도가 높고 대중적인 기반도 큰 편이잖아요. 그런데도 힘들다고 이야기 하시는 걸 보면 정말 이곳의 재즈 신은 만만치가 않네요.
정말 쉽지 않아요. 저도 사실 솔직히 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감으로 버티는 게 제일 커요. 수익과 인기, 호응을 기대하는 거였으면 아마 진작 그만뒀을 거 같아요. 물론 윈터플레이 시절부터 절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계시고 솔로 활동에서 팬들이 나름 생겼지만 앨범을 직접 제작하고 뮤지션들에게 세션 비용을 지급하고 공연까지 잡기에는 여러모로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에요. 손해를 보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일 정도니까… 일본에서 만든 앨범들이 어느 정도 수익이 나오면 그걸 다시 제 밴드와 함께 앨범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구조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그럼에도 벌써 이번 작품을 포함해 3장의 정규 앨범을 국내 뮤지션들과 함께 만들어내셨어요. 대부분 자신의 곡을 가지고서. 타인의 곡을 위주로 부르는 보컬리스트에서 싱어송라이터로서 확실한 전환을 이뤄낸거고 또 성과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 긍정적인 프로세스를 밟아가시는 거 같아요.
저 나름의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거 같아요. 처음 솔로 앨범 낼 때에는 잘 몰랐던 부분들을 하나씩 시간이 지나 이해하게 되고 막연하게 높았던 대중들에 대한 기대도 실제 현실이 어떤지를 알게 되면서 접근방식을 바꿔야겠다 생각이 들었죠. 그러면서 제일 중요하고 의미를 둬야하는 게 저 자신이고 제가 직접 해내가는 음악에 있다는 생각이 들자 창작을 해나가는 과정과 작품 자체에 더 집중하게 된 거 같아요. 밴드 멤버들과 함께 곡을 만들어 가는 것도 재미있고 이걸 녹음으로 결과를 남기는 것에 대해서도 보람을 느끼고… 반응이 있으면 좋지만 혹 기대만큼 호응이 없더라도 거기에 낙담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저 자신을 갈무리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은 거 같아요. 이번 앨범은 그런 점에서 과거 어떤 앨범보다 저 자신의 현재 감정, 생각과 느낌을 잘 투영했고 솔직한 내면을 담아내서 무척 만족스럽게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