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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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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Brad Mehldau의 신작 [Finding Gabriel]

과감히 드러낸 프로듀서로서의 비전과 역량

 

INTRO - MM JAZZ 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재즈는 결코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요소가 무척이나 많은 음악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수많은 하위 장르들은 또 무엇이며, 왜 거장들이라는 사람들은 그렇게나 많이 음반들을 많이 발표했는지...단지 몇십장 정도의 작품, 앨범만으로 얼추 이해가 되고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재즈는 이를 결코 허락하지 않죠. 그래서 대중들과의 거리가 이토록 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자! 이제부터 한달에 한번씩 여러분들을 재즈의 신세계로 데려가 볼 참입니다. 우선 기존의 잡지에서 다루어지는 아티스트 소개와 작품이야기를 기본으로 하되, 때론 화제가 되는 이슈거리에 대한 논의와 에세이 형태의 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칼럼의 형식도 시도해볼 참이며, 또한 공연후기기사까지 소재와 형식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가져와 한번 풀어 나가볼 참입니다.

 

비록 이 음악이 어렵고 광범위하다지만 최대한 쉽고도 명쾌하게, 마치 NBA 농구선수들의 시원시원한 덩크슛을 보는 것처럼 한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출발해볼까요?

 


 

JAZZ DUNK #14 - Brad Mehldau, 5년만에 발표된 일렉트릭 사운드[Finding Gabriel]

 

글/김희준  사진/Michael Wilson

 

과감히 드러낸 프로듀서로서의 비전과 역량

 

작년 초 바흐의 곡을 소재로 한 앨범 <After Bach>, 그리고 트리오 앨범<Seymour Reads the Constitution>을 발표한 지, 정확히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다시 그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그의 창작력과 고양된 집중력, 음악적 에너지는 새삼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터 (지금까지 그의 커리어 통틀어 최근 4~5년 동안 그는 최고의 정신 상태에 도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 약물로 인한 건강문제도 염려스러웠으나 얼마전 서울재즈페스티벌을 통해 내한했을 때의 모습은 꽤나 건강해보이더군요.) 더욱이 이번 새 앨범은 그가 평소 자주 시도하지 않는 일렉트릭 기반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전 트리오나 솔로 앨범과는 이야기의 방향, 맥락을 다르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번 앨범은 5년 전 드러머 마크 줄리아나와의 듀오 프로젝트 ‘멜리아나’를 시작하고 앨범을 발표한 뒤, 한창 투어를 하던 과정에서 생겨난 두 사람의 음악적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마크 줄리아나가 이번 새 앨범의 핵심 리듬 파트 주자로 참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멜다우는 이걸 ‘멜리아나 버전 2’로 가져갈 생각은 전혀 없었나 봅니다. 그는 당시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하되, 좀 더 다른 방향으로 확장된 사운드와 주제를 담은 컨셉 형태의 앨범을 만들었어요. (그렇습니다. 이 앨범은 소재와 주제의 측면에서 일종의 컨셉 앨범입니다. 아트록/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이 과거 자주 시도했던 것이기도 하죠)

 

브래드 멜다우는 현 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의 음악적 중추가 재즈에 놓여있는 것은 맞습니다만, 실제 음악적 편력과 관심사는 아주 다채롭고 어디 한군데에 얽매여 있지 않습니다. 재즈 아티스트이면서 클래식을 소재로 재해석하거나 만드는 작업들은 다른 아티스트들에서도 충분히 전례도 있고, 또 여간한 재즈 팬들이라면 별로 어색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팝이나 록 같은 대중음악들에서 얻은 자양분을 바탕으로 시도하는 아이디어들을 전혀 거리낌 없이 작품으로 만들어 내며, 또 이러한 요소를 재즈외 뮤지션들과 함께 만들고 표현하길 즐깁니다. 그런 방식으로 작업된 음반이 지금까지 발표된 것들 중에서 <Largo>, <Highway Rider>에서의 일부 트랙들, 현대적인 블루그래스 아티스트이자 독특한 매력을 가진 그룹 펀치 브라더스의 리더 크리스 띨레(Chris Thile)와 함께한 피아노-만돌린 듀오 앨범, 그리고 바로 지금 소개하는 신작 <Finding Gabriel>입니다.

 

흥미롭게도 멜다우는 최근 몇 년간 성경을 꾸준하게 읽어왔다고 합니다. (그의 문학, 영화에 대한 관심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은근히 오래되었죠. 그리고 이를 통해 받은 영감들을 작곡으로 자신의 음악에 투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성경의 구약성서중 다니엘, 호세아, 욥과 전도서, 시편을 주의 깊게 읽었다고 하며 거기에 담긴 내용들이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큰 의미와 삶의 지침이 되어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그는 이를 바탕으로 일종의 컨셉 형태의 앨범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멜리아나 투어중 마크 줄리아나와 함께 만든 뼈대, 리듬적인 아이디어들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악기소리들을 입히고 리듬과 화성들을 확장시키면서 곡을 만들고 또 전체 사운드를 완성해 나갔으며, 이를 위해 무척이나 다양한 세션연주자들을 곡에 따라 스튜디오로 불러들였습니다. 녹음은 2017년도부터 2018년 2년 동안, 약 두 달여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전 <Largo>에서처럼 프로듀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듀싱 작업을 이전처럼 존 브라이언(Jon Brian)같은 조력자에게 맡기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힘을 해내고 있는 점 또한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음악적으로 이번 앨범은 무척이나 강력하고 또 화려한 가운데, 아주 멜랑콜리한 면들이 한데 혼재되어 어우러집니다. 필자 개인적으로 과거 <Largo>와 <Highway Rider>, 멜리아나의 <Taming the Dragon>이 동시에 연상되었는데, 그러면서도 그의 이 세 작품들과 다른 면들 또한 확인할 수 있었죠. 우선 대부분의 곡들에서 강하게 부각된 보컬과 코러스입니다. 지금껏 발표된 멜다우의 작품들 중 이 정도로 코러스가 비중 있게 사용된 경우는 처음일 겁니다. 그가 코러스를 이렇게까지 시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아직 없지만, 제 개인적인 짐작으로는 이번 앨범의 주제, 방향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구약성경의 내용에 담긴 가르침, 이를 좀 더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성가의 합창을 모티브로 한 코러스를 자신의 방식으로 시도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베카 스티븐스, 커트 엘링등 뛰어난 가수들을 대거 섭외했습니다)

 

아무튼 앨범 첫곡 ‘The Garden’ 에서부터 코러스의 존재감은 크게 부각되며 트랙 후반부로 가면서 시종일관 전체의 사운드를 좌우할만큼 큰 임팩트를 발산합니다. 이와 어우러지는 멜다우의 신서사이저, 스트레이트하면서도 멋진 그루브를 발산하는 리듬파트! 한편으로는 코러스로 인해 전체사운드가 다소 과잉되게 넘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일부 들지만, 그렇다고 음악적인 균형감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까지는 아닙니다. 앨범의 컨셉과 의도에 맞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첫 번째 트랙인 ‘The Garden’ 의 강렬한 인상이 채 흩어지기도 전에 이어지는 ‘St. Mark is Howling in the City of Night’  ‘The Prophet is a Fool’ , ‘Proverb of Ashes’ 같은 곡들에서는 이전 그의 다른 어떤 작품들에서도 느끼기 힘든 세련되면서도 단번이 귀를 사로잡는 신서사이즈 연주가 무척 신선한 매력을 전해줍니다. 심지어 멜로디 일부에서는 가요 같은 느낌을 주는 멜로디 진행도 엿보일 정도에요. 무척이나 산뜻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키보드 사운드와 멜로디의 조합이 시선을 끄는 ‘Born to Trouble’, ‘O Ephraim’, ‘Proverb of Ashes’ 같은 곡들은 어느 정도 히트까지도 노려볼 만큼 대중적 접근성이 높습니다. 아마도 재즈 외 타 장르의 팬들까지 충분히 사로잡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 경로를 통해 이야기한 바 있듯, 당대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로 확실히 자리매김하였으면서도 브래드 멜다우는 한군데에 안주하지 않고 범인의 예상을 넘어서는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이런 점은 확실히 80~90년대 팻 메시니의 커리어와 유사하게 겹쳐 보입니다)  스스로의 내적 동기와 욕구가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전혀 고갈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더 선명하고 높이 고양되는 느낌을 전해주는 아티스트! 익숙함을 넘어 장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도를 찾고 그걸 망설임 없이 구현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박수를 보내 마땅한데, 만들어지는 작품의 수준, 경지 또한 우리를 매번 감탄하게 만듭니다. 정말이지 ‘우리 시대의 거장이’라는 말이 전혀 홍보문구처럼 느껴지지 않네요. 확실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브래드 멜다우는 한 세대에 한두 명 나올까 말까한, 실로 대단한 뮤지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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