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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Johnk

#23Tribute - 진솔한 인간미 담은 연주로 동료들과 교감했던 트럼펫/코넷주자 론 마일스(Ron Miles)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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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마일스(Ron Miles) 트럼펫/코넷 연주자

1963.5 ~2022.3

 

진솔한 인간미 담은 연주로

동료들과 교감했던 연주자

 

처음 악기를 배울 때도 그렇고 활동 초기 시절에는 트럼펫 위주로 연주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상대적으로 코넷을 더 많이 다루며 커리어를 이어나간 브라스 연주자 론 마일스가 지난 38(미국 시각) 58세라는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확인해보니 젊은 시절부터 난치성 희귀 질환을 갖고 있으셨더군요. 그가 앓았던 병은 혈액 내의 혈구가 이상 증가되어 피가 걸쭉해지고 결국 혈전이 몸에서 자주 발생해 그로 인한 문제로 건강이 악화되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그의 공식적인 사인또한 이 질환의 악화로 인한 것이었죠. 론 마일스는 생전 이 이상혈구증 질환으로 인해 어릴 적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으며 천식도 앓고 있었다네요. 그래서 그의 부모님은 론 마일스의 건강을 위해 고향인 동부 인디애나폴리스 지역에서 반대쪽인 서부 덴버 지역으로 이사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가 유년 시절 트럼펫을 불기 시작한 것도 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10대 중학생 시절부터 우연찮게 트럼펫을 잡으며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다행히 음악에 대한 관심과 재능이 있었으며 곧이어 재즈에도 빠져들게 됩니다. 고등학생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재즈 공부를 시작한 그는 대학을 음악전공으로 다녔으며 결국 20대 중반 맨해튼 음대로 진학해 석사과정을 그곳에서 마치면서 뉴욕 재즈 신에도 발을 들이게 되는데 이때가 '8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그가 첫 앨범을 발표한 게 1987년부터였으며 이 시기 이후부터 카프리(Capri)와 그래머비전(Grammavision)을 비롯한 몇몇 마이너 레이블을 통해 리더 작을 발표하다가 재즈 신에서 실질적인 주목을 받게 된 건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의 밴드 라인업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죠.

 2 좌로부터)  론 마일스, 브라이언 블레이드, 빌 프리셀. 10년 이상 길게는 30년 가까이 함께 손발을 맞춰온 라인업들이다..jpg

좌로부터) 론 마일스, 브라이언 블레이드, 빌 프리셀 

 

1996년도 빌 프리셀의 실내악 적이면서 목가적인 앨범 <Quartet>에 바이올린 주자 에이빈드 강과 함께 참여하면서 빌 프리셀의 블루 그래스, 포크, 컨추리적 요소가 짙게 깔린 모던한 재즈 음악 사운드에 크게 일조한 그는, 예의 차분하면서도 감성적이며 곧고도 밝은 트럼펫 사운드로 주변 동료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합니다. 방금 언급한 이 트럼펫/코넷 사운드가 론 마일스의 음악적 근간이자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의 트럼펫 톤과 즉흥솔로 라인은 아무리 전위적인 컨셉트의 팀에서 연주를 하더라도 공격적인 경향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웃한 라인과 프리한 사운드에서조차 자신만의 전원적인 선율감이 녹아있는 연주를 꾸준히 담아내어 왔는데, 이에 호감을 갖기 시작한 주변 동료 연주자들이 그를 섭외하기 시작했고, 특히 빌 프리셀은 처음 함께한 90년대 중반이후부터 마지막까지 쭉 그와 연결고리를 갖고서 커리어 내내 함께 작업을 해나갑니다. 그런 점에서 론 마일스를 빌 프리셀 사단의 대표 연주자중 한 명이라 말해도 무리 없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연주 성향과 무척이나 닮아있는 작곡 스타일 역시 갖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작인 2020년도 블루노트 앨범 <Rainbow Sign>은 물론이거니와 <I Am a Man>, <Circuit Rider>, <Quiver>, <Heaven> 같은 이전 리더 작들을 들어보면 그의 오리지널 곡들은 테마 멜로디도 그렇고 기본 형태가 현대 재즈 뮤지션들의 작품들과 비교해 그렇게 난해하거나 복잡하지 않은 편입니다그리고 핵심 테마 멜로디는 간결하며 목가적인 구석도 곳곳에 담겨져 있죠. 그런 점이 아마도 빌 프리셀의 사이드 킥중 한명이 된 주 요인이었을 걸로 짐작되는데, 론 마일스와 다수의 앨범 작업 및 공연을 해왔던 피아니스트 제이슨 모란 역시 그의 곡에 담긴 진솔하고 아름다운 감성에 대해 극찬을 한 것도 다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습니다. 20년 가까이 함께 손발을 맞춰왔던 드러머인 브라이언 블레이드 역시 론 마일스의 이런 면들에 깊이 매료되어 팀 메이트가 된 케이스였죠. 그리고 이런 면모들은 자의식 강한 실력파 뮤지션들 사이에선 오히려 잘 발견되지 않는 부분이어서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차별되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마치 자신이 오랫동안 삶의 거점으로 삼아왔던 덴버 지역의 로키 산맥 아름다운 절경과도 같이, 꾸밈없이 우리의 마음을 차분히 어루만져주는 그런 소리를 그는 갖고 있었으며 이를 음악에 담아내기 위해 평생 동안 노력해온 인물이 바로 론 마일스였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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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기술과 강력한 블로잉을 앞세워 시대를 아우르는 당대 최상의 트럼페터, 코넷 주자들 가운데 한명으로 그의 이름을 꼽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그는 탑 클래스의 브라스 연주자로 좀체 평가를 받지 못했었죠. 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진솔하게 연주와 작곡 양면에 담아낼 줄 아는 측면에서는 그만한 뮤지션을 찾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바로 이런 드러나지 않는 훌륭한 내적인 면모 때문에, 생전 본인의 바람처럼 유명한 스타 뮤지션이 되는 것보다 마음 맞는 주변 동료들이 늘 함께 연주하길 원하는 그런 높은 공감 능력을 가진 뮤지션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요즘 정치나 사회, 문화가 점차로 서로간의 긴밀한 소통과 이해 및 공감대의 부족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본다면 론 마일스처럼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 동료와 함께 내적인 교감을 이뤄내는 모습이 더 큰 울림을 우리에게 전해준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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