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재즈 영역 초월하기 위한 영적 탐구의 결정체 [Meditations] -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 Johnk
  • 조회 수 1

1.jpg

 

 

 

John Coltrane       <Meditations>       Impulse!/1966  

 

 

John Coltrane   Tenor Saxophone, Percussion, Band leader

Pharoah Sanders  Tenor saxophone, Percussion

McCoy Tyner  Piano

Jimmy Garrison Double Bass

Elvin Jones  Drums

Rashied Ali Drums

 

1 The Father And The Son And The Holy Ghost

2 Compassion

3 Love

4 Consequences

5 Serenity

 

Recorded at Van Gelder Studio, Englewood Cliffs, New Jersey, November 23, 1965  

 

앨범커버.jpg

 

 

재즈 영역 초월하기 위한 

영적 탐구의 결정체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사진/Chuck Stewart, Andy Nozaka

 

 

 위대한 테너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의 마지막 3년은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 및 영성과 치유의 가르침에 관한 설법을 남겨둔 채 1967년 7월 불과 40세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뜨게 됩니다. 존 콜트레인이 재즈 신의 전설로 남게 된 건 이미 60년대를 기점으로 가장 위대한 테너 연주자중 한명이 된 점도 있지만, 마지막 3년간 그의 '영적 수행자스러운 음악 행보와도 관련이 무척 깊습니다. 

흑인 교회 목사님이셨던 할아버지의 영향은 둘째치고서라도, 기독교적인 해석은 너무 당연하겠지만, 그는 이미 종교적 장르 카테고리(기독교, 불교 등)조차 뛰어넘어 신앙 자체와 음악의 연결을 그 시기 자신의 음악들을 통해 시도해 왔습니다. 

1965년 1월 발표된 공전절후의 걸작 <A Love Supreme> 는 존 콜트레인이 60년대 가장 중요한 재즈 뮤지션임을 영원히 각인 시키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60년대 초반 <My Favorite Thing> 으로 상업적인 궤도를 구축했고 앨범 <Giant Step>, <Ballads> 등은 뮤지션, 팬, 평단을 넘어, 독자적인 재즈 아티스트로 그의 동료, 마일스 데이비스에 버금가는 성공을 이뤄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이 시기 1965년부터 67년의 음악적 행보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논쟁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약 3년간 이어진 존 콜트레인의 음악을 흔히 ‘아방가르드 시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시기의 음악이 남긴 충격과 영향은 그의 어느 시기보다 달랐고 또 강렬했습니다. 

 

"보통 재즈"를 기대하는 사람에게 후기 콜트레인의 음악은 때로 ‘폭풍 같은 노이즈’로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몇몇 평론가들을 포함한 혹자들은 이를 두고 방향을 잃은 미완의 실험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음악은 목적지를 잃은 실험이라기 보단, 콜트레인 자신의 언어로 완벽하게 흡수된 프리재즈의 어법과 "아방가르드"의 목적성을 빌려 아무도 도달 하지 못한 곳, 음악적 플레토우가 끝나고 더 이상 직관과 이성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영적 세계로의 음악적 접근을 완성한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리는 격렬하지만 그 안의 태도는 흔들리지 않았고, 어디로 갈지 가늠하지 못하는 실험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재즈의 길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청중과 음악가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먼저 열어 보인 일종의 ‘선지자적’ 영적음악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1965년에 녹음된 <Ascension>(1966), <Meditations>(1966), <Kulu Sé Mama>(1967), <Expression>(1967), 그리고 사후 발표된 <Transition>, <Interstellar Space>, <Om> 등에 담긴 음악들이 그렇습니다. 

 

3-1 존 콜트레인이 남긴 또 하나의 프리,아방가르드 걸작. 최근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LP로 제작,공개되었다..png

 

존 콜트레인이 남긴 또 하나의 프리,아방가르드 걸작.  최근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고음질 LP로 제작,공개되었다.

 

 

 

 

다큐멘터리 <Chasing Trane>(2017)에서 콜트레인의 동료이자 재즈의 전설중 한명인 베니 골슨 “사람들은 말년의 콜트레인이 재즈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잘못 이해한 것은 사람들이었고, 실제로 그는 음악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이전에는 어디에서도 그런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중, 1965년에 녹음되고 이듬해 발매된 이 앨범 <Meditations> 는 제목 그대로 명상과 기도, 사랑과 구원에 관한 그의 열망이 "음악을 넘어선" 지점을 찾아가는 여정의 형태로 얽혀 있는 작품입니다. 후기 콜트레인의 종교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앨범 가운데 하나로, 이 시기의 음악은 기존 음악의 틀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음악에서 기대하는 선율과 화성, 리듬의 감성보다는 오히려 굿판을 벌이는 무당의 무가나 제를 올리는 사제의 찬양과 비슷한 감성, 즉 종교적 신앙의 귀의, 'Devotion'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샌프란시스코의 한 흑인 교회는 그를 성인으로 추대해 아직도 그의 음악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하죠. 이런 점에서 존 콜트레인을 구도자로 보는 시각이 그리 황당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콜트레인의 이러한 음악적 변화와 영적 교감의 갈망은 단순한 장르나 스타일의 변경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지점들에서 유추할 수 있는데, 원래 65년 9월에 기존의 클래식 쿼텟 (매코이 타이너와 엘빈 존스가 포함된)으로 이 곡들을 먼저 선 녹음했지만, 콜트레인은 발매를 미루자고 제안했고, 이후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의 어법에 더욱 열려 있던 뮤지션들인 색소포니스트 파로아 샌더스와 드러머 라시드 알리를 합류시켜 6인조 편성으로 다시 11월에 녹음했습니다. 결국 이 11월 녹음이 공식 앨범 <Meditations>라는 확장된 편성의 모음곡 앨범(Suites)으로 1966년 발표됩니다. 기존 클래식 쿼텟의 초기 녹음은 훗날 <First Meditations (for Quartet)>이라는 제목으로 11년이 지난 1977년 공개됩니다. 

한편 이러한 음악적 변화는 기존 멤버들에게 결코 편안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매코이 타이너는 두 명의 색소폰과 두 명의 드럼이 동시에 존재하는 새로운 편성 속에서 자신의 피아노가 맡아야 할 공간을 찾기 어려워했고, 드러머 엘빈 존스 역시 라시드 알리와의 더블 드럼 구성과 점차 자유로워지는 콜트레인의 음악적 방향에 쉽게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1965년 말, 두 사람은 차례로 콜트레인의 곁을 떠나 자신들이 지향하는 보다 보편적이고 구조적인 재즈의 방향을 추구하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Meditations> 은 단순히 콜트레인의 후기 음악을 대표하는 작품을 넘어, 클래식 쿼텟의 해체 과정이 고스란히 새겨진 앨범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위대한 밴드가 가장 완전한 순간에 도달한 뒤, 그 완전함을 지키는 대신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전혀 다른 음악으로 넘어가는 전환의 과정이 이 앨범 안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콜트레인에게는 그것이 필연적인 진화였지만, 함께했던 연주자들에게는 더 이상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어려운 결별의 순간이었던 셈입니다. 이렇게 클래식 쿼텟은 수명을 다하고 <A Love Supreme>의 정점을 뒤로하게 됩니다.  

 

2.jpg

 

 

수록곡에 관하여 

보통 '명상' (Meditation)은 정적인 순간을 몰입과 집중으로 느끼려는 수행의 자세나 수단으로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콜트레인의 명상은 좀 더 본질적이고 개념적인 의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콜트레인은 종교, 정치, 사상 등은 크게 중요한 본질적 개념으로 생각하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단지,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의 음악적 명상과 수양을 통해 영적인 단계에 도달한다면 그것은 보편적인 수행들과 같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앨범<Meditations>를 통해 느껴볼 수 있습니다. The Father and the Son and the Holy Ghost, Compassion, Love, Consequences, Serenity, 등 수록곡의 제목만 보아도 콜트레인이 이 시기 얼마나 깊이 존재의 종교적 귀의를 음악으로 전환하고, 그 깊이를 가늠하려 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A Love Supreme> 이후의 음악은 연주라기 보단 음악을 통해 어떤 다른 정신 상태에 ‘도달’하려는 의식처럼 들리는 지점이 확실히 있습니다. ‘65년 초 아프리카 타악기 뮤지션 바바툰데 올라툰지 Badatunde Olatunji(62년 <Coltrane>(Impulse!)에 수록된 곡 Tunji 는 그에게 헌정하는 콜트레인의 곡이기도 하다)의 센터 설립에도 관여했고, 또 음악적 영감을 받아 같은 해 여름에 녹음한 앨범 <Kulu Se Mama>에서는 마치 아프리카 샤머니즘적인 음악과 즉흥연주의 연결, 그러니까 마치 주술적 성가과 음악이 강조된 우리 전통 포항 별신굿하듯이 굿판을 벌리는 느낌과 연관지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The Father and the Son and the Holy Ghost (삼위일체), Consequences (인과응보) 에서 왼쪽 채널의 콜트레인은 얼핏 심플한 블루스 같은 멜로딕 모티브로 시작하고 오른쪽 채널 파로아 샌더스의 색소폰이 빈 공간을 날카롭게 채우며 12분이 넘게 프리재즈의 본질을 견지합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이 곡들을 감상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 음악 경험을 넘어선, 즉 아티스트와 함께 "음악으로 음악을 넘어서려는" 일종의 헌신(?)을 요구하는 트랙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Compassion(자비와 연민), Serenity(평정심)는 마치 ‘클래식 쿼텟’의 스윙 그루브를 소환하듯 보편적인 음악으로 내려오면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앨범의 유일한 발라드라고 부를 수 있을법한  Love(일반적인 사랑을 넘어선 아가페)에서는 베이스 독주의 루바토 즉흥으로 마치 합문을 외고 의식을 시작하는 제례의 일부분처럼 시작됩니다. 이 후 합류하는 색소폰의 멜로디는 음악적이면서도 예배를 드리는 흑인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열변하듯 합류하고 다시 드럼 피아노가 들어와 자유로움을 탐색하면서 이 장대하고 경건한 의식을 마칩니다. 혹여나 가까운 미래엔 이런 음악들이 조금 소란스럽고 시끄러운 뉴 에이지 음악처럼 비춰질 수도 있을까 싶지만, 2년도 채 안되어 세상을 등질 것을 마치 예견한 듯 자신을 위한 치유의 굿판처럼 느껴지는 것도 일견 당연해보입니다. 

 

3 색소포니스트 파로아 샌더스와 함께 한 존 콜트레인 1965년도,.jpg

 

 

 

그해 콜트레인의 삶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8월에 태어난 아들에게 자신이 존경하던 인도 음악가 라비 샹카의 이름을 따 ‘라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해 봄에는 아프리카 음악가 바바툰데 올라툰지를 위한 교육센터 건립에도 참여했습니다. 미국의 <DownBeat> 잡지는 살아 있는 음악가로서는 처음으로 그를 명예의 전당에 헌정했으며, 그는 그래미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Transition>, <Living Space>, <Sun ship>, <Om> 등의 앨범들은 65년 녹음된 프로젝트들로 사후 발매가 되었습니다. 같은 해 여름에 녹음된 <Ascension>에서는 기존 쿼텟을 넘어선 중대형 편성으로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의 세계에 완전히 진입했다면, <Meditations>에서는 그 음악적 선언을 보다 내면적이고 영적인 성찰의 차원을 스스로 음악적인 경험을 완성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이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콜트레인이 그 정점에 계속 머무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완전해 보이는 성취를 뒤로하고 자신의 음악을 전혀 다른 영역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Epilogue 

이 음악자체는 사실 영적인 교감 같은 것일 지도 모릅니다. 보이거나 잡히거나 하지 않고 느낌으로만 받아들여야하는 신앙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귀의에서 대상을 음악으로 규정한다면 콜트레인의 이 후기 음악들은 신앙 그 자체라고 콜트레인은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콜트레인은 예술가의 신념이며, 음악을 통한 일종의 영적 교류에 가깝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새로운 소리와 형식을 여기에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것은 불안이나 망설임이 아니라 놀라울 만큼 강한 확신으로, 단순한 실험정신을 넘어 진리를 찾아 나서는 구도자의 태도처럼 보이고, 때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견디기 힘든 소음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영적 체험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후기 콜트레인의 음악은 언제나 미완의 가능성이 아닌, 자신의 목적을 완성한 사람의 진솔한 고백 같은 느낌이 더 강한 듯합니다. 음악의 규칙을 깨뜨리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형식을 통해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에 도달하려 했던 3년간의 이 짧은 기록들은, 마치 “…음악은 음악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는 그 질문에 콜트레인 스스로가 찾은 답을 찾아가는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피아니스트 케니 워너는 자신의 책 <Effortless Mastery>(1996)에서 뮤지션들은 명상을 통해 자기 확신과 몰입으로 온전히 세상에 귀의할 수 있는 '과정'을 조언하는데, 아마도 콜트레인의 이런 영적인 음악작업과 맥을 같이하는 지점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당시 많은 팬들과 언론들은 이 격렬한 실험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위대한 존 콜트레인’은 정리가 된 음악을 펼쳐 보일 것을 기대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다음 시기는 그의 타계로 인해 끝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Meditations>를 필두로 한 후기 콜트레인의 음악은 언제나 미완의 가능성을 찾는 작업이야 말로 음악의 중요한 본질중 하나라는 점을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4.jpg

 

 

 

 

 

 

 

facebook twitter pinterest kakao story band
  1. 1.jpg (File Size: 538.2KB/Download: 0)
  2. 앨범커버.jpg (File Size: 925.1KB/Download: 0)
  3. 2.jpg (File Size: 120.1KB/Download: 0)
  4. 3-1 존 콜트레인이 남긴 또 하나의 프리,아방가르드 걸작. 최근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LP로 제작,공개되었다..png (File Size: 307.9KB/Download: 0)
  5. 4.jpg (File Size: 67.4KB/Download: 0)
  6. 3 색소포니스트 파로아 샌더스와 함께 한 존 콜트레인 1965년도,.jpg (File Size: 77.8KB/Download: 0)
댓글
0
댓글 쓰기
0%
취소
0%
취소

스킨 기본정보

colorize02 board
2017-03-02
colorize02 게시판

사용자 정의

1. 게시판 기본 설정

도움말
도움말

2. 글 목록

도움말
도움말
도움말
도움말
도움말

3. 갤러리 설정

4. 글 읽기 화면

도움말
도움말

5. 댓글 설정

도움말

6. 글 쓰기 화면 설정

도움말
발행인: 김창호 | 편집장: 김희준 | 사업자등록번호: 114-81-69705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5길 6| 전화: 02-766-7779(질문과 답변은 게시판 이용) | E-Mail: dpdlsl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