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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엠재즈

Charlie Haden & Brad Mehld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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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 Brad Mehldau    

첫 듀오 앨범 <Long Ago & Far Away> 발표한 두 재즈 아티스트 

 

세대를 초월한 내적 교감, 

감동의 대화록 

 

확실한 자신의 성격과 음악성, 감성을 두루 갖춘 뮤지션들의 심도 깊은 대화는 늘 우리들에게 기대감을 안긴다. 때론 서로의 상성이 잘 맞지 않아 어색하거나 평범한 화합물이 만들어질 때도 있지만 대가의 경지에 오른 이들은 여간해선 그렇지 않다. 열에 일곱 여덟은 준수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얘기. 그들이 그런 일관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애초 천부적인 음악성의 소유자라서? 혹은 남다른 테크닉을 가져서? 그런 점도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듀오 협연만을 상정해두고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상대의 연주를 충분히 듣고 이해한 뒤,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덧붙이기도 하고 때론 그의 연주를 받쳐줄 줄도 아는, 성숙하면서도 사려 깊은 태도와 마인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없이는 뛰어난 솔로이스트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훌륭한 듀오 연주자가 될 수 없다. 

 

글 / 김희준

사진 / Universal, Nonsuch

 


 

찰리 헤이든과 브래드 멜다우라는 이름은 적어도 재즈 팬들에겐 별도의 구차한 설명이 필요치 않다. 각자 확고한 명성과 커리어를 구축했으며 그걸 바탕으로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그들만의 존재감, 음악적 가치, 매력을 각인시켰다. 또한 이들은 필자가 보기에 서로간의 음악적 상성도 꽤 잘 맞는 편이어서 지금까지 몇장의 협연작을 함께 만들어왔다. 알토이스트 리 코니츠와 함께 트리오 라인업으로 만든 두 장의 블루노트 라이브 앨범<Alone Together>, <Another Shades of Blue>, 그리고 거기에 폴 모션이 가세해 또 한장의 쿼텟 라이브 앨범<Live at Birdland>를 지난 2011년 ECM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으며, 2002년 발표되었던 찰리 헤이든의 스튜디오 앨범 <American Dreams>에서도 브래드 멜다우가 사이드 맨 건반주자로 참여한 적도 있다. 그런데 오직 두 사람만의 듀오 앨범은 지금껏 하나도 만들어진 게 없었다. 이 라이브를 기획한 독일 인조이 재즈페스티벌의 총감독 라이너 컨(Rainer Kern)또한 그 점을 인지하였고 지난 2007년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페스티벌에 이 두 사람을 초대해 오직 둘만의 듀오 무대를 구성했다. 여기 담겨진 연주는 그때의 라이브를 수록한 것이다. 장소는 독일 만하임에 위치한 어느 교회인데 담겨진 소리의 울림과 잔향, 관객들의 박수소리를 들어보니 꽤나 넓은 공간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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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피아노-베이스 듀오 범위를 넘기 위한 도전

 

사실 그동안 우리가 듣고 접해왔던 찰리 헤이든의 여러 듀오 앨범들은 모두 예외없이 미드/슬로우 템포에 리리컬하면서도 관조적인 면모가 강하게 부각되어 있었는데, 그 점에선 이번 앨범도 역시 동일하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좀 더 특별한 부분들, 즉흥연주의 범위를 더 폭넓게 넓혀나가기 위해 기존의 곡 프레임을 넘어서 더 다양한 음들을 선택하길 원했고, 그 결과 주어진 화성의 틀을 넘어서 프리한 접근도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전위성을 띤 프리재즈라는 얘기는 아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거다. 찰리 헤이든이 행크 존스, 케니 배런, 곤잘로 루발카바나 키스 자렛, 크리스 앤더슨 같은 이들과 함께 녹음했던 그간의 피아노-베이스 듀오 앨범들은 모두 선택된 곡의 화성체계를 넘어서려고 하지 않고, 그 안에서 대부분의 연주가 이뤄졌었다. 즉흥연주 또한 마찬가지. 그러나 브래드 멜다우와의 이 협연작은 그 화성체계를 넘어서거나, 혹은 그 틀 밖에서 음을 선택해 폭넓게 즉흥연주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변별점을 갖고 있다. 이는 찰리 헤이든이 오넷 콜맨과 함께 했던 59년도부터 이미 시도되었던 컨셉과 동일한 종류의 것인데 브래드 멜다우는 찰리 헤이든의 음악여정 및 컨셉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와 함께한 이 라이브에서 그런 점을 최대한 반영해 연주로 표현하려고 한 것이다(이에 대해 앨범 라이너 노트 글을 직접 작성한 브래드 멜다우의 글은 본작을 듣고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그가 남긴 장문의 글을 보면 사전에 얼마나 찰리 헤이든의 음악세계를 잘 꿰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또한 재즈의 역사적 흐름 전반도 통시적으로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앨범에는 총 6곡이 담겨져 있는데 각 곡들은 모두 스탠더드 넘버들이거나 타 작곡가들에 쓰여진 예전 곡들이며 두 사람의 오리지널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곡을 해석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두 연주자의 길은 이 곡들을 새롭게 재탄생시켜 그들만의 고유한 오리지널로 멋지게 만들어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모든 곡의 연주들이 훌륭하지만 그중 앨범 타이틀인 ‘Long Ago & Far Away’와 ‘My Love & I’ 의 중 후반부 즉흥연주대화는 이 라이브 앨범의 화룡점정과도 같으며, 이어지는 스탠더드 ‘Everything Happens to Me’ 에서도 이 숙성되면서도 무척이나 농밀하고도 다채로운 음들이 계속 이어져 나온다. 그러니까 ‘프리 발라드’의 진수라고나 할까? 이렇게 내밀하고 자유롭게 교감하면서도 전위성과 진지한 모습이 함께 담긴 듀오앨범은 찰리 헤이든의 여러 듀오명작들 가운데에서도 거의 볼 수 없으며 특히 피아니스트와의 듀오 앨범 중에선 이 작품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필자의 귀엔 기타리스트 짐 홀과의 듀오작이 이와 비슷하게 들린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서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는 사뭇 찰리 헤이든의 음악세계에 감화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점이다. 이 녹음 이전 두 사람이 함께 했던 두 장의 블루노트 라이브 앨범에서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는 리 코니츠와 찰리 헤이든 두 거물이 표현하는 음들을 충분히 수렴하고 그에 맞춰 반응한다기 보단 좀 더 자신이 가진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면이 많이 보였다고 한다면,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 가진 이 공연에선 한결 여유롭고 이완된 상태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잘 음미하고 거기에 맞춰 자신의 연주를 적절히 더하는 모습들이 더 부각되어 있다.  

 

이점에서 찰리 헤이든의 존재감, 음악성이 바로 드러나지 않은 본작의 커다란 구심점이 아닐까? 그의 느긋하면서도 한음을 연주하더라도 내실있는 연주 스타일, 전체를 감싸안는 풍성한 베이스 톤과 울림이 멜다우의 내면을 감화시켜 이와 같은 연주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찰리 헤이든은 4년 전 세상을 떠났기에 더 이상 생존해있지 않아 이 두 사람의 협연을 더 이상 실제로 들을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이 이렇게 기록물은 남았고 뒤늦게나마 우리는 이걸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저 기쁘고 고마울 따름이다. 그 점에서 이 두 사람의 라이브 연주를 기획한 독일의 인조이 페스티벌 프로모터이자 총 감독인 라이너 컨은 본작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그가 아니었으면 찰리 헤이든과 브래드 멜다우는 실제로 듀오로 협연조차 갖지도 못했을 것이고, 더욱이 그가 이 연주를 녹음하도록 연주자들을 계속 설득한 끈질김이 있었기에 10년 이상 훌쩍 지난 지금 뒤늦게나마 음반으로 우리가 직접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연주를 기획하고 들을 수 있게 만들어준 인조이 재즈페스티벌 감독 라이너 컨, 그리고 이 음원을 잘 보관해둔 루쓰 캐머론 헤이든과 브래드 멜다우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한다!   

 

앨범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

 

P.S 찰리 헤이든의 미망인 루쓰 캐머론 헤이든에 의하면 애초 공연 당시 두 연주자의 소속 레이블이 각각 달랐고 계약 문제가 얽혀 있었기 때문에, 함께 공연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녹음을 해서 음반형태로는 발매가 불가능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페스티벌 감독은 굴하지 않고 녹음이라도 해서 이 연주를 남겨놓자고 계속 두 사람을 설득했고, 결국 두 뮤지션들에게 녹음된 음원을 전해주는 조건으로 이 협연을 기록할 수 있었다. 생전 찰리 헤이든은 이 녹음을 자주 꺼내 들으며 흡족해했고, 음반으로도 발매되길 무척 원했다고 한다. 결국 그가 세상을 떠난 후 4년이나 지난 지금 루쓰 캐머론 헤이든과 브래드 멜다우는 함께 의기투합해 이 녹음을 음반으로 발매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각자의 소속 레이블이 아닌 별도의 임펄스를 통해 발매된 점도 아마 계약상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게 이 작품이 11년이 지난 지금 지각 발매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이자 이유다. 이 얼마나 근사하고 멋진 일인가? 바로 이것이 일류 재즈 공연 기획자나 음반 제작자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이자 덕목이다. ‘특정 아티스트들이 함께 협연하면 어떨까? 너무 멋지지 않을까?’ ‘이들의 합은 반드시 잘 어울릴거야!’ 혹은 ‘완전히 새로운 뭔가가 나올 수 있을거야’ 등등...그런 예측과 시도가 있었기에 이런 프로젝트가 현실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며, 공연장에서 직접 보지 못했던 재즈 팬들도 이렇게 이들의 훌륭한 교감을 음반으로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독자적인 비전과 접근이 없다면 대다수의 페스티벌은 기존의 앨범 아티스트들로만 가지고서 그저 수동적인 라인업과 프로그램만을 구성할 수밖에 없게 된다.

 


 

Charlie Haden 

Duo Albums Best 5 

 

찰리 헤이든은 살아생전 트리오, 듀오, 퀸텟, 쿼텟에서 빅밴드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편성으로 작품을 만들고 또 공연해왔다. 만약 그중 어떤 편성이 가장 그의 음악을 이해하기에 적합하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듀오'라고 답할 것이다. 여기엔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 내용인즉 이렇다. 우선 그의 베이스가 가진 소리, 연주의 접근방식, 상호 인터플레이를 연계해 나가는 과정들을 다른 어떤 편성에서보다 뚜렷이 파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어떤 연주자들과 함께 했을 때 그의 연주가 가진 매력과 장점이 더욱 극대화되는지 상대적으로 더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그는 가공스런 비루투오소와는 거리가 멀다. 자신의 연주와 표현, 테크닉만으로 음악공간을 채워내는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라 함께 누군가와 대화하고 교감하는 데 더욱 가치를 두는 연주자라는 얘기다.  

그는 지금까지 총 15장의 듀오 앨범을 발표했다. 이 작품들 중 거의 대부분이 피아노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다음이 기타다. 그 외 다른 악기들과는 듀오 녹음을 한 적이 없다.(유일한 예외가 초기시절 듀오 레코딩인 <Closeness>인데, 이 경우도 트랙별로 하프와 색소폰, 드럼이 포함되었을 뿐, 앨범 전체를 이 악기들로 녹음하지는 않았다). 아래 5장은 그중에서 고른 것이며, 선정 기준은 두 연주자들 간의 상호 밀도있는 인터플레이와 내적교감이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가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골랐다. 평소 우리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팻 메시니와의 <Beyond the Missouri Sky>같은 앨범은 무척이나 단아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담겨 있고 즉흥연주 역시 수려하지만, 인터플레이의 측면에서 타 레코딩에 비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해 제외시켰다.

 

글 /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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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Closeness> with Ornette Coleman, Alice Coltrane, Keith Jarrett, Paul Motian

Horizon / 1976

Recorded 1976 

 

찰리 헤이든이 처음 녹음한 듀오 레코딩. 그가 키스 자렛의 아메리칸 쿼텟 멤버로 활동하던 당시에 녹음한 작품이며, 그러한 탓인지 듀이 레드맨을 제외한 전 멤버가 모두 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서정성에 더 포커스가 맞춰진 여러 듀오작품들과 비교해 젊은 시절의 녹음인 탓인지 훨씬 진취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며, 도전적인 연주가 담겨진 앨범. 각 곡마다 다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자신의 사운드를 표현해내고 있어서 비교해 듣는 재미가 있으며, 특히 오넷 콜맨, 폴 모션과의 듀오 연주는, 종종 우리가 간과하곤 하는 저항정신 가득한 찰리 헤이든의 프리재즈 아티스트로서의 일면이 뚜렷하게 담겨져 있다. 불과 4곡밖에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 곡들이 모두 찰리 헤이든의 명곡들로 인정받는데, 특히 그의 대표곡중 하나인 'Silence'를 연상시키는 또 하나의 수려한 발라드 ‘Ellen David’(후에 ‘Nightfall’ 로 개명), 얀 가바렉과 에그베르토 지스몽티와 함께 한 ‘Magico’ 트리오에서도 멋진 호연을 들려주었던 ‘For Toriya’ 같은 곡은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뛰어난 트랙들이다. 무엇보다 본작의 가장 중요한 백미는 마지막 폴 모션과의 듀오 ‘For a Free Portugal’ 이다. 리버레이션 뮤직 오케스트라를 통해 그가 보여주려고 했던 사회참여, 저항정신의 맥이 이 한 곡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추천곡 ‘Ellen David’, ‘For a Free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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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 Kenny Barron <Night & the City>  

Verve / 1998

Recorded 1996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들었고 또 선호하는 찰리 헤이든의 듀오 음반중 하나. 뉴욕의 재즈 클럽 이리듐에서 펼쳐진 공연을 담아내었다. 케니 배런은 솔리스트로도 뛰어난 연주자이긴 하지만 듀오 협연시 그의 음악적 생산력과 매력은 최소 두배 이상 커지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 그의 피아노는 너무나 섬세하고 또 따뜻하면서 유려하고 결이 곱고 풍만하기까지 하다. 첫곡 ‘Twilight Song’에서부터 시작된 우아한 미감은 ‘You Don't Know What Love is’, ‘The Very Thought of You’ 에서 활짝 만개해 가슴이 사무칠만큼 여유와 깊이를 모두 갖춘 기품있는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특히 두 연주자의 즉흥연주를 통해 끊임없이 주고 받으며 만들어지는 새로운 음들이 매력만점. 서로간의 시너지가 이렇게 뛰어난데 왜 달랑 한장밖에 녹음을 안했는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저 아쉬울 뿐이다. 거기에 훌륭하게 녹음된 음향 또한 두 사람의 격조높은 연주를 한층 더 훌륭하게 만들어주는 플러스 요인. (자세히 들으면 저 멀리서 클럽 관객들이 연주의 박자를 따라가는 소리, 유리잔 부딫히는 소리, 핑거스냅까지 다 들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게 결코 거슬리지 않는다. 녹음의 측면에선 찰리 헤이든의 듀오 앨범중 최고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작품)  추천곡 ‘Twilight Song’, ‘Spring is Here’, ‘The Very Thought of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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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 Chris Anderson  <None But the Lonely Heart>   

Naim / 1997

Recorded 1997

 

시카고 토박이인 피아니스트 크리스 앤더슨은 재즈 신에서도 결코 주류에 속하는 연주자가 아니다. 게다가 그 자신도 연주자로 명성을 얻는데 별 관심이 없었고 생전 레코딩 또한 몇장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연륜과 내공은 결코 범상치 않으며 많은 음을 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스토리를 만들어낼 줄 아는 표현력, 화성적인 아이디어가 대가의 경지에 다다른 인물이다. 속된 말로 은둔고수같은 타입인 셈! 그의 이름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허비 핸콕의 스승으로서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점 때문인게 큰데, 허비 핸콕은 크리스 앤더슨의 연주를 들은 뒤 직접 가르쳐달라고 간청할만큼 깊이 매료되었다고 한다. 생전 리더작이 10장정도 남짓 되는데, 찰리 헤이든과 듀오 녹음을 한차례 남겨뒀다. 그의 피아노는 얼핏 들으면 평범하고 연주가 귀에 쉽사리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차후 곱씹어 듣다보면 그의 즉흥선율과 하모니가 여타 피아니스트들과는 사뭇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뭐랄까? 긴장감이 덜한 아마드 자말 같다고나 할까? 예측을 넘어서는 템포, 장식음, 인터벌이 아주 유니크하며 찰리 헤이든은 이 노대가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선율에 감화되어 충실한 베이스 어프로치를 이어나간다.  추천곡 Body & Soul, I Hear a Rhaps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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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 Jim Hall  <Charlie Haden & Jim Hall>     

Impulse! / 2014

Recorded 1990

 

4년전 이 앨범이 발표되었을 때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았었더랬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이 두 연주자의 공식적인 협연작은 이전까지 하나도 없었기 때문. 그 해 찰리 헤이든도 세상을 떠나 두 사람 모두 고인이 된 상황에서 유작의 형태로 발매된 게 이 작품이며, 앞서 언급했듯 공식적인 첫 듀오 녹음으로 기록되었기에 의미도 크다. 각자의 음악성과 연주 스타일로 볼 때 충분히 상성이 맞는 연주자들이며 아니나 다를까 그에 걸맞는 뛰어난 교감을 선보이고 있다. 짐 홀은 팻 메시니와 비교해 상당히 다른 성격의 플레이를 들려주는 연주자다. 그는 서정적인 멜로디 메이킹에 그리 큰 관심이 없다. 그보단 좀 더 추상적이며 진중하게 음을 탐구하고 만들어나가는 스타일이다. 지적이면서 고급스럽게, 지금 모던 재즈기타의 초석이 되는 접근방식들이 그의 기타 솔로에 가득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찰리 헤이든 역시 그에게 감화되어 팻 메시니와 함께 할 때와는 사뭇 다른 선율을 뽑아낸다. 화려한 테크닉, 과장됨 따위는 모두 걷어내 버리고 내실로 가득 찬 높은 수준의 인터플레이로 가득 채워낸,  순도 100%의 기타-베이스 듀오앨범. 드러나지 않은 짐 홀의 위대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추천곡 ‘Bemsha Swing’, ‘Down from Antigua’, ‘Big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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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 Brad Mehldau <Long Ago & Far Away>  

Impulse! / 2018

Recorded 2007 

 

기대이상!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너무 훌륭하다. 두 사람의 다른 협연작들 중에서도 이 앨범만큼 뛰어난 결과물은 지금껏 없었다. 찰리 헤이든의 베이스는 늘 그렇듯 묵직하고 안정적이며 좋은 아이디어들을 계속해서 들려준다. 그런데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는 정말이지 깜짝 놀랄 정도로 성숙하면서 무게와 깊이가 있다. 지금껏 그가 발표했던 듀오 편성의 어떤 앨범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도대체 공연 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초반부 ‘Au Privave’ 와 ‘My Old Flame’ ‘What'll I Do’ 에선 얼추 기대한 범위에서 두 사람의 연주가 이뤄지는 듯하다가, 타이틀 곡 ‘Long Ago & Far Away’ 에서부터 조금씩 예상을 넘어서는 내밀한 교감의 경지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본 작의 마스터피스라고 말할 수 있는 ‘My Love & I’와 ‘Everything Happens to Me’에서 당시 37살인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는 이른바 접신의 경지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기막힌 내용의 즉흥연주를 계속 뽑아내 주는데, 하모니를 사용하는 것부터 건반을 다루는 그의 평소 습관들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지만, 어딘지 이전의 연주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를 독려하고 영감을 불어넣어 자극하는 것은 분명 찰리 헤이든이다. 전통적인 비밥진행에서 블루스, 발라드를 넘나들다 어느 순간 오냇 콜맨류의 프리재즈 어법들이 한데 혼재되는 이 작품은 듀오 협연이 그저 반주-솔로의 순간들로만 이뤄져 있다는 편견(?)을 훌쩍 넘어 계량화 할 수 없는 기운, 에너지가 서로 이동하고 상대를 변화시킨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추천곡 ‘My Love & I’, ‘Everything Happens to Me’ 

엠엠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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