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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신작 <The Winds from Cuba> 발표한 재즈드러머 필 윤(Phil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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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아프로 큐반, 그리고 전통민요의 3단콤보!

 

지난 석장의 정규앨범들을 통해 스트레이트한 전통 밥(Bop)의 전도사 같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뮤지션 필 윤이 오랜만에 재즈 신에 새로운 작품으로 복귀했다. 그동안 그는 전통적 재즈의 미감과 가치를 줄기차게 선보여온 대표적 연주자로 인식되어 왔었고, 스스로도 이를 거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버리기 위해 평소와 다른 음악적 시도, 바로 아프로-큐반 음악을 선보이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상당한 파격이자 의외의 모습으로 비춰질 것 같지만, 사실 재즈 뮤지션의 입장에서 라틴음악은 4촌 격이라고 할만큼 가까우며 리듬, 멜로디 양면으로도 다른 점만큼이나 적잖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로서는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영역인 셈. 무릇 익숙한 패턴과 과정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디디는 것은 예술가라면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숙제와도 같은 것이다. 더불어 열정과 설레임을 마음 한 켠에 담아두고 있어야 가능할 터! 음악가로서의 동력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만으로도 본 작의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글/윤병선   사진/Phil Yoon Music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국 재즈 신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적 진화 또는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지금처럼 재즈 뮤지션들의 활동이 표면에 드러나는 것처럼 활발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 숫자자체가 지금과는 비교하기 민망할 만큼 적었다. 또한 전통적인 어프로치, 미국의 스탠더드한 하드 밥의 관점에 좀 더 집중되었던 시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재즈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뮤지션들의 노력 또한 점차 드러나기도 했는데, 아프로 큐반, 살사, 클래식과의 만남등 이 당시에도 나름 다양한 시도와 접근들이 벌어지기도 했던 시기였다. 한편 뮤지션들이 자신의 리더 작을 발매 하는 것도 아주 드물었더랬다. 지금은 다소 주춤한 것 같긴 해도, 매년 신인들을 포함한 많은 뮤지션들의 작품들이 꾸준히 발매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이라 표현해도 틀리진 않을 것 같다. 이제는 세계적인 재즈 페스티벌로 큰 손색이 없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과 여타 유수의 페스티벌이 자리를 잡으면서, 그때보다는 재즈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샜는데, 유학파 출신들의 재즈뮤지션들이 조금씩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2000년대 초,중반이었다. 지난 호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남경윤을 비롯 송영주, 배장은, 이지영 같은 뮤지션들이 당시 연이어 등장하며 빈약했던 국내 재즈신의 변화를 이끌었는데 그 중 드러머 필 윤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당시 유학파 뮤지션들중 드러머는 타악기에 비해 아주 드물었는데 특히나 하드 밥에 기반을 둔 드러머는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도니 맥카슬린, 조지 콜리건, 요하네스 바이덴뮐러와 함께 드러머 엘빈 존스에게 헌정한 <E.J.>를 2007년도에 발매하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선보였는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변화해 가는 당시 한국 재즈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Nardis’,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등 스탠더드 곡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한 오백년’, ‘진도 아리랑’같은 전통 민요를 재즈와 접목시킨 실험적인 방식도 가미하였고 자신의 오리지널도 담아내었던 작품이었다. 하드 밥의 전형적 클리쉐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미국 재즈 따라하기’식만이 아닌, 뮤지션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컨셉과 시도들, 그의 독창적인 해석과 임프로바이징을 선보이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녹아있는 그 음반의 발매 이후 그는 피아니스트 송준서와 함께 ‘Straight Ahead’라는 전통재즈 캄보를 결성해 활동함과 더불어 교육자, 재즈 프로그램 진행자, 작가로써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그 와중에 2012년 초 한국HD방송, Channel‐T의 4부작 다큐멘터리 '재즈 앤 더 시티'의 진행자로서 미국 재즈의 중요 도시를 방문하던 도중 뉴욕에서 다시 한번 <E.J.>의 멤버들과 두 번째 작품인 <Reminiscences Of Mom>을 녹음하게 된다. 이 음반 역시 뉴 트래디셔널, 하드밥의 정점을 보여주며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다시 한번 선명하게 드러내었는데, ‘Joshua’를 제외하면 모든 곡이 그의 오리지널 넘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의 필 인과 리듬 운영뿐만 아니라 전작과 함께 했던 뮤지션들과 보여준 합은 전작이상의 결과물이라 봐도 좋을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Joshua’라든가 ‘Healing’같은 오드 미터의 대한 독특한 리듬 운용이 돋보이는 곡들, 블루스, 라틴, 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모던한 감각으로 선보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앨범 발매이후 그는 이후 한동안 작품 활동을 통한 뮤지션으로서의 활동보다는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자, 작가, 사이드맨, ‘필윤의 재즈 스토리’같은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활동에 좀 더 치중하게 된다. 

 

그런 그가 정말 오랜만에 신작 <The Winds From Cuba>을 발표했다. 무려 7년 만에 발표되는 새 앨범인데, 이번 작품은 사실 의외이다. 왜냐하면 이전의 작품들은 스트레이트한 하드밥을 근본으로 한 모던 재즈 스타일이었는데, 신작은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음악이 아프로 큐반에 기반한, 전작과는 사뭇 분위기가 상반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일단 상당히 대중적인 작품이라는 첫 인상이 바로 전해진다. 여름을 겨냥한 듯한 상쾌한 느낌의 첫 곡 ‘Yo, Como Esta’부터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라틴 특유의 흥이 느껴지는 이 곡은 화사한 남국 바다의 이미지가 절로 연상된다. 뿐만 아니라 애절한 느낌의 ‘흐린 비’, ‘Snow On The Moon’은 서정적인 감성이 마치 볼레로 같은 쿠바 스타일로 표현되며, 다른 정서를 드러내는 것도 흥미롭다. 한편 ‘Sailing’과 ‘뱃놀이’는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치열한 하드 밥과 뜨거운 열정의 아프로 큐반의 가운데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트랙인데, 탄탄하고도 밀도감 있는 연주를 펼쳐 보인다. 여성 보컬리스트 조아혜가 음반 전체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이 두 곡에서는 연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특히 ‘뱃놀이’같은 곡은 스윙과 국악을 아우르는 리듬의 측면에서 편곡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고도 멋지게 다가온다. 

 

이 작품의 음악적 색깔, 방향은 인터뷰에서도 언급된 바 있듯이 필 윤이 국내외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영감을 바탕으로 기초해서 만들어졌다. 아무래도 여행에서 느끼는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그 공기의 느낌을 평소처럼 진중한 밥(Bop)의 장르에 묶어두기 보다는 라틴 음악처럼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풀어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타이틀인 ‘The Winds From Cuba’의 경우도 작가인 헤밍웨이가 모히토를 마시며 쿠바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즐겼다는 유명한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당시의 공간에서 느꼈던 텍스처에 가깝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필 윤은 음반 마지막에 실은 두 곡 ‘한 오백년’과 ‘진도 아리랑’을 통해서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음악적인 고민과 정체성을 여전히 화두로 삼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이 곡들은 이전 그의 데뷔작에 수록되어 있던 곡으로 당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편곡, 연주되어 있는데 아프로-큐반을 소화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끌어내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내부에 담겨져 있는 것 같이 다가온다.

 

제목에서부터 담겨진 음악에 이르기까지, 외형적으로 아프로 큐반을 뚜렷하게 표방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어딘지 한국적인 정서가 묘하게 깔려 있기도 한 작품이다. 여름 시즌을 겨냥한 듯한 대중적인 컨셉의 음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필 윤의 음악적 고민이 전작과 마찬가지로 표현된 작품이 아닐까? 그에 대한 애정과 호감을 갖고 있는 애호가로서 그의 변신은 설득력이 있으며,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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