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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엠엠재즈

#12 - 류이치 사카모토 (Ryuichi Sakamoto)

소박하면서도 다채로운 표정 담긴 첫 피아노 솔로집, 20년 만에 재발매!

 
INTRO MM JAZZ 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재즈는 결코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요소가 무척이나 많은 음악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수많은 하위 장르들은 또 무엇이며, 왜 거장들이라는 사람들은 그렇게나 많이 음반들을 많이 발표했는지...단지 몇십장 정도의 작품, 앨범만으로 얼추 이해가 되고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재즈는 이를 결코 허락하지 않죠. 그래서 대중들과의 거리가 이토록 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자! 이제부터 한달에 한번씩 여러분들을 재즈의 신세계로 데려가 볼 참입니다. 우선 기존의 잡지에서 다루어지는 아티스트 소개와 작품이야기를 기본으로 하되, 때론 화제가 되는 이슈거리에 대한 논의와 에세이 형태의 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칼럼의 형식도 시도해볼 참이며, 또한 공연후기기사까지 소재와 형식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가져와 한번 풀어 나가볼 참입니다.

비록 이 음악이 어렵고 광범위하다지만 최대한 쉽고도 명쾌하게, 마치 NBA 농구선수들의 시원시원한 덩크슛을 보는 것처럼 한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출발해볼까요?

 


 

JAZZ DUNK #12 Ryuichi Sakamoto [BTTB - 20th Anniversary Edition]

 

 

소박하면서도 다채로운 표정 담긴 첫 피아노 솔로집

20년 만에 재발매!

 

‘그의 내면 고스란히 투영된

은밀한 피아노풍경‘

 

지금이야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이름은 음악을 좀 좋아하고, 찾아듣는 분들에게 상당히 친숙해졌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았죠. 그가 국내음악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이며 본격적으로 지명도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 99년말~2000년 초부터였다고 봐야 할 겁니다. 제 기억으론 그의 첫 내한공연도 2000년도가 아니었나 싶어요. 지금처럼 모바일 환경을 통한 음원의 시대가 전혀 아니었던 그때, 대중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좋았던 수단은 다름 아닌 라디오, 그리고 CD였고 (지금처럼 음악은 뒷전으로 제쳐두고 만담으로 일관하는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시대였고, 윤상, 유희열 같은 식견 있는 대중 음악가들이 라디오 패널, 혹은 DJ를 맡아 진행하면서 사카모토의 음악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더욱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그때 국내에 동시 발매되었던 류이치 사카모토 의 앨범 두 종이 당시 별다른 홍보도 없이 라디오를 통해 소개되고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판매가 되어 몇 개월 사이 만장을 가뿐히 넘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자료가 지금은 전혀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판매량이 얼마로 집계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마 누적으로 최소 2만장 이상은 나갔을 겁니다)<BTTB(Back to the Basic)>와 <Cinemage>가 바로 그 작품인데 특히 <BTTB>는 현악쿼텟이 함께 참여한 <1996>과 더불어 국내에 류이치 사카모토의 인지도와 인기를 한껏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판매고는 물론이고 그 당시 가요를 중심으로 틀어주는 오후대 일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이 앨범에 담긴 'Energy Flow'나 'Rain' 같은 곡들을 종종 틀어줬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앨범이 발매된 지 어느 새 20년이 지나 워너뮤직 재팬과 레이블 밀란(워너와 유통및 홍보계약을 오랫동안 맺고 있어 산하 레이블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엄연한 독립 레이블입니다)에서 <BTTB> 2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을 발매했어요. 좀처럼 과거 앨범들을 다시 재발매하지 않는 편인 류이치 사카모토의 성향, 거기에 이미 절판되어 중고앨범으로밖에 구입할 수 없는 현 상황을 볼 때 이번 재발매는 그의 팬들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일 겁니다. 더불어 이전 작들을 접해보지 못한 젊은 팬들에겐 새롭게 발견한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겠죠.

 

출처 : The Vinyl Factory

 

먼저 이번 재발매 반은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직접 20주년 기념반 정리작업에 참여했다는 점. 두 번째로 이전 일본 발매반에다 인터내셔널반에 수록되었던 ‘Energy Flow’와 ‘Reversing’  두곡을 포함, 관련된 음원을 새로이 리마스터해 담아낸 작품이라는 점. (당시 인터내셔널발매반과 일본 발매반에 담긴 곡이 순서도 다르고, 서로 누락된 곡들도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정리했다고 보면 됩니다. 최종결과로 볼 때 확실히 당시 일본반이 기준이긴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흥미로운 특징이 있는데 바로 일본출신의 유명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앨범의 라이너노트를 직접 맡아 새로이 작성했다는 겁니다. (이전 반에는 하루키의 글이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그의 라이너에 따르면 하루키 자신은 이 작품을 이른 아침 혼자 있을 때, 또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일종의 습관, 혹은 종교적 의식처럼 종종 꺼내어 듣곤 했었다고 합니다. 그 말인즉 자신의 평범하고도 무척이나 중요한 일상에 긴밀하고도 친숙하게 스며들어있는 작품이라는 얘기이겠죠! 더불어 하루키는 이 음악을 들으면 마치 누군가가 그만의 공간 안에서 관객들을 위해 연주하는 것이 아닌, 바로 그 자신의 내적 탐험을 위해 자유롭고도 은밀하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의도치 않게 지나가다 듣고선 그 자리에서 조용히 듣는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사람의 피아노를 결코 방해하지 않고서 숨죽여 그 음악을 몰래 옆에서 귀기울여 듣는 것이죠. 아마도 담겨진 음악의 감성과 분위기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가 이야기 한 것에 쉬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출처 : Vice
 

앨범 제목처럼 담백하고 심플한 연주가 담겨져 있다지만, 사실 이 작품은 사카모토 본인에게도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해요. 당시로선 그의 커리어를 통해 처음 시도된 피아노 솔로 앨범인데다 여기에 담겨진 음악들이, 그가 지니고 있는 무척이나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뿌리들을 파편적으로나마 아주 폭넓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발매 당시 이 작품은 뉴 에이지로 인식되곤 했지만 그보다는 세미클래식/크로스오버에 더 가깝게 들리며, 그중 몇몇 트랙들, ‘Uetax’, ‘Aqua’, ‘Prelude’, ‘Sonata’ 같은 곡들은 앰비언트, 또는 아방가르드로 이야기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실험적인 면이 엿보입니다. 이런 곡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존 케이지(John Cage)같은 이들에게서 크게 영향 받은, 음향에 관한 즉흥적이면서 실험적인 성향도 적잖이 투영이 되어 있는 작품이 바로 <BTTB>인 것이죠.

 

20년이 지난 지금은 이런 부분이 그의 음악세계에서 훨씬 더 확대되어 사카모토의 새로이 발표되는 신작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선율에 신경을 안 쓰거나 거의 외면하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만, 현재 그의 명성을 이뤄낸 8할이 그만의 서정적인 멜로디 메이킹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본질에 좀 더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발매당시 일본 오리콘 차트1위를 기록할 만큼 폭넓은 대중적 매력을 지닌 ‘Energy Flow’가 이 앨범 수록곡중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그 외에도 인상주의 클래식 소품처럼 들리는 ‘Chanson’ ‘Choral No.1,2’, ‘Opus’, ‘Intermezzo’ ‘Instant Echo’ 같은 곡들은 지금 들어도 뻔한 화성으로 일관되는 뉴에이지와는 확실히 격을 달리하는 풍부하고도 수려한 미감이 있습니다. 커다란 스케일에 감동적인 명연이 담겨진 음반이라고 말하기엔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만, 소박하면서도 질리지 않게 우리의 정서를 오랫동안 어루만지고, 은근하면서도 깊이 위로하는 음악이 바로 이 작품 <BTTB>가 아닐는지. 필자 개인적으로는 2009년도에 발표되었던 그의 두 번째 피아노 솔로앨범 <Playing the Piano>와 비교해볼 때도 이 작품의 매력과 가치는 한층 더 우위에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시아 출신으로서 이렇게 입체적이고 격조 있는 음악세계를 구현해낸 그가 그저 놀랍고 대단할 따름입니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일본식으로 맞는 이름어순이긴 하나, 본인이 영문표기방식인 류이치 사카모토로 불리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기도 하고 국제적으로도 더 넓게 통용되어 류이치 사카모토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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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음알못
긴 글임에도 내용이 유익해 쑥쑥 읽히네요.... 역시 편집장님 글 최고입니다.. 공부가 되었습니다 :)
이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15:57
2019.05.13.
Johnk
Johnk 음알못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불어 음악도 즐감하시길^^
이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19:11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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