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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엠엠재즈

#16 - 조앙 질베르토(João Gilberto)

소박함에 가려진 극한의 탐미주의!!

 
INTRO MM JAZZ 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재즈는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요소가 꽤나 많은 음악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수많은 하위 장르들은 또 무엇이며, 왜 거장들이라는 사람들은 그렇게나 많이 음반들을 발표했는지...단지 몇십장 정도의 작품, 앨범만으로 얼추 이해가 되고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재즈는 이를 결코 허락하지 않죠. 그래서 대중들과의 거리가 이렇게나 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자! 이제부터 한달에 한번씩 여러분들을 재즈의 신세계로 데려가 볼 참입니다. 우선 기존 잡지에서 다루어지는 아티스트 소개와 작품이야기를 기본으로 하되, 때론 화제가 되는 이슈거리에 대한 논의와 에세이 형태의 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칼럼 형식도 시도해볼 참이며, 또한 공연후기기사까지 소재와 형식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가져와 한번 풀어 나가볼 참입니다.

 

비록 이 음악이 어렵고 광범위하다지만 최대한 쉽고도 명쾌하게, 마치 NBA 농구선수들의 시원시원한 덩크슛을 보는 것처럼 한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출발해볼까요?

 


 

#16 조앙 질베르토(João Gilberto), 소박함에 가려진 극한의 탐미주의!!

 

조앙 질베르토(João Gilberto), 소박함에 가려진 극한의 탐미주의!!

 

무척이나 나긋하면서도 살랑거리는 삼바리듬, 그 리듬 위를 아무런 긴장감 없이 느릿하게, 때론 통통 튀듯 상큼하게 유영하는 멜로디, 그런데 그 기저를 받치고 있는 화음과 그 전개는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지적인 깊이를 담고 있는 음악! 바로 보사노바 음악이 가진 주요 특징과 매력입니다.

 

이 음악을 만들어 내는데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포르투갈어 발음으론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으로 읽습니다만 여기에선 영어식 표기로 합니다)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아티스트인 조앙 질베르토가 지난 달 7월 6일(브라질 리우 시각) 8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실 장르를 만들고 스타일을 형성한다는 게 단순히 몇몇 개인의 역량으로 정리될 수 있을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지만, 보사노바의 경우는 이 두 사람이 함께 만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알파이자 오메가라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이 두 사람이 보사노바를 처음 시작하고 난지 6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들의 음악이 성전같은 위치에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죠. 특히나 질베르토는 보사노바를 처음 그들이 시작했던 그 때의 원형에 더욱 가깝게, 더욱 단출하고 심플한 특유의 뉘앙스를 말년으로 갈수록 일관되게 추구했다는 점에서 조빔과는 다른 면도 분명 가지고 있죠.


(브라질의 숱한 명가수들 사이에서도 주앙 질베르토만큼 독특하고 기묘한 보컬 뉘앙스를 가진 인물도 또 없을 겁니다) 그는 이것을 평생 간직하고 또 더 심화시켜 나가기 위해 고민했으며, 일흔 줄에 접어들어서부터는 다른 악기를 거의 배제하고 오직 기타하나만 갖고 조곤하게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여러 악기들과 함께 해서는 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내밀한 소리, 느낌을 계속 찾기 위해서 였을거라고 전 생각해요. 그에 관한 여러 일화들 중 한 음절, 한소리를 찾고 만들기 위해 며칠 동안 목욕탕 안에 들어가 기타를 연주하면서 중얼거리며 반복해 노래했다는 얘기가 단순한 허구로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60년대 초 당시 보사노바가 커다란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나서 불과 3년 정도의 짧은 시간 대중적 전성기를 누린 후, 록이 대세를 장악하며 보사노바도 시들해져 한때의 유행음악으로 치부될 것처럼 여겨지곤 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 생명력이 더욱 더 강해지고 90년대 이후부터는 재즈는 물론이고 그 외 장르불문 여러 후배 뮤지션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전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조빔과 질베로트 이 두 사람은 브라질의 근대팝 음악(MPB)를 넘어 20세기 음악사조전반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인물로 기록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특히나 조앙 질베르토가 남긴 유산은 보사노바의 본질에 깊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향후 더욱 더 적극적으로 조명되고 후배뮤지션들에게 회자될 거라 생각해요.

 

 
MUSIC João Gilberto Best Albums 5
 

조앙 질베르토의 음악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히 들어봐야 할 음반 5장을 여기 소개합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함께 보사노바의 대부라고 의례히 일컬어지곤 하지만, 실제 그의 음악세계가 가진 독특함과 고유의 개성및 미감은 명성에 비해 자주 간과되어 온 편이죠.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런 편입니다) 보사노바의 틀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그의 음악은 온전히 조앙만의 예술성과 미감으로서만 이야기할 수 있는데, 특히나 같은 보사노바곡이라도 그가 부를 때 다른 가수들과는 다른 차원의 감성과 뉘앙스, 리듬 어프로치를 가지게 되며 이 점이 여느 보사노바 음악가들과 궤를 달리하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레가토와 루바토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나지막히 속삭이는 그의 노래는 일견 평범한 듯 들리면서도 우리를 강하게 사로잡는 마력이 내재되어 있어요. 동일한 보사노바의 리듬과 멜로디이지만 오직 조앙 질베르토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미학!  기타와 한 소절의 나른한 읊조림만으로도 그의 보사노바는 더없이 완벽해집니다.

 

ALBUM #1 Getz/Gilberto (Verve/1964 Recorded 1963)


 

스탄 겟츠와 조앙 질베르토, 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보사노바라는 단어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게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보사노바를 상징하는 하나의 작품을 고르라고 할 때 열에 아홉은 선택할 작품이다. 수록된 8곡 전곡이 이젠 확고한 스탠더드로 인식될만큼 보편적인 공감대를 획득한 것도 본작의 가치! 조빔의 작곡에 비니시우스 디 모라에스의 가사, 조앙 질베르토의 보컬과 기타가 사실 이 작품의 핵심이자 뼈대이고, 여기에 스탄 겟츠는 곡에 마춤한 즉흥솔로를 과도하지 않게 입혔는데, 영미권 팬들을 위해 영어를 할 줄 알았던 조앙 질베르토의 와이프를 두곡에서 가수로 내세운 것도 성공에 의외의 요소로 작용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당시 조앙 질베르토가 스탄 겟츠와의 협연을 그리 탐탁해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노래보다 소리가 크고 보사노바를 표현하기에 섬세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세히 들어보면 조앙 질베르토가 노래할 땐 스탄 겟츠의 색소폰은 거의 연주되지 않고 조빔의 피아노와 리듬 섹션의 연주만 이뤄지고 있다.

 

ALBUM #2 Joao Gilberto (Polydor/1973 Recorded 1973)

 

Joao Gilberto (Polydor/1973 Recorded 1973)

 

보사노바의 열기도 꺾이고 스탄 겟츠와의 공연및 앨범 작업도 마무리가 된 이후, 조앙 질베르토는 별다른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1970년도부터 멕시코에 2년 정도 머물렀다. 그곳에서 앨범을 하나 만들었는데 이는 오직 자신의 기타로만 노래한 앨범이었고, 이 작품은 3년 뒤 발표된 본작의 토대가 되어주었다. 더욱 더 나직하게, 하지만 음조는 또렷하고 더 명징하게 노래하기 시작한 그는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 다른 악기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고, 이를 본 작에 제대로 투영시킨다. 질베르토 자신의 기타와 노래, 소니 카의 퍼커션만으로 전곡을 녹음한 이 작품은 특히나 엔지니어의 공이 아주 큰데, 이렇게 심플하고 단촐한 편성을 최대한 잘 살리고, 전체의 균형을 기막히게 잡아낸 웬디 카를로스의 엔지니어링이 본작을 살리는 데 아주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가 타 작품에 비해 아주 날렵하고 기민한 리듬감을 담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특징! 그리고 또 한가지, 조빔에서 아리 바로소, 카에타노 벨로주, 질베르토 질같은 타 뮤지션들의 작품으로 레퍼토리의 확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음반이라는 특징도 아울러 갖는다. 조앙 질베르토의 커리어에서 하나의 분기점 역할을 하는 음반. 마지막 곡 ‘Izaura’ 에서 질베르토와 함께 입을 맞춘, 미우샤와의 깃털 같은 듀엣곡은 본작의 화룡점정과도 같은 트랙!

 

ALBUM #3 Brasil (Warner Bros./1981 Recorded 1980. 1981)

 

Brasil (Warner Bros./1981 Recorded 1980. 1981)

 

정말이지 여간해선 보컬 협연을 하지 않았던 조앙 질베르토가 무려 세 명의 후배 가수들과 함께 입을 맞추었던 유일한 작품이 본 작이다. 카에타노 벨로주, 질베르토 질, 마리아 베타니아(카에타노 벨로주의 여동생) 이 세 명의 멋진 후배들이 보좌해 리더인 조앙 질베르토와 함께 코러스를 만들고 각자의 파트를 정해 노래하는 모습은 음악의 소담한 아름다움과는 반대로 아주 커다란 감흥을 전달한다. 첫곡 ‘Aqurerla do Brasil’ 만 들어봐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 작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재차 깨닫게 된다. 카에타노 벨로주가 얼마나 조앙 질베르토의 음악성을 재대로 이해하고 또 추종하고 있는지를! 자유롭게 삼바리듬을 타고 레가토와 루바토를 너무나 효과적으로 사용해 노래하는 이들의 음악은 보사노바를 아우르는 근대 브라질 음악의 진수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다. 자니 멘델의 고급스런 현악 편곡이 담긴 오케스트레이션도 본작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요소.

 

ALBUM #4 João Voz e Violão (Verve/2000, Recorded 2000)


 

그의 열렬한 추종자이자 아마도 현 브라질 가수들중 제대로 된 몇 안되는 후계자중 한명라고 봐도 될, 카에타노 벨로주의 프로듀싱으로 탄생한 9년만의 복귀작. 오직 그의 목소리와 기타만으로 녹음된 이 작품은 질베르토 후반기 대표작임과 동시에 그의 음악성을 완전히 갈무리해 담아낸 걸작이다. 자신의 곡은 하나도 없이 조빔과 카에타노 벨로주, 질베르토 질 같은 동료,후배 뮤지션들의 곡만으로 전 트랙을 채워냈으며 러닝타임도 불과 30여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짧은 러닝타임안에 자신의 모든 걸 담아내었다.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나직이 읖조리는 그의 음성은 멜로디와 리듬을 모두 자유롭게 타고 넘나들며 원곡을 있는 그대로, 하지만 그만의 버전으로 다시한번 재탄생시킨다. 세월의 흐름에 깊어져가는 조앙의 음악세계가 제대로 발현된 작품. 분명히 별도의 트랙인데, 전체 10곡이 마치 하나의 곡처럼 들리는 건 그저 필자의 착각일까?

 

ALBUM #5 In Tokyo (Verve/2004 Recorded 2003)


 

공식적으로 그의 유작(영상으로는 이후에 녹음된 작품이 있긴 하지만, 정식음반으로는 이 작품이 그의 마지막 녹음이다)으로 기록된 음반. 커리어를 통틀어 몇장 안 되는 조앙 질베르토의 단독라이브 앨범이기도 하다. 70년대 이후부터 외부와의 교류를 점차 줄이고 공연도 별로 하지 않았던 그가,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방문한 일본에서의 나흘간 도쿄 공연중 하루를 담아내었다. 오랫동안 그를 기다려온 일본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이, 그가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숨소리 들리지 않을만큼 조용해지는 순간 보사노바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그곳을 가득 채워낸다. 어떠한 장식과 치장도 없이, 담백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조앙 질베르토는 일체의 코멘트를 배제하고 주구장창 이전부터 불러왔던 노래를 이어나간다. 본 작을 들으면서 느낀 건데, 그의 보사노바는 마치 오래전 존재해왔던 민속 음악과 같은 소박함과 진솔함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었어도 유려한 루바토의 매력은 전혀 퇴색함 없이 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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