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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엠엠재즈

전방위적 행보 보여온 진정한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류이치 사카모토

색소포니스트 신현필이 전하는 재즈와 영화 이야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마이너리티리포트#5 전방위적 행보 보여온 진정한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류이치 사카모토

 

혁신적인 신서사이저 사용으로 유명해진 일렉트로닉 밴드 YMO의 보컬 겸 작곡가, 영화배우, 솔로 피아니스트겸 오페라 작곡가, 영화음악으로 아카데미 음악상 및 골든 글로브 작곡상 수상, 사회운동가, 레이블 운영자... 음악 애호가라면 이쯤 되면 바로 한명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이다.
 
많은 사람들이 연말이 되면 습관적으로 TV에서 방영되는 [나홀로 집에] 혹은 [러브 액추얼리]등의 영화들을 시청하듯 필자는 매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종종 [전장의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1983)]을 찾아보곤 한다.
 
몇 년전 투병생활중에 젊은 세대의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들인 도니 맥카슬린(Donny McCaslin), 벤 몬더(Ben Monder), 제이슨 린드너(Jason Lindner), 팀 레페브레(Tim Lefebvre), 마크 쥴리아나(Mark Guiliana)등과 함께 역작 <Black Star>를 발표한 후 이틀만에 안타깝게 간암으로 사망하고 만 팝스타 데이빗 보위(David Bowie)와, 공연무대가 아닌 배우로서 호흡을 맞춘 류이치는 영화에서 포로수용소의 장교로, 데이빗 보위는 연합군의 포로로서 애틋한(?)관계를 설정한다. 내가 이 영화를 즐겨보는 이유 중 하나는 동명의 메인테마곡을 개인적으로 즐겨 연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쿄에서 고등학생시절을 보내며 신주쿠 주변의 재즈카페를 전전하곤 했던 그는 1960년대 후반 프리재즈의 등장에 발맞춰 발매된 존 콜트레인의 프리재즈에 한때 심취해있기도 하였다. 이후 동경대학 작곡과에 입학한 그는 존 케이지(John Cage), 필립 글래스(Philip Glass),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 등의 불협화음, 미니멀리즘을 토대로 한 현대음악을 주로 들었고 라 몬테 영(La Monte Young)의 드론사운드(하나의 음악이나 화성을 지속시켜 그 위에 화성이나 멜로디를 쌓아가는 음악형식)를 차용한 인도음악 사운드에도 크게 매료되었었다. 
 
그러나 사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제일 처음 음악을 직업으로 선택하는데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바로 드뷔시(프랑스출신의 후기낭만파 이후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작곡가)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듣게 된 드뷔시의 현악4중주곡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후 본인을 드뷔시의 환생이라고 거의 진심으로 믿었을 정도로 그의 음악에 몰두해 있었다고 한다. 사실 드뷔시는 기본적으로 클래식 작곡가이지만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에도 적잖은 영향일 끼쳐온 게 사실이다. 화성의 ‘색감’에 큰 흥미를 보인 그의 인상주의 작품들은 직접적으로 빅스 바이더백(Bix Beiderbecke)의 연주스타일이나 듀크 엘링턴(Duke Eliington)의 작곡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이후 재즈 역사에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Kind of Blue’에서의 빌 에반스(Bill Evans) 피아노 스타일의 연주는 만약 드뷔시가 없었다면 미처 들을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는 같은 프랑스 출신의 집시재즈의 아버지, 장고 라인하르츠(Django Reinhardt)의 ‘Nuages’ 작곡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보사노바의 대표적인 뮤지션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또한 드뷔시에게 받은 영향을 부정하지 않았는데 드뷔시의 몽상(Reverie)의 테마를 차용해 ‘Chovendo na roseira’를 작곡하기도 한바 있다.
 
 
아무튼 류이치 사카모토는 활발한 스튜디오 세션맨으로 생활을 하며 1978년, 본인의 첫 번째 앨범 <Thousand Knives>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인 11월 3인조 일렉트로닉 밴드 Y.M.O (Yellow Magic Orchestra)의 동명앨범을 발표한다.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에게 영향을 받은 ‘동풍(Tong Poo)’, ‘중국여인(La Femme Chinoise)’, ‘미치광이 삐에로(Mad Pierrot)’등이 삽입된 이 앨범은 당시 발표된 작품이라고 전혀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실험요소를 담고 있다. 음반은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이 없었지만 사카모토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것을 만들어냈다는 보람을 스스로 느꼈다고 한다.
 
두 번째 앨범 <Solid State Survivor>를 후년에 발표하며 런던에서는 ‘The End of Asia’가, 미국에서는 ‘Behind the Mask’가 큰 호평(이후 에릭 크랩턴과 마이클 잭슨이 커버하기도 한다.)을 받으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류이치 사카모토는 대중의 인기에 큰 부담을 느껴 1980년 라이브앨범 타이틀을 공공의 억압 <Public Pressure>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한편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화음악가로서 커리어는 앞서 언급한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의 영화음악가로서의 정점 또한 그로 인한 인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전장의 크리스마스]가 1983년 칸 영화제의 최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그해 영국에서 열리는 BAFTA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에서에서 영화음악상을 수상하게 된 것. 이후 프랑스 남부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에서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바로 이탈리아의 국민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이다. 그는 칸에서의 만난 류이치 사카모토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3년 후 1986년, ‘배우‘로써 [마지막 황제 (The Last Emperor, 1987)]에 그를 섭외 한다. 당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 영화의 음악은 당연히 ‘엔니오 모리코네‘가 담당하고 있을 거라 믿고 이에 응했고 모든 촬영이 끝나자 6개월 후 베르톨루치 감독은 다시 류이치에게 음악감독으로 그를 섭외하게 된다.
 
이 영화 [마지막 황제]는 아카데미에서 9관왕을 차지하는 한편 류이치 사카모토에게도 작곡상을 안겨주고 골든글로브에서도 작곡상을 받는 등 영화음악가로서 그의 평생 커리어에 가장 큰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그는 이후에도 꾸준히 영상을 위한 작곡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 후두암을 이겨내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하디 주연의 [레버넌트 (Revenant, 2015)]에서 다시 한번 영상에 뒤지지 않는 멋진 사운드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다. 특히 [레버넌트] 의 감독,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뚜(Alejandro Gonzalez Inarritu)는 전작 [버드맨]에서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Antonio Sanchez) 한명만을 사용한 과감한 음악으로 신선함을 주었었는데 지난 [레버넌트]에서 류이치 사카모토를 음악감독으로 섭외한 것은 탁월한 그의 감식안과 센스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한편 그는 사회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운동가로서의 면모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1999년 오페라 [Life]를 통해 ‘20세기는 전쟁과 혁명으로 몇 천만, 몇 억에 달하는 인간이 죽어간 끔찍한 세기였지만 21세기에는 그런 쓰레기를 일소하고 환경문제도 해경하고 인류가 조금은 현명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은 장대한 콘셉트의 작품을 발표한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Grief’, ‘Anger’, ‘Prayer’, ‘Salvation’ 네 악장으로 이루어진 <Discord>라는 작품을 통해서는 르완다 분쟁의 아픔을 음악으로 풀어낸 바 있으며, 또 2002년에는 체르노빌사고 핵 누출사고를 통한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 경고를 날리는 모토하시 세이이치 감독의 다큐멘터리 [알렉세이와 샘(Alexei and Spring)]작업을 한 바가 있다. 그의 관심은 넓게 야생동물 보호에도 미치고 있는데 2002년에는 <Elephantism>이라는 DVD북을 통해 아프리카의 예지의 상징인 코끼리를 관찰하며 느낀 점을 음악으로 풀어내는데, 온화하게 공생하는 코끼리 같은 삶의 방식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06년 ’음악을 위한 우리 모두의 공유지’라는 뜻의 ‘커몬즈레이블’을 발족시키면서 다양한 통로의 조합을 통해 좋은 음악을 탄생시키고 청취자에게 충분히 전달해 나가자는 의미를 갖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다음해인 2007년, ‘More Trees Project’를 발족하며 숲을 늘리자는 운동을 해나가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인간이 자연을 지킨다.’ 라는 식으로 우리는 말하곤 한다. 환경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건 아예 발상 단계부터 잘못된 것 이다. 인간이 자연에 거는 부하와 자연이 허용할 수 있는 한계가 서로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 패자가 되는 건 당연히 인간이다. 그러니까 자연이 인간을 버리는 것이다"

 

 

그의 지난 커리어만 대략 흞어만 봐도 인간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에 대한 가치와 인식을 갖고 그에 걸맞는 책임을 다해가고 있다는 걸 쉽게 알수 있을 것이다. 평소 류이치 사카모토를 애정하고 암 투병생활을 이겨내며 다시 음악을 만들어낼 때 필자는 진심으로 기뻤다. 그는 분명 재즈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한사람의 전방위적인 훌륭한 음악가이며 또 성숙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우리가 존경할 가치가 있는 뮤지션임에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길 바라며..

 

올해 겨울에도

‘Merry Christmas. Mr. Law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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