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Potter <There is a Tide> Edition/2020

 

Chris Potter​ :Tenor and soprano saxophones, clarinet, bassclarinet, flute, alto flute,

piano, keyboards, electric and acoustic guitars, bass guitar, drums, percussion, samples.

 

1. I Had A Dream

2. Like A Memory

3. Mother Of Waters

4. Rising Over You

5. Oh So Many Stars

6. Drop Your Anchor Down

7. Beneath The Waves

8. Rest Your Head

9. As The Moon Ascends

10. New Life (in The Wake Of Devastation)

 

 

 

재즈도 순수한 의미의 ‘원맨밴드’가 가능하다니!

대략 13년 전 얘기다. 뉴욕 대에서 재즈기타로 석사를 하던 한 지인 형이 듀오 연주 음원을 들려주며 필자에게 물었다. ‘여기 피아노 연주 누구일 것 같아? 맞추면 밥 사줄게’. 있는 오기를 다해 유추해봤지만 결국 실패. 뭔가 위화감은 있지만 분명 빼어난 피아노 실력을 들려주기에 많은 피아니스트들을 거론해 보았으나 전혀 맞출 수 없었다. 참고로 정답은 ‘크리스 포터’. (당시 그 형은 크리스 포터에게 개인레슨을 받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색소폰 기술자이면서 음악적으로 다재다능함을 자랑하는 크리스 포터. 그가 지난 12월 선보인 신보 <There is a Tide>는 2020년을 관통했던 사회적 이슈들, 곧 Black Lives Matter 운동과 코로나19에 의한 봉쇄 등 사회적인 슬픔과 분노에 대한, 뮤지션다운 철학적 반응이다. 뮤지션이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행동지성은 곧 음악 자체일 수 밖에.

 

막말로 1부터10까지 ‘혼자 만든’ 음반이다. 색소폰, 클라리넷, 플룻, 피아노와 키보드, 일렉과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기타에 이어 퍼커션, 드럼까지 1인10역을 감당했다. 이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확연히 나뉠 듯 하다. 한 쪽에서는 그의 다재다능함과 천재적인 음악성을 칭송할 것이요, 다른 한 편에서는 오히려 혼자 모든 악기를 연주함으로써 생기는 악기 테크닉적 미숙함에 방점을 둘 것이다. 어느 쪽이던 좋다, 세계적인 뮤지션이 사회적 이슈를 음반에 담아 선보이겠다는데 우리야 함께 듣고 즐기고 슬퍼하며 한 시대를 공유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가 드럼을 마크 줄리아나보다 잘 칠리도, 일렉 베이스를 마커스 밀러보다 잘 칠리도 만무하다. 또한 한 번에 한 악기씩 오버덥으로 입혀갔기에 ‘동시 즉흥’에서 오는 인터플레이 감흥은 다소 부족할 수 있으며, 섹션과 섹션, 파트와 파트를 연결할 때 꼭 필요한 드럼 Fill In이 테크닉적 한계로 많이 누락되고, 지나치게 많은 악기를 홀로 통솔함으로써 생기는 편곡적 산만함이 분명 있다. 크리스 포터의 평소 힘있는 색소폰에 반해 드럼에 힘을 실어주지 않은 믹싱도 아쉬운 부분. 여전히 빼어난 작,편곡 능력이 돋보이지만 그래도 드럼만큼은 프로드러머에게 맡겼으면 어땠을까. 그래도 스스로에게는 큰 의미를 가질 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신보다 더 잘 알 사람은 없다. ‘크리스 포터’의 정체성이 짙게 묻어나는 작품!    글/재즈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