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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리뷰

엠엠재즈

국내앨범 MM JAZZ 결산 - Best Albums of 2018 국내편

 

 

ALBUM #1 Near East Quartet - Near East Quartet (ECM/2018)


 

진정성과 상호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

 

아직도 필자의 기억에 선명한 것이 손성제, 정수욱, 이순용, 김동원에 의한 니어 이스트 쿼텟이 첫선을 보였던 당시이다. 울산 월드뮤직페스티벌 무대에서 한 외국인 음악감독이 이들의 연주와 구음을 듣고 너무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반드시 세계무대에 세워야할 이들이라 감탄과 찬사를 연발하였는데, 그때와 비교해 다소 재구성된 형태이지만 결국 굴지의 ECM에서 월드데뷔를 하게 되었다.

 

뮤지션 개인이 하고 싶은 것과 잘 할 수 있는 음악에는 상당한 갭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국악과 기타 장르의 만남에서 의욕 과다가 흔치 않게 나타났었는데, 이는 존중과 배려의 문제라는 부분을 떠나 실제로 잘 할수 없는 부분을 억지로 하고자 하는 무리수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손성제, 서수진, 정수욱은 자신들이 잘하는 재즈와 즉흥연주를 펼치고, 평창올림픽의 히로인이자 창작과 정통국악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김율희는 재해석된 우리 가락을 내재된 깊은 정서로 여과없이 풀어낸다. 상주모심기(Mot)에서의 미스틱한 랑데부는 그저 ‘전율’이다.

 

글/재즈칼럼니스트 김제홍

 

 

ALBUM #2 서수진 - Strange Liberation (Night Birds/2018)


 

오넷 콜맨의 유산 충실히 오마주한 수작!

 

본작 역시 본지 리뷰를 통해 접하게 된 음반 중 하나다.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드러머 서수진의 두 번째 리더음반으로 첫 데뷔작과 또 다른 음악적 방향성을 들려주며 글쓴이의 관심을 끌었다. 이 앨범은 독특하게도 국내에서 흔히 시도되지 않았던 두 대의 색소폰(고단열, 이선재), 베이스(김영후)로 쿼텟을 구성해 공간에 대한 서로간의 배려를 인터플레이로 승화시키고 있다.

 

피아노나 기타 같은 화성 반주 악기가 없지만 충분히 안정적이며 꽉 찬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사실 이 때문에 서수진의 드럼 연주와 곡 전개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기도 하다. 솔직히 본작은 내용적으로 쉬운 음반은 아니다. 솔아의 앨범과 반대로 대중적 취향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지만 네 명의 연주자가 뿜어내는 에너지, 응집력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게다가 앨범에 배치된 몇 곡의 발라드 트랙을 통해 감상자로 하여금 감정의 이완수축을 경험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글/재즈칼럼니스트 강대원

 

 

ALBUM #3 이선재 - Entropy (Self Produce/2018)


 

프리/아방가르드와 포스트 밥의 강렬한 교차점

 

색소폰 주자 이선재는 경력이 독특한 뮤지션이다. 뮤지션으로서의 삶과는 별개로, 그는 우리에게 생소한 자연의학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두 직업을 병행하는 뮤지션이다. 그는 2016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콩쿠르 우승과 Best Creativity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는데 그전 2014년에 한국으로 이사와 활동하기 전부터 이미 자신의 리더작을 발표해 왔었던 뮤지션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 그는 자신과 함께 할 멤버를 구하면서 현재 레귤러 멤버인 베이시스트 조민기와 드러머 송준영과 트리오를 이뤄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글쓴이는 그 이후 그의 활동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가 작년 10월 서울숲재즈페스티벌에서 뉴욕 프리/아방가르드신의 핫한 트럼페터 피터 에반스와 이들 트리오가 함께 하면서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보스턴에서 함께 공부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소개하는 그의 신작 <Entropy>에서도 피터 에반스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엔트로피라는 단어는 에너지와 관련된 물리학 용어이다. 곡마다 이러한 에너지가 충만한데 특히 피터 에반스와 이선재의 듀엣 연주로 펼쳐지는 ‘Daedalus’와 ‘Icarus’은 즉흥의 향연으로 점철된 곡이다. 몇 개의 테마를 서로 던지듯 시작하다가 어느 한순간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다시 진정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것이 하나의 대화체같은 느낌을 줘서 흥미롭다. 11분이 넘는 ‘Foxdeer’는 자신의 애완견을 모티브로 한 곡이라고 한다.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즉흥연주에 담아내고 있다. 트리오 멤버들 간의 타이트한 앙상블보다는 이선재의 연주에 심플하게 펼쳐지는 베이스와 드럼의 반응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ntropy’, ‘World On Fire’는 피터 에반스와 크리스 바가의 바이브라폰이 합세한 퀸텟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정한 멜로디와 형식보다는 각 뮤지션들 개개인의 에너지가 모여서 충돌하며 발생하는 불규칙성에 대한 표현이 담겨져 있다. 아마도 이 작품은 프리/아방가르드 팬들에게는 피터 에반스 때문에 주목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무게감을 음반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기에 뮤지션 이선재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글/재즈칼럼니스트 윤병선

 

 

ALBUM #4 김오키 - Saturn Meditation (봉식통신판매/2018)


 

기이하면서도 묘한 감흥 담은 김오키 발라드

 

엄청난 창작열과 열정적인 에너지로 데뷔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와 작품들을 시도해오며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는 김오키의 <Saturn Meditation>는 그가 이끌고 있는 유닛 새턴발라드의 두 번째 작품이다. 동양청년의 해체 이후 그는 뻐킹매드니스와 새턴발라드 유닛을 통해, 이전부터 자신의 음악의 주제가 되었던 사회 전반적인 현상에 대한 독창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은 그대로 두면서 재즈뿐만 아니라 힙합과 발라드등 여러 가지 음악적 주제를 소화해내고 있다. 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발라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전 작품들과는 확실히 성격이 파격적으로 다르다. 트렌드도 나름 갖추고 있다. '점도 면에서 최대의 사랑', '문제없어요', '서로를 바라보며 어디로 가다가'등 독특한 분위기위로 펼쳐지는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은 처연함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다. 음악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밴드를 통해 다양한 시험을 하고 있다는 그의 인터뷰에 밝혔듯이 글쓴이는 김오키가 대중과 타협한다고 보지 않는다. 이것이 ‘김오키식 발라드’라는 것을 알리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글/재즈칼럼니스트 윤병선

 

 

ALBUM #5 Jungsu Choi Tiny Orkester - Tschuss Jazz Era (Challenge/2018)

 

Jungsu Choi Tiny Orkester - Tschuss Jazz Era (Challenge/2018)

 

타인을 감화시킬만큼 강력한 열정, 에너지의 분출

 

2018년은 국내 재즈아티스트들의 해외 레이블 진출이 과거 어느 때보다 과감하게 이루어졌던 해였다. 단순히 레이블 로고만 빌려달고 나온 게 아니라, 실제로 해당 레이블에서 작품을 듣고 같이 해보자고 의뢰를 한 뒤 제작까지 직접 한 것이기에 접근 과정자체가 다른 케이스다. 그중에서 가장 도전적인 행보를 보여준 이라면 바로 이 빅밴드, 리더이자 작,편곡가 최정수가 이끄는 타이니 오르케스터일 것이다. 일천하기 그지없는 빅밴드 시장에서 전문 작,편곡가로 오랫동안 실력을 다져오고 이후 멤버를 하나하나 물색해 현재의 라인업을 구축한 그는 앨범을 녹음한 뒤 국내시장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해외 레이블과 접촉을 시도해 나갔다. 여기에 화답한 레이블은 네덜란드의 대표적 클래식/재즈 레이블 챌린지. 국내에선 소수의 애호가들 이외에 인지도가 약하지만 양질의 디스코그래피를 구축해오고 있는 이 레이블에서 최정수의 작품을 듣고 함께 하길 원한 것이다. 여기엔 다른 비즈니스적 이해는 고려되지 않았다. 오직 작품내용이 전적인 고려대상이 된 것이다. 스윙과 록의 리듬을 포괄하는 가운데 에너지 가득한 브라스로 응집과 분출을 이뤄내는 빅밴드의 거친 연주는 서구의 일류급 빅밴드와는 또 다른 맛을 전해준다. 12명의 멤버들을 이끌고 독려해 이만한 사운드를 뽑아낸 리더 최정수의 정신력, 열정, 헌신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작품. 들을 때마다 다듬어지지 않은 역동성에 몸이 절로 흥분된다.

 

글/MMJAZZ 김희준 편집장

 

 

ALBUM #6 Song Yi Jeon - Movement of Lives (SongyiMusic/2018)

 

Song Yi Jeon - Movement of Lives (SongyiMusic/2018)

 

충분히 세계 무대 바라봄직한 예술성과 기량

 

이 앨범의 주인공인 전송이에 관해서는 필자또한 단편적인 텍스트와 클립만을 경험한 후 지금껏 두장의 음반을 받아 들어본 상태인데, 일단 첫인상은 ‘아주 놀랍다’이다. 현대음악과 전송이의 음악관과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리가 접했던 일반적인 재즈는 결코 아니다.

 

앨범 오프닝 ‘Invitation’ 은 드라마 주제가이지만 발표 후 곧 재즈 뮤지션들이 애주, 애창한 관계로 스탠더드가 된 곡이다. 전송이의 ‘Invitation’은 익숙한 사라 본, 카르멘 멕레 보컬 버전과는 그 괘를 달리하며, 오히려 로렌 뉴턴과 조 핸더슨, 재즈 메신저스의 웨인 쇼터 솔로 파트가 합체되었다는 느낌의 일탈, 몽환, 영혼의 울림이 전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하여간 너무나 독특하기에 중구난방으로 인용하였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의도적인 포장이 아닌, 정말 속까지 제대로 갖춘 파격적인 감성이 표출된다. 세월호, 촛불항쟁 등의 테마를 통해 현실참여적인 주제도 비추고 있으며, 마지막 정선아리랑(정선아라리)은 단순히 그녀가 우리음악에 대해 재즈적 필을 섞어 직관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전 트랙들과는 달리 보다 직진성을 지니고 발음과 발성을 명확히 하며, 깊은 계곡과 산맥을 넘나드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아리랑의 멋과 흥, 애수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나열된 음절에서 우리 씻김굿의 구음(口音)과 같은 토속성까지 엿보이기도 했다.

 

글/재즈칼럼니스트 김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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