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livan Fortner <Solo Game> Artwork/2023

 

 

Sullivan Fortner : Piano, Keyboards,

 

 

CD1

1 Don’t You Worry About A Thing

2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

3 Congolese Children

4 I’m All Smiles

5 Invitation

6 Once I Loved

7 Cute

8 This Is New

9 Come Sunday

 

CD2

1 Power Mode

2 It’s A Game

3 Snakes And Ladders

4 Hounds And Jackal

5 King’s Table

6 Stag

7 Cross And Circle

8 Space Walk

9 Valse Du Petit Chien

10 Fred Hersch, Notes On Solo

11 Jason Moran, Notes On Game

 

 

다채로운 아이디어, 잘 수렴된 음악성, 발군의 연주력까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훌륭한 하모니적 접근과 보이싱으로 가득찬 수작이다. 낭만파 클래식 피아노에서 시작해, 인상파를 거쳐 흑인 재즈에까지 손이 닿았다. 빌 에번스, 허비 행콕, 프레드 허쉬, 브래드 멜다우와 더불어 흑인 포스트 밥 피아노의 거장 케니 배런의 감수성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재즈 백그라운드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반 키 위로 올려서 아웃으로 올려나가는 크로매티시즘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Ebm7 코드에서 Em7 도리안 스케일을 활용하는 그런 기법 말이다.

스티비 원더의 명곡을 솔로 피아노로 연주한 'Don't You Worry About A Thing'에서는 왼손 카운터포인트를 적극 활용하였고,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에서는 마치 드뷔시의 달빛 같은 컨셉트로 스탠더드를 풀어간다. 그 외에도 바이 토널리티와 푸가 기법 등 다양한 클래식 기법도 함께 들려준다. 그런데 이 음반은 사실 두 가지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세트의 9곡은 'Solo'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방식의 솔로 피아니즘을 들려준다. 참고로 이 음반의 프로듀싱은 멘토인 프레드 허쉬가 직접 도와주었는데, 그런 영향인지 수록곡 'Invitation'에서처럼 지나치게 프레드 허쉬에 가까운 순간도 있지만, 그것에 다소 지루해질 때 즈음 2부로 넘어간다.

두 번째 세트 'Game'은 일렉트릭 사운드를 중심으로 그의 또 다른 관심사를 표현한다. 프레드 허쉬 스타일과 일렉트로닉 프로듀싱의 절묘한 조화로 속칭 '음악적 끼'를 보여준다. 펜더 로즈, 하몬드 오르간, 무그, 보코더, 첼레스타, 퍼커션과 드럼까지 모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본인의 프로듀싱으로 쌓아올렸다. 첫 번째 세트에서 이어지는 피아니즘이 새롭게 진화하며 일렉트로닉 패치를 받아들이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화합과 조화를 표현하고 있다.

설리번 포트너는 유럽 클래식을 기반으로 자신의 흑인 정체성과 모던 화성학 보이싱을 극도의 효율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피아노 주자이다. 게다가 이번엔 최근 트렌드인 일렉트로닉 재즈의 영역까지 수준 높게 구현해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집어내자면 프레드 허쉬 피아니즘의 영향력에서 지나치게 오래 머문다는 것이지만, 아직도 30대 후반의 나이이기에 성장과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그가 바라보는 다음 세대 뉴욕 재즈는 어떤 방향일까.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