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콜린 발롱 , 파트리스 모렛, 줄리안 사토리우스 Colin Vallon/ Patrice Moret/ Julian Satorius [Samares] ECM/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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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Vallon/ Patrice Moret/ Julian Satorius <Samares> ECM/2024
Colin Vallon piano, electronics
Patrice Moret double bass
Julian Sartorius drums
1 Racine
3 Lou
4 Ronce
6 Timo
7 Samares
8 Souche
9 Brin
역시나 그들다운 양질의 트리오 연주. 다만...
ECM 레이블은 1969년 독일 뮌헨에서 설립된 유럽 재즈 레이블로 지난 50여년간 유럽 재즈신을 대표해온 음반사중 하나다. 1943년생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와 그의 지인 두 사람이함께 의기투합해 설립하였으며,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 를 모토로 삼아 아직도 만프레드가 직접 건재하게 꾸려오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ECM 애호가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초창기 카탈로그를 장식한 뮤지션들로 키스 재럿, 얀 가바렉, 보보 스텐손, 테리에 립달 같은 이들이 있었고, 그 외에도 칙 코리아, 게리 버튼, 팻 메시니를 포함한 수많은 월드 클래스 뮤지션의 젊은 신인 시절 ECM을 통해 음반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50여년간 무려 1700장이 넘는 규모의 카탈로그를 쌓아온 레이블인 만큼 ECM 소속 뮤지션은 상상보다 훨씬 많다. 특히 만프레드 아이허는 갓 데뷔한 젊은 유럽 뮤지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왔는데, 이들을 통해 ECM 사운드를 확고하게 정립해 ECM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콜린 발롱은 만프레드 아이허가 13년 전 발탁한 스위스 출신의 젊은 유럽 뮤지션 중 한 명이다. 1980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콜린 발롱은 유럽을 주무대 삼아 활발하게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로 2004년 데뷔 음반 <Les Ombres> 를, 2007년에는 <Ailleurs> 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바 있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ECM 레이블과 계약 후 4장째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신보 <Samares>에서도 스위스 출신 오랜 동료들인 Patrice Moret과 Julian Sartorius가 리듬 섹션을 맡았고, 이들은 스위스 재즈의 현 대표주자로서 유럽 무대를 활발히 누비는 중이다.
‘Prepared Piano’ 라는 컨셉트가 있다. 피아노 현에 이물질을 부착시켜 소리를 바꿔 연주하는 피아노 기법이다. 콜린 발롱은 음반의 적재적소에서 다양한 형태의 Prepared Piano 사운드를 들려주며, 강력한 폴리 토널리티, 트라이아드 보이싱, 폴리 리듬 편곡 기법까지 더해 뛰어난 작, 편곡 감각을 선보인다. 음반 전반에 걸쳐 훌륭한 퀄리티로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나치게 ECM 스타일의 사운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한계점이기도 하다. 고상하고 우아한 아방가르드 분위기를 만드는데 능숙하지만, 의도적으로 라인에 대한 감각을 더 넓게 확장시키진 않는다. 드럼과 베이스의 역할을 매우 제한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앙상블에 대한 개념과 유연함이 다소 부족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 피아노 트리오는 만프레드 아이허가 그어놓은 경계선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이것은 레이블로서는 뚜렷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면서도 또 다른 창의성을 원하는 아티스트 개인에게는 다소간의 한계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