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 Lovano, Marcin Wasilewski Trio <Homage> ECM/2025

 

 

Joe Lovano: tenor saxophone, tarogato, gongs;

Marcin Wasilewski: piano

Slawomir Kurkiewicz: bass

Michal Miskiewicz: drums

 

 

1 Love In The Garden

2 Golden Horn

3 Homage

4 Giving Thanks

5 This Side - Catville

6 Projection

 

한층 더 깊고 심오해진 상호 음악적 교감

폴란드 출신의 마르친 바질레프스키 트리오와 거장 조 로바노와의 두 번째 콜라보 작품 . 2020년 <Arctic Riff> 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11트랙 대비 이번에는 6트랙으로 반 가까이 수록곡이 줄었다. 폴란드 출신의 요절한 바이올린 연주자 즈비그누프 사이퍼트(1946-1979)의 곡 외에는 전부 조 로바노의 오리지널로 토마스 스탕코, 코메다, 칼라 블레이 등 다수의 거장이 동시에 떠오르며 테마를 공동으로 완성했던 형식을 취했던 등의 이전 앨범과는 외적인 변화가 있다.

첫 트랙 Love In The Garden에서 5초 간의 도입부 침묵과 함께 아련한 곡선미와 입체적 공간을 향해 떠오르는 듯한 멜로딕함으로 인해, 익숙한 ECM의 공통적인 길로 가는 것이 아닌가는 선입견은 2번 트랙서부터는 완전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후의 진행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본다면 이들의 첫 만남은 어딘가 조심스럽고 다양한 주제를 통한 서로간의 공감대를 확인하면서 이를 스튜디오에서 긴밀한 형태로 완성해간다는 단계가 있었다면, 이 작품은 즉석에서의 의견교환과 동시에 연주 자체로 종결을 짓는 느낌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상상이고 추측이기 때문에 오류일 확률이 높지만,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다.

참여 멤버 이름이 모두 동등하게 기재되어 있지만, 그래도 조 로바노의 마르친 바질레프스키 트리오일텐데, 엔딩곡 Projection 은 엔딩의 여운과는 전혀 무관한 드럼 솔로이며, 4번 Giving Thanks 는 색소폰 솔로이다(약간의 마찰소리가 들려 브러쉬 터치라 잠시 착각했지만, 볼륨을 높여보니 색소폰 호흡이었다). 불과 6곡을 수록한 작품치고는 매우 과감한 배치인데, 모종의 준비된 프로듀싱이라 하기 보다는 그냥 직관의 영역이라는 판단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 또한 가장 뜨거운 트랙으로 여겨진 This Side 에서의 마르친의 피아노는 도입부에서 짧게 카운터 멜로디를 넣다가 조 로바노의 솔로에서는 완전 뒤로 물러나 버린다. 피아노리스 색소폰 트리오의 자유로운 공간 그 자체이다. 비트, 박자, 코드의 진화나 미분 없이 특정 모드에서 조각을 풀어나가는 절정의 솔로에서 재빠르게 콤핑을 포기한 것이 자신감의 결여가 아니란 점은 이어지는 터치는 아름답고 유려하며, 단선율과 오케스트레이션, 코드웍 등 다양한 패턴을 홍수 같이 쏟아내는 마르친의 솔로에서 확인된다. 연주의 영역에서 본다면 52년생 거장 조 로바노는 거의 접신의 영역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에너지를 과도하게 주입하지 않고 타이밍과 상관없이 공간을 접고 이어 붙이는 자연스러움은 자연체로서 위화감이나 억지스러움이 전혀 없다. 그리고, 10대 시절부터 크쥐스토프 코메다를 기리며, 90년대 유럽 재즈신의 최고 신인 픽으로 주목받았던 마르친 바질레프스키 트리오의 성숙도는 최소한 이 작품 중의 연주에서 만큼은 음악적 만개상태가 아닐까 싶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김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