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Remler <Cookin' at the Queens ; Live in Las Vegas 1984 & 1988> Resonance/2025

 

 

 

Emily Remler - Guitar 

Cocho Arbe - Piano 

Carson Smith - Bass 

Tom Montgomery – Drums

1984년 라인업

 

Emily Remler - guitar

Carson Smith - bass

John Pisci - drums

1988년 라인업

 

CD 1

1. Moanin’

2. How Insensitive (Insensatez)

3. Autumn Leaves

4. Polka Dots and Moonbeams

5. Meditation (Meditação)

6. Hot House/What Is This Thing Called Love?

7. You Don’t Know What Love Is

8. West Coast Blues

9. Tenor Madness

 

CD 2

1. Out of Nowhere

2. Manha de Carnaval

3. Cisco

4. Yesterdays

5. All Blues

6. Someday My Prince Will Come

7. So What/Impressions

8. D-Natural Blues

 

 

 

미처 꽃피우지 못한 발군의 재능이 남긴 훌륭한 기록

기타리스트 에밀리 렘러가 서른두 살의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지 벌써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녀가 활동했던 ’80년대에 정통 재즈기타는 그 명맥이 끊길 것처럼 보였고 그러므로 이 음악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그녀는 비운, 안타까움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타계 후 처음으로 그녀의 미공개 녹음이 발매되었다는 소식은 팬들의 마음을 설레기 충분하다. 1984년과 ’8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4퀸스’에서 있었던 그녀의 실황 연주가 지역 라디오 방송국인 KNPR을 통해 중계되었고 당시 방송 녹음테이프가 지금껏 보존되어 음반으로 발매될 수 있었던 것이다. 석 장의 LP 혹은 두 장의 CD의 분량이다.

두 번의 공연이 4년의 시간차를 두고 있는 만큼 밴드의 구성은 다르다. ’84년 공연은 코초 아르베(피아노), 카슨 스미스(베이스), 톰 몽고메리(드럼)와 함께한 사중주였으며 ’88년 공연은 카슨 스미스, 존 피시(드럼)와 함께한 삼중주다. 사이드맨들의 이름은 대부분 낯선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몽고메리와 피시, 두 드러머는 이미 고인이 되었고 코초 아르베는 현재도 활동 중이다. 반면에 베이시스트 카슨 스미스는 1950~’60년대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즐겨 들은 팬들에게는 익숙할 연주자로 쳇 베이커, 치코 해밀턴 밴드의 멤버였다. 당시 녹음에서는 연주가 도드라지지 않았는데 이 앨범에서는 탄탄한 스윙과 화려한 솔로가 인상적이다.

렘러는 생전에 이들과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적이 없다. 달리 말하면 이 공연의 사이드 맨들은 라스베이거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현지 연주자들이었고 레믈러는 이들과 손발을 맞춰 무대에 오른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 담긴 곡들은 렘러의 오리지널 곡이나 스튜디오 앨범에 담긴 레퍼토리는 없다. 대신에 비교적 손쉽게 앙상블을 맞출 수 있는 스탠더드 넘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 이 실황 앨범은 그녀가 실제 무대에서 연주했던 본모습을 들려준다. 그중에 가장 값진 것은 그녀가 너무도 존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 앨범에 담지 못했던 웨스 몽고메리의 스탠더드 넘버다. West Coast Blues 와 D-Natural Blues 에서 렘러는 아무런 제약 없이 그녀의 즉흥성을 마음껏 발산한다. 이는 스튜디오 앨범의 범위를 넘어선 그녀의 에너지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들려준다. 여기서 그녀가 남겼던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아마도 전 뉴저지 출신의 착한 유대인 소녀처럼 보일 거예요. 하지만 내면은 커다란 엄지손가락을 가진 쉰 살 먹은 덩치 큰 흑인 아저씨죠.” 라이브 연주에서 드러나는 연주상의 실수가 곳곳에 있지만 렘러의 연주를 처음 듣는 감상자들에게도 이 음반을 권한다. 아마도 이전의 스튜디오 앨범도 찾아서 듣게 될 것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