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work     <Thereupon>      Pi Rec./2025

 

 

Steve Lehman   Alto sax

Vijay Iyer     Piano and Rhodes

Tyshawn Sorey    Drums

 

1. Propaganda

2. Embracing Difference

3. Evening Rite

4. Fire City

5. Domain

6. Fantøme

7. Astral

8. Thereupon

9. The Night Before

 

 

구조, 즉흥, 사운드 모두 첨단의 뉴욕 대변하는 프로젝트

2000년대 중반 뉴욕에서 현대 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결성된 트리오 ‘Fieldwork’가 네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이 트리오는 전통 재즈 형식을 넘어서는 혁신적 즉흥 연주와 복잡한 리듬 및 하모니 탐구를 통해 현대 재즈의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특히 세 멤버가 각기 독특한 음악 언어를 결합해 독특한 사운드를 창조하며 즉흥 음악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서로의 음악적 지분이 동등한 공동 리더 형태를 구성하고 있는 이 팀 멤버인 피아니스트 비제이 아이어와 알토 색소포니스트 스티브 리먼, 드러머 타이션 소레이는 재즈뿐 아니라 현대음악, 아방가르드, 힙합, 클래식, 전통 음악 등 다양한 장르 요소를 재즈와 접목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 온 대표적 연주자들이다.

이번 앨범은 전작에 비해 약간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멤버들이 더욱 긴밀한 상호작용과 즉흥성을 강조하며 유기적으로 구성된 앙상블 사운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다. 기존 앨범들이 날카롭고 즉흥적 에너지가 강했다면, 이번 앨범은 실험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톤과 구조적 완성도를 보여줘, 음악적 깊이가 한층 진화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첫 번째 트랙, ‘Propaganda’ 는 예의 강렬하고 거침없는 에너지를 내뿜는다. 비제이 아이어의 클래식적이며 날카로운 피아노 리프가 중심이 되어, 타이션 소레이의 다이내믹한 드럼과 스티브 리먼의 높은 음역을 활용한 알토 색소폰이 연주 전반에 걸쳐 긴장과 이완을 계속 만들어낸다. 두 번째 트랙, ‘Embracing Difference’ 는 도발적이고 비대칭적인 사운드로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그 복잡한 리듬 위에서 펼쳐지는 탁월한 알토 솔로 연주가 압권이다. 미니멀적인 5/4박자 테마가 인상적인 ‘Evening Rite’, 자유로운 즉흥 연주와 더불어 곳곳에서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Fire City’ 그리고 비제이 아이어가 Fender Rhodes 를 사용해 소리의 질감에 변화를 주며, 세 멤버의 수준 높은 즉흥 대화가 펼쳐지는 ‘Domain’ 등이 이어진다.

고대 인도의 재가 불자인 비말라키르티(유마거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대승불교의 중요한 경전, ‘비말라키르티 경’에서 영감 받아 작곡한 앨범 타이틀 ‘Thereupon’은 한 부분이 다른 부분 안에 포함되거나 확장되어 점차적으로 변주 혹은 발전하는 방식의 ‘텔레스코핑 구조’를 활용해 연주가 층층이 쌓이듯 깊이와 범위를 넓혀가면서 서서히 전개되는 형태를 보여준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