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rs Danielsson, Leszek Mozdzer & Zohar Fresco <Just Ignore It>

Outside Music/2021

 

Lars Danielsson Cello, Bass

Leszek Możdżer Grand Piano, Celesta, Vibraphone, Synth

Zohar Fresco Percussion, Vocals –

Holland Baroque : Strings

 

1 Villstad

2 Nikita’s Dream

3 Neubauer Waltz

4 Mixus Delecto

5 Stilla Storm

6 Aghatea

7 Silento

8 Don’t Give Up (Just Ignore It)

9 Tineketta

 

 

섬세함과 화려함, 피지컬과 여백미까지 두루 갖춘 트리오!

이들 세 뮤지션의 협업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이시스트인 라스 다니엘손이 당시 유럽 재즈 신에서 새롭게 떠오르던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레즈젝 모즈제르와 함께 공연한 뒤 그의 연주에 매료되어 즉각적으로 팀을 결성, 여기에 이스라엘 출신의 타악주자 조하르 프레스코까지 영입해 엠비언트함과 다이내믹함을 함께 아우르고 클래식과 월드뮤직, 재즈를 모두 녹여낼 수 있는, 일종의 멀티 컨셉트를 지향하는 다국적 트리오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뒤 처음 만들어낸 앨범 <The Time>은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5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는 상업적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발표한 4장의 앨범들도 대부분 플래티넘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2013년도에 ACT를 통해 발표되었된 <Polska>가 애호가들의 쏠쏠한 반향을 끌어내며 이 트리오가 가진 음악적 매력을 한차례 어필한 바 있는데, 지금 소개할 이 작품은 그 작품 이후 처음으로 녹음된 스튜디오 정규앨범이다. (그 사이 라이브 앨범을 한 장 더 발매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발매된데다 발매 레이블도 국내에 좀체 소개되지 않는 폴란드의 로컬 레이블인 탓에 이제서야 소개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기존 트리오 라인업에 홀랜드 바로크라는 네덜란드의 뛰어난 클래식, 크로스오버 스트링 팀이 가세해 전작들과 일부 결이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ECM과는 사뭇 다른 녹음 스타일(그러면서도 잔향감을 강조하는 건 동일하다. 다만 소리가 퍼지는 느낌이 다를 뿐이다)에 변함없이 날렵하면서도 탄력과 힘이 넘치는 레즈젝 모즈제르의 피아노와 지나칠 정도로 명료하고 옹골찬 라스 다니엘손의 베이스는 여전히 훌륭한 합을 이뤄내고 있으며 조하르 프레스코의 퍼커션은 이 두 연주자와 현악 파트로 인해 결여될 수 있는 리듬적인 다채로움과 입체성을 잡아주고 입혀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의 타악기가 중동지역의 민속적인 맛이 있음에도 토속적이라기보단 산뜻하고 세련된 느낌이 더 부각되는 건 아마도 이들 트리오의 음악적 방향성과 사운드 때문이 아닐까? 멜로디감각이 탁월한 곡들(1~4번 트랙), 전위성이 적절히 담겨진 인상주의적인 트랙들(5~7), 그리고 마치 영화음악 테마처럼 편곡된 피터 가브리엘의 명곡 Don't Give Up의 리메이크까지, 녹음, 연주, 컨셉트 모든 면에서 유러피언 재즈의 진짜매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한번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트랙의 흥겨움과 유머러스함은 마치 요즘 유행하는 영화의 번외편 쿠키 영상과도 같이 들린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