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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현(Song NamHyun) - 제 인생의 힘든 변곡점 온전히 투영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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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현

국내 재즈 신 첫 베이스 솔로 앨범 발표한 더블베이스 주자

제 인생의 힘든 변곡점 온전히 투영해냈죠

록과 재즈, 프리함이 한데 섞인 피아노 트리오에서 9인조 노넷, 그러다가 정격음악인 탱고 작업을 하기도 하고 또 만동*유라와 같은 비주류 성향의 팝 음악도 기꺼이 시도하는, 종잡을 수 없는 음악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베이시스트 송남현. 그가 얼마 전 실로 파격적인 베이스 독주 앨범을 발표했다. 지금껏 필자가 조사해본 바로 국내 연주자가 이곳에서 만들어낸 유일한 베이스 솔로 앨범이 바로 이 작품 <나는 마침내 신록의 봉우리를 비집고> 이다. 국내 최초의 베이스 독주 앨범이라는 타이틀이 나름의 캐치 프레이즈라고 한다면 작품에 담긴 여러 종류의 음악적 함의와 이를 뒷받침하는 설득력 높은 작곡, 사운드적인 연출, 표현들은 독주라는 편성을 그가 왜 시도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성공적으로 연결점을 찾아갔는지를 증명하는 요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만의 진취적인 도전을 위해서 거침없이 과감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송남현! 그 중에서도 이번 베이스 독주는 그의 음악 커리어에 아주 크고 중요한 변곡점이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그를 이달의 커버 뮤지션으로 선정해 인터뷰를 나눠봤다.   ,인터뷰/김희준    사진/베리하이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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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제가 그간 파악한 바로 국내에선 베이스 독주(약간의 다른 사운드가 일부 가미되긴 했지만)가 남현씨의 이 작품이 처음일 겁니다. 시도자체가 도전적이라고 할만한데, 베이스 독주를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시점, 계기는 뭔지 궁금해요

 

20223월 즈음이었어요. 그때 공연기획사 대표이신 김충남씨가 제게 베이스 솔로를 한번 해볼 생각 없냐고 제안하셨었죠. 그 분이 기획하는 공연의 프로그램으로 해볼려고 그러나 했는데 전혀 그런 것도 아니었고 그냥 한번 만나자고 해서 차한잔 하며 이야기하시는데, 다짜고짜 베이스 솔로 독주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그 당시만 해도 전 거기에 대해 아무런 아이디어나 컨셉트를 갖고 있지 않았어서 아니다.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는데, 그때에도 충남대표께서 왠지 남현씨는 베이스 솔로를 하게 될거 같다. 연주에 그런 그림이 보인다고 이야기를 하셨죠. 전 속으로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지나가다가 작년 11월 명동에 있는 피크닉이란 공간의 사장님이 제게 연락이 와서 무성영화의 사운드트랙처럼 영화 상영과 함께 공연하는 형태의 작업을 해볼 의향이 없느냐고 제안을 주셨죠. 그곳에선 이미 그 컨셉트의 무성영화 시리즈를 계속 해오고 있었는데, 저와 친분이 있는 피아니스트 진수영이나 만동 팀원인 드러머 경수가 절 거기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을 했었더군요. 그때 제안을 주시면서 솔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이거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사작했어요. 당시 잔다르크 무성영화를 보고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베이스 솔로로 작업하는 게 다른 어떤 방식보다 더 좋을거 같다는 판단이 불현듯 들더군요. 그렇게 베이스 솔로 프로젝트가 시작되게 된거죠.

 

 

그럼 김충남 대표의 갑작스런 제안이 어찌되었건 발단이 된 건 맞네요.

 

네 맞아요. 그렇지만 아무런 기본 작품 틀도 없이 무작정 즉흥연주를 하는 방식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어서 사전에 작곡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죠. 이전에 아방 트리오를 할 때도 그랬고 비욘드 사운드를 할 때에도 그랬는데, 전 프리한 접근을 하더라도 의도와 이유가 마련되지 않은 식으로는 스스로 납득이 안되서 독주를 하더라도 곡을 다 작업하고 그 다음에 다른 식으로 살을 붙이자고 마음먹고 작업을 했습니다. 그렇게 총 12개의 곡들을 만들었고 그게 이번 앨범의 실질적인 뼈대가 되어주었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런데 남현씨의 베이스 솔로는 여느 재즈 베이시스트들이 만들어내곤 하는 형태와는 다른 면이 큰 거 같아요. 우선 곡 자체의 성격이 그렇고 정한 형식이 사실 쉬이 안 보이는 경우도 좀 있었고 또 그런가 하면 테마가 선명한 곡도 있었죠. ’마침내 나는이나 실록의 봉우리같은 경우는 작곡된 라인들이 뚜렷하게 들리는, 보통 말하는 탑 멜로디들이 잘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은 뭔가 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것하고는 다르게 보이는 곡들이 있었다고 생각되요.

 

이게 제가 갖고 있는 본질적인 음악적 성향에서 비롯되는 점이 큰 거 같아요. 음악을 좋아해서 듣기 시작했을때 제가 빠져 들었던 게 포스트 록 계통 음악이었는데 그쪽 음악들이 방금 이야기하신 그런 경향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무척 많거든요. 갓스피드유 블랙 엠퍼러나 뮤 같은 팀들 음악을 좋아했었죠. 그런 팀들의 음악이 보면 형식적으로 일반적이지 않고 테마도 전혀 다른 지점에서 나오고 하는데 이게 재즈나 전위적인 음악들에서도 보일 때가 꽤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은연중에 제게 녹아들어있어서 작업하다보면 제 음악에 반영되는 거 같아요. 이번 베이스 솔로 곡들에서도 그런 면이 있고 사실 이전 아방 트리오 같은 경우에도 그런 점이 담겨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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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과 연주 녹음은 대략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되었나요?

 

작곡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5~6개월 정도 걸린 거 같아요. 사실 녹음하는 과정에도 곡을 새로 쓴 게 있어서 작곡은 간헐적으로 길게 이어진 편이고 녹음은 약 1주일 정도 걸렸어요. 이게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더빙 형태의 녹음이 이뤄진 게 몇 트랙 있고 에디팅 작업도 일부 시도되어서 하루 이틀 사이에 다 끝낼 수 있는 건 아니었죠. 스트레이트하게 오로지 베이스 한대 소리로만 다 연주를 풀어내는 경우였으면 하루, 이틀 안에 끝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거든요.

 

아무래도 독주 앨범이니 다른 밴드 편성의 녹음 때와는 주안점이 달랐을 거 같아요. 녹음시 남현씨가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뭐였어요?

 

사실 솔직하게 이야기 드리자면 좋은 스튜디오 공간에서 마이킹도 좋고 그런 곳을 굳이 찾아가서 녹음할 의도가 별로 없었어요. 금전적인 면도 일부 있지만 그것보다는 제가 지금까지 여러 작업을 하면서 서울 시내 스튜디오 10곳 이상 다녀봤는데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상주하시는 엔지니어분들도 보는 시각이 다 달라서 제가 원하는 소리를 찾는 게 무척 어렵다는 걸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본전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죠. 더빙을 포함한 스튜디오 작업이 필요한 트랙은 내가 다듬으면 되고, 그 외 독주로만 진행되는 곡은 녹음할 때 내 연주만 잘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그래도 후반 작업들이 꽤 가미된 작품이다 보니 오히려 그 부분에서 더 자신감이 있었죠. 왜냐하면 저와 함께 작업을 해준 엔지니어분이 제가 의도하는 방향을 이미 잘 알고 있어서 소통이 아주 수월했거든요. 또 실제로 작업 기간 내내 함께 이야기하고 제 의견을 최대한 받아주려고 신경 써주셔서 음향적으로 전 만족하는 편입니다.

 

앨범에 표기가 되어있지 않은데 두 번째 파도의 기타 사운드는 미디로 작업해 앉힌건지?

 

아뇨. 그건 기본 콘트라베이스에 기타 앰프를 연결시켜서 만들어낸 소리에요. 피치카토로 연주하지 않고 활로 보우잉을 하면서 낸 소리인데, 마치 일렉 기타의 디스토션 걸린 소리같이 들리죠. 그 부분도 넣고나서 괜찮은지에 대한 확신이 별로 없었는데, 주변 분들이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해주기도 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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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남현씨가 발표해온 작품들의 장르적 성향, 편성, 성격등을 두루 고려해보면 탱고 프로젝트나 만동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게 다 한데 묶인다기 보다는 제각각이에요. 거기에 이번 베이스 솔로 프로젝트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데 이걸 음악적인 호기심과 도전적인 면이 커서 이런건지, 아니면 애초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뭔가가 시작되는 건지 궁금해요.

 

이게 저 같은 경우는 좀 뜬금없게 보일 수도 있는데, 일을 하든지, 아님 실제 연주를 하든지, 혹은 그냥 일상 생활 중에 편하게 쉬고 있을 때에도 어느 순간 주요한 몇마디 테마나 사운드적인 팁 같은게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게 일종의 스파크처럼 반짝 하고 붙는 거랑 비슷한데 그게 아주 크고 뚜렷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밴드 편성도 뭘로 하면 좋을지 그림이 별 시간차 없이 떠올라요. 그러면 그건 앨범 작업으로까지 거의 대부분 이어진다고 보시면 되요. 심지어 어느 누구랑 하면 좋겠다 싶은 그림도 보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사실 이번 독주 앨범 같은 경우는 거기에서 무척 예외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거에요. 일종의 돌연변이 같은거죠.

 

! 그게 외부에서 작업에 대한 제안을 줬기 때문에 그런 거군요.

 

. 맞습니다. 베이스 솔로는 순수하게 제 의도와 영감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아니었어요.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맨처음 김충남 대표의 제안이 있었고 그 다음에 피크닉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서 점차 구체적인 그림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케이스였죠. 이런 과정으로 앨범을 만들다보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더 폭이 넓고 다양할 수 있구나, 그리고 타인의 의견과 아이디어도 제게 뭔가를 강하게 줄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죠. 그리고 특히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크게 깨달은 게 있어요. 그렇게 앨범을 만들고 난 이후에 과정에 대해서죠.

 

일종의 포스트 프로덕션을 이야기하시는거죠?

 

. 그 전에는 제게 떠오른 그림을 가지고 앨범 녹음을 하고 만들면 거기에서 끝이었어요. 다른 걸 생각을 잘 안했고 또 에너지도 그 지점에서 고갈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 음악을 갖고 그 다음 진행과정들, 그러니까 공연이라던지 이렇게 잡지 같은 매체로 소개되기 위한 프로모션 형태의 과정들, 듣는 다수의 일반 대중들에 대한 인식까지를 별로 생각 안했었죠. 그런데 이젠 좀 생각을 바꿨어요. 작품을 내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뭔가 만들어내었으면 그 다음 과정에 대해서도 좀 더 다양하게 생각을 해보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도 좀 더 다양하게 가져서 나 이외의 사람들이 듣고 보는 것에 대한 의견도 공유해보자는 생각까지 하게 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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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전위적이거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지향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고 음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그냥 앨범을 만들어 혼자 들으면 될일이지 그걸 굳이 판매하거나 음원으로 올리는 짓을 할 필요가 없는 건데 대부분 결과물을 만들면 런칭을 하짆아요. 그건 그 카테고리 안에서 소통을 원한다는 거죠. 예술 또한 중요한 소통의 수단라고 봐요. 그게 어떤 대상을 두고 하건 간에그걸 아예 생각을 안한다는 건 지금 시대에 더더욱 말이 안되는 거 같아요.

 

제가 얼마 전에 유럽을 다녀왔는데, 네덜란드의 유명한 재즈 클럽인 빔하우스에서 팬드럼 연주하시는 분의 공연을 본적이 있었어요. 그분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었는데 찾아보니 뷔욕의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고 유럽에서 나름 명성이 있는 분이시더라구요. 바로 그 분의 공연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심지어 수치심까지 느낄 정도였는데, 공연을 하는데 자신의 연주와 조명의 색을 다 맞춰서 연주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어떤 코드에서 어떤 색의 조명을 쓸지 일종의 사전 약속이 되어 있었고 파트별로도 그게 준비되어 있었으며 곡 또한 즉흥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해도 곡이 여려 형태로 변화하고 화성, 리듬적으로도 다양한데 조명이 그걸 다 맞추더라구요. 보면서 와! 이게 된다고? 말이 돼? 하는 생각을 계속 했었죠. 게다가 또 놀랐던 게 조명을 포함한 그 팀 멤버들이 모두 자전거로 유럽을 돌면서 각 나라에서 저렇게 공연을 한다는 거였어요. 그 공연을 보고 나서 같이 간 제 친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저렇게 따라 해야지 이런 게 아니라, 저 수준의 생각과 관점, 지속적인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저걸 함께 맞춰서 공유할 팀원들을 지금까지 가져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름 열심히 음악한다고 해왔지만 그게 아니었구나, 저 사람들의 발상과 그걸 저렇게 구체화시켜낼 수 있는, 그걸 또 단발이 아니라 몇 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지속해낼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게 너무 부럽고 또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저렇게 뭔가를 해내려면 결국 저와 이야기가 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되고 그 사람과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런 건 지금까지 제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거죠. 그 공연을 보고나서 생각도 많이 바뀌고 또 저의 태도도 좀 달라져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군요. 이제 다음 번 남현씨의 작업이 어떤 결과물로 나오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하나, 앨범 제목이 하나의 문장으로 되어 있잖아요. <마침내 나는 신록의 봉우리를 비집고> 이게 어떤 의도로 지어진 거에요?

 

이 앨범 작업을 할 때 저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있었어요. 하나하나 다 말하기엔 아직 상처가 남아있고 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 시간동안 제가 이 작업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추스리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지금 옆에 있는 여자 친구의 도움도 많이 받으면서 그 전과 다른 정신적 상태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생각의 관점도 다르게 바뀐 면이 있고 또 그동안 못봤던 걸 보려고 신경쓰는 것도 생겼고요. 그렇게 힘든 고통의 과정을 겪으면서 달라져가는 제 모습이 겨울을 지나 마침내 새로이 맞이한 봄의 생동하는 자연처럼 스스로 열고 앞으로 나가는 느낌을 담고자 했다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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